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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티클

유니클로 청바지는 어디로 가고 있나

by macrostar 2015. 9.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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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클로 청바지가 2015년 가을을 맞아 RE-JEAN이라는 이름으로 여러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한국에서는 바자와 함께 화보도 찍었나 보다(링크).



Re-Jean이 뭔가 찾아보면 간단히 말해 기존에 있던 청바지들 - 스트레이트, 슬림, 보이프렌드, 셀비지 등등 - 에 혁신이라는 이름으로 기능을 더한 거다. 기능이 여러가지가 있는데 피트 라인의 개선부터 시작해 히트텍을 넣는 거까지 다양하다. 




Jean 혁신 페이지에 나온 다양한 제품들(링크).




한국 홈페이지에는 왜인지 안 나와있지만 배 부분 쉐이프(스마트 쉐이프 밴드)가 허리 라인을 더 아름답게 만들어준다고 강조하고 있다. 유니클로는 예전부터 캐주얼 패션 브랜드로써는 드물게 기능에 대한 부분을 매우 강조해 왔다. 히트텍이나 드라이 EX 같은 제품 써 놓은 걸 보면 마치 등산복 브랜드의 신소재 설명이나 올림픽 참가용 운동화 브랜드의 아웃솔에 대한 테크니컬한 설명을 보는 듯 하다. 


이런 부분이 어디에서 왔나, 이 익숙한 모습을 어디서 봤을까 생각해 보면 바로 슈퍼마켓 전단지나 통판 카탈로그다. 어떻게 보면 유니클로의 진행 과정은 통판 브랜드를 글로벌하게 키워온 과정이고 그 기본적인 틀은 여전히 비슷하게 활용하고 있다. 슈퍼마켓 전단지와 비슷하게 생긴 걸 매장에서는 지금도 나눠준다. 심지어 일본 유니클로 홈페이지에는 찌라시(Chirashi, 물론 일본어다) 섹션이 따로 있다. 여기(링크)를 가보면 된다.


Re-Jean 중에 Made in USA 라인도 있는데 아직 광고만 나와있고 제품은 출시 전이다.

 

청바지가 워낙 다양하고 할인 행사도 많아서(지금 청바지 체험이라는 이름으로 1만원 쿠폰을 나눠주고 1+1 행사도 한참 했었다) 요새 유니클로 청바지가 얼마야?에 대해 대답하기가 좀 어려운데 대략 39,900원, 49,900원, 59,900원이다. 일본에서 기본템 가격이 1,000엔 올라서 4,990엔이 되었다는 기사를 봤는데 이 가격은 가이하라 원단의 슬림핏 제품을 말한다. 


전반적인 느낌을 말하자면 분명 작년에 비해 10,000원 쯤 올랐고 가이하라 원단이라고 붙어있는 제품의 수 뿐만 아니라 순수 코튼 데님의 비중도 줄어들고 있다. 이 말이 뭐냐 하면 유니클로가 지금 원가 절감의 압박을 꽤 받고 있다는 뜻이고, 그걸 메꾸려고 기능을 채우고 있다는 의미다. 


여튼 청바지처럼 심플하고 스트레이트한 아이템에 뭔 히트텍이 어쩌니 하냐고 불만을 가질 수도 있는데 사실 폴리에스테르 비율이 높아지는 게 싸구려 청바지의 전반적인 흐름이기도 하다. 패스트 패션의 중흥은 이렇게 폴리 비율이 과다한 소위 기능성 청바지의 득세와 포에버21이나 ABC마트 등에서 볼 수 있는 가죽이 전혀 안 들어 있는 옥스포드, 브로그 신사화 숙녀화 시대를 만들고 있다. 얼마 전 이마트가 Bata의 구두를 수입해 판매하기 시작했는데 오직 폴리에스테르 모델만 들여온다. 약 15년 전 Bata가 명동에 매장을 열었을 땐 오직 가죽 제품만 들여왔었다. 


여하튼 이 추세라면 순수 가죽 구두는 점점 귀해지고 비싸질 거다. 알프스 소녀는 딱딱한 나무 구두를 신었었지만 21세기에는 다행히도 기술의 발전 덕분에 적어도 발의 움직임에 따라 잘 휘어지는 소재의 구두를 신을 수 있게 되었다. 청바지도 폴리 스판 청바지와 반대편에서는 순수 청바지 시행령이라도 떨어져 있는 듯한 100% 코튼과 셀비지 직조 데님, 핸드 메이드의 세계가 또한 더욱 튼튼하게 만들어져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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