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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lson의 크루저 셔츠

by macrostar 2014. 5.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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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슨이 크루저 셔츠를 내놓은 건 1912년이다. 클론다이크 골드 러시(1896~1899) 시기에 캐나다 유콘 지역에 몰려가는 금광 파인더들을 위한 옷과 용품을 만들어 토대를 튼튼히 만들어 놓은(돈이 쌓였다는 소리다, 사실 이미 그 전부터 공장 주인이었다) 필슨은 골드 러시가 끝나자 수요를 이어갈 새로운 아이템이 필요했는데 그때 생각한 게 바로 나무꾼들을 위한 옷이다. 지금 필슨에서 판매하는 크루저 셔츠는 두 가지 버전이 있다.

 
1912 필슨 크루저 셔츠. Re-Creation이라고 붙어있는데 원형의 모습을 재현한 제품이다. 24온즈 유콘 버진 울 100%로 제작되었다. 프론트 단추가 중간까지만 있는데 즉 뒤집어 쓰면서 입는 옷이다. 앞면에는 크루저 셔츠의 특징이라고 할 다섯개(하나는 왼쪽 가슴 위의 히든)의 주머니가 있다. 가지고 다닐 물건이 많은 프로페셔널 육체 노동자라면 주머니는 많을 수록 좋을 거다. 필슨의 특징 중 하나는 허리 쪽에서 등 뒤로 넣는 주머니인데 이 리-크리에이션 버전에는 있는 지 잘 모르겠다. 요즘에는 뭐.. 아이폰이랑 이어폰 넣고 그런 데에 쓰겠지.

 
뒤 쪽으로 주머니가 보인다. 옛날 필슨 광고는 하나같이 저 허리춤의 히든 포켓에 무엇인가 넣는 아저씨의 모습이었다.



 
이건 1914 inspired 크루저 셔츠다. 인스파이어드라는 말이 붙어있는 걸로 알 수 있겠지만 편의적으로 울 셔츠 - 면 셔츠를 구분하기 위해 1912, 1914라는 말을 사용하고 있다. 1914는 크루저 셔츠의 특허를 받은 해이기도 하다. 샴브레이 셔츠로 이건 오픈 프론트다. 사이즈가 약간만 안 맞아도, 어쩌면 맞는다고 해도 후줄근해 보이기 쉽다. 하필 또 샴브레이라... 덩치가 좋은 근육질이라면 뭐 문제없겠지. 이 제품도 다섯 개의 주머니가 보인다.


 
특허는 뭐 주머니를 중심으로 받았지 싶다. 이런 식으로 앞면에 주머니가 덕지덕지 붙은 옷에 다 크루저라는 이름을 붙여 놓고 있어서 크루저 자켓, 크루저 코트 여러가지가 있다. 일꾼이 아닌 사람들에게 셔츠로는 아무래도 부담스러운 디자인이라 재킷 쪽이 인기는 더 많다. 하지만 1914년 쯤에 C.C 필슨 앤 알래스카 아웃피터스(원래 이름)에 옷을 사러 간 목벌꾼의 느낌을 만끽하고자 한다면, 아니면 20세기 초 미 북서부 나무꾼 코스프레를 해보고 싶다면 역시 유콘 울 버전 크루저 셔츠다(612불이나 하는 가격의 벽을 넘어야 한다). 참고로 이 특허는 이미 만료되었기 때문에 아무나 파이브 포켓 옷을 만들어도 상관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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