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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

영국 상류층이 좋아하는 제품

by macrostar 2011. 12.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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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좀 웃기는 데 내가 지은 건 아니다. 그러니까, 코트라(KOTRA)에서는 여러가지 공개 보고서들을 내 놓는다. 무역이 국시인 나라니 어디에 뭐든 팔아 먹기 위해 안달이 나 있고, 또 코트라라면 유독 더 나 있어야 하는 게 사실이다. 그래서 각 시장 상황에 대한 브리핑들이 있는데 저번 달 정도에 각 나라 부유층들이 좋아하는 제품들에 대한 보고서들이 주르륵 나왔다.

 

이게 꽤 재미있었다. 예를 들어 방글라데시의 2000cc 자동차 세금이 220%나 된다든가(이대로라면 소나타가 1억원 쯤 할 듯, 미얀마에서는 1억 5천원이란다), 핀란드의 부유층 필수품에 가정용 스파가 들어있다든가 하는 것들을 비롯해 각 나라마다 미묘하게 다른 취향들을 대강은 엿볼 수 있다.

 

웃기는 건 유럽이나 일본 등 잘 사는 나라 이야기를 할 때 이 나라들 소비 패턴은 보수적임, 자국 나라 물건 좋아함, 어지간해서는 취향 안바꿈 -> 그래도 구매력 하나는 장난 아님 -> 그러니까 열심히 하다보면 뭔가 되지 않겠냐 하는 패턴이 반복된다는 거다. 딱히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는 코트라의 안타까움이 드러난다고 할까.

 

어쨋든 영국 상류층 소비 패턴이다. 오래되고 왕실이 있는 나라라 왕실 프리미엄이 있고(문양에 대해 몇 번 이야기한 적 있다), 또 이와 더불어 지방 영주들이 꽤 있기 때문에 시골 부자들이 상당히 많다. 그래서 아웃도어나 사냥 용품 같은 제품들이 인기가 많다. 자기네 영지를 돌아볼 일이 많기 때문에 랜드 로버가 인기가 많다는 점은 재미있다. 딱히 숫자가 늘어나지 않을테니 결국 회사가 팔려버린 것도 나름 이해가 간다.

 

코트라는 10개를 정리했는데 대충 몇 가지만 살펴보겠다.

 

1. Smythson의 명함

 

Smythson은 문구류를 만드는 회사다. 1887년에 만들어졌고 영국 왕실 문양 세개가 다 붙어있다. 다이어리 같은 건 우리나라에서도 좋아하는 사람들이 꽤 많다. 파나마 포켓 다이어리가 꽤 좋다. 실용적인 걸로는 필로팍스, 고풍스러운 걸로는 스마이슨 이렇게 생각하면 된다. 거기서 명함을 만든다. 영국은 비지니스와 사교를 엄격하게 구분해서 명함도 따로 만든다고 한다.

 

스마이슨 명함은 전통 룰을 따르고, 고유 폰트, 단색, 문장이나 문양은 하나만 쓴다. 이름이 가운데에 있고 아래 왼쪽에 주소, 아래 오른쪽에 연락처가 나오는 삼각형 레이 아웃을 쓴다.

 

 

18세기 방식으로 무조건 이렇게 해야 한단다. 그래서 Smythson이나 미국의 Crane에서 만든 이런 쉐이프 명함이 아니면 '천시'한다고. 처음 주문하면 구리판을 제작해 평생 보존하고 전통 프레스 방식으로 만든다고 한다.

 

인터넷 주문도 가능하다(링크). 적으라는 거 다 적으면 되는데 100장에 178파운드, 250장에 220파운드. 220파운드면 40만원 정도 되니까 장당 1,600원 정도 된다.

 

 

 

2. Clive Christian 향수

 

원래 영국에서 인기 많은 건 Creed와 Clive Christian 두가지였는데 Creed가 젊은 층 공략을 시작한 이후(우리나라에도 들어와있다) 중년층의 Clive Christian 선호가 더 높아졌다고 한다. 1999년 영국 왕실의 조향회사인 Crown Perfumery를 인수해 왕실 문장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손으로 깎은 크리스탈 병, 다이아몬드와 금으로 장식된 마감 장식, 개인 맞춤형 케이스 등 철저하게 상류 지향적이고 홈페이지의 문구도 'The Worlds Most Expensive Perfume'(세계에서 제일 비싼 향수)이다. No1, X for Man, 1872 등의 제품이 있는데 No1이 제일 좋은 거다.

 

 

좀 과장되게 생겼다. No1은 50ml짜리가 430파운드. 홈페이지는 http://clive.com, 가구(정확히는 실내 인테리어를 통으로 하는 듯)도 만드나보다. 홈페이지를 보면 알 수 있지만 중국어, 일본어 버전은 마련되어 있다.

 

 

 

3. Stephen Einhorn의 인장 반지.

 

도장 역할을 하는 가문 문양 반지로 Signet Ring이라고 한다. 원래는 귀족만 사용했는데 산업 혁명기에 성장한 젠트리 계급도 사용하게 되면서 많이들 쓴다고 한다. 여기에는 요즘도 많이 쓴다고 하는데 정말인지 잘 모르겠다. 그리고 도장 문화가 한국하고 일본에만 있는 게 아니었잖아?

 

 

왼쪽의 음각이 정석이고 오른쪽의 양각도 나오기는 한다. Sterling Silver로 하는 게 기본인데 1,219 파운드다.

 

그건 그렇고 이 회사 반지들 꽤 예쁘다. 위는 남자용, 아래는 여자용 반지 리스트.

 

 

 

 

 

가격은 그냥 스털링 은이 130파운드 정도 하는 거 같고 보석들어가고, 골드니 플래티넘이니 팔라디움이니 하면 뭐....

 

 

 

이거 말고 우리나라에서도 인기 많은 http://www.hunter-boot.com의 웰링턴 장화(이건 우리나라에서도 인기 많다), Orbita라는 회사에서 나온 손목시계 와인딩 금고 http://www.orbita.net 시계 보관함이다, 해로즈에서 나온 Ambootia Snowmist 차(해로즈의 티들 중 가장 고급 라인) 등등이 있다.

 

홍차를 좀 좋아하는 편이라 Ambootia Snowmist는 못 들어본거라 뭔가 하고 좀 찾아봤다.

 

 

해가 뜨기 전 찻잎이 가장 향을 뿜을 때 따서 무슨 특수한 발효, 건조 과정을 거쳤다고 한다. 극동지방에서 생산한다고 하는데 그럼 여기 아닌가? 보성에서 따 간건가. 어쨋든 극한 관리로 만들어 낸 해로즈의 플래그십이라고.

 

가격이 1kg에 $7,864이라는데 그러면 100g에 790불, 25g에 198불이니까 988불이다. 저 깡통이 988불인가 보다. 비싸긴 비싸다. 1회 우려낼 때 보통 2g을 쓴다고 하면 60회 정도, 16.5불 정도다. 찻집에서 마시면 한 10만원 받아야겠는데. 어쨋든 사는 방법도 뭔지 모르겠다. 해로즈에 직접 물어봐야 하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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