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다. 아직 본격적인 추위는 시작도 하지 않았지만 슬슬 시동이 걸리는 게 느껴지는 시즌이다. 크리스마스가 지나가고 2012년이 오면, 사방 그늘에 시커먼 눈이 쌓여있고, 세찬 바람에 얼굴이 발갛게 질리는 진짜 추위가 찾아올 것이다. 겁나... -_-
패딩은 크게 세 가지로 나눠볼 수 있다.
하나는 헤비한 것들. 입으면 더위를 느낄 수 있는 것들이다. 정말 듬직하고, 이 추위에 나는 어쨋든 살아남을 것이다라는 확신을 준다. 하지만 지하철이나 실내에 들어오면 몸에서 열기가 차오르고, 가끔 땀도 난다. 겨울 옷이라는 게 티셔츠처럼 한 번 입고 세탁하는 게 아니라서 자꾸 땀이 차 오르면 곤란해진다.
또 미드 레인지들이 있다. 타블렛처럼 PC와 스마트폰 사이에 있는 제품이다. 알맞게 따뜻하고, 대신 조금 가볍다라는 장점이 있지만 이걸 조금만 돌려보면 덜 따뜻하고, 그렇다고 아주 가볍지도 않다와 같은 말이다. 숫자가 다는 아니지만 대충 나이키의 550에서 노스페이스의 700 정도 까지 정도다.
마지막으로 라이트한 것들이 있다. 유니클로 선전에 이나영이 입고 와, 가볍다 하는 옷들이다. 라이트 정도면 일본에서는 가능할 지 모르겠지만 한국의 겨울 시즌을 다 버티지 못한다.
이런 옷은 사실 등산용으로 제격이다. 원래 다운 파카라는 게 에베레스트나 북극점 정복이 아니라면 꽁꽁 싸서 베낭에 넣고 다니다가 휴식할 때 꺼내 입어 저 체온증을 방지하는 옷이기 때문에 가벼우면서도 최소한의 보온이 보장되면 유리하다. 자동차에서 나올 생각이 없다면 이런 옷이 좋을 것이다.
하지만 시베리아에서 오는 찬 바람을 온 몸 가득히 느끼며 맞서야 하는 나 같은 사람에게 라이트 패딩 따위는 아무 짝에도 쓸 모 없다. 있어봐야 코트 이너 버전으로의 활용 정도다.
지금까지 느껴 온 패턴으로는 미드 정도가 생활인에게는 알맞은 거 같다. 강추위가 닥쳐도 덥진 않지만, 그렇다고 죽을 거 같이 춥지도 않다. 아랫목에 이불 덥고 누워있는 정도는 아니어도, 어디선가 라지에이터가 돌고 있는 정도는 된다.
그렇다해도 오리털 이불 같은 포스를 풍기고 있는 패딩은 로망이다. 얼마 전에 준야 와타나베와 이태리의 두베티카가 함께 선보인 패딩 조끼 이야기를 포스팅 했었다.
이 번에는 제대로 된 패딩 자켓이 나왔다.
사진은 그때와 마찬가지로 노마드 샵(링크). 지금 보니 그때는 링크를 빠트렸구나. 맨들맨들하게 보이는 부분은 다 코튼이고, 까칠까칠하게 보이는 부분은 다 울이다. 90% 다운과 10% 페더. 보기만 해도 듬직하고 뿌듯하다.
세일을 해서 패딩 조끼와 가격 차이가 그렇게 크지는 않다. 물론 그게 저렴하다는 뜻은 아니다. 위 링크에서 구입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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