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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의 즐거움

청바지 밑단 체인 스티치 이야기

by macrostar 2023. 2.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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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바지 밑단을 정리하는 방법으로 싱글 스티치, 체인 스티치가 있는데 어느 쪽이 더 우월하다 같은 건 물론 없다. 양쪽 다 나름의 재미가 있지. 취향도 있겠지만 원래의 원형이 있다면 따라가는 편이다. 예전 501이라면 체인 스티치가 많고 미스터 프리덤 같은 데라면 싱글 스티치가 많고... 치노는 당연히 싱글 스티치. 하지만 세상에 당연히라는 건 없지. 내 편견이 다양성을 방해하고 있는 걸 수도. 아무튼 사실 가장 좋은 건 처음부터 길이를 맞게 선택하는 건데 그게 잘 안되는 경우가 많다.

아무래도 상관 없다면 체인 스티치 쪽이 아무래도 좀 취향인데 좀 심플한 청바지에 나름의 입체감을 주기 때문이다. 신경 안 쓰는 사람은 전혀 모르고 지나치지만 존재를 의식하게 되면 그 이후 신경이 좀 쓰이게 된다. 그냥 모르고 사는 것도 좋긴 함.


유니언 스페셜로 한 체인 스티치를 선호하는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위 사진 같은 로프 효과 때문이다. 데님을 누르고 밀면서 생긴 물결 무늬는 계속 입고 세탁을 하다보면 저런 모습이 나온다. 저기와 요크, 주머니 윗단 등의 로핑 이펙트가 청바지라는 옷을 입체적으로 만들어 준다. 예전에는 잘 없었는데 요즘 찾아보니 유니언 스페셜로 체인 스티치를 해주는 매장이 꽤 있는 거 같은데 그럼에도 찾아다니는 이유는 저 모습이 잘 안 나오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이게 할 줄 모르기 때문에 기술의 문제인지 데님 두께의 문제인지 정확히 개입하는 이유가 뭔지, 유니언 스페셜 43200 말고 다른 모델, 혹은 다른 재봉틀로 하는 건 다르게 나오는 지는 정확히 모른다. 경험에 의하면 유니언 쪽이 익히 알던 모습이어서 찾아간다. 하지만 같은 모델을 사용한다는데도 어디에서는 밑단 줄이는 걸 맡기고 가져오자 마자 위 사진처럼 이미 물결의 조짐이 뚜렷하게 나오는 곳이 있고 또 어디에서는 몇 번 세탁을 해봤자 뭔가 조짐도 없는 곳도 있다.


꽤 시간이 흘렀지만 이런 건 상당히 기약이 없어 보임. 그래도 만져보면 울퉁불퉁하니까 앞으로 잘 되겠지.

상호명을 그냥 밝히긴 그러니까 : 보문동에 있는 업체에서 몇 벌을 했는데 전반적으로 기억이 좋다. 연식이 좀 된 501을 들고 간 적이 있는데 나름 페이딩도 적당히 구현해서 균형을 맞춰줬는데 작업이 상당히 잘 됐다. 하지만 뜯어진 청바지 리페어 방면으로는 문제가 좀 생겼음. 여기는 아주 다양한 작업을 많이 하는 분위기라 요새도 밑단 줄이기 같은 일을 하고 있는지는 모르겠다. 그리고 또 어딘가에서는 비용은 더 비쌌지만 위 사진처럼 기약이 없는 곳도 있었고 또 어딘가는 딱히 공지도 없이 문도 안 열려 있어서 멀리 갔다가 헛걸음 한 적도 있고. 그럴거면 인스타그램은 왜 만들어 놓은거야... 별의 별 가게를 많이 본 거 같다. 앞으로 안 가겠지 뭐.

여전히 궁금한 게 많지만 이런 방면으로 실험을 더 하기엔 시간과 비용이 너무 곤란해져서 그냥 입던 거 계속 열심히 입고 있다. 일단은 살 안 찌고 괜히 입고 뛰고 구르다 찢어지지만 않으면 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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