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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의 즐거움

아무튼 목이 따뜻해야 한다

by macrostar 2023. 1.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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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한파가 계속되었을 때 이거 가지고는 안된다는 걸 깨닫고 가지고 있는 옷에 대한 전면적인 재검토에 들어간 적이 있다. 추위 앞에 무력했던 당시의 당혹감이 남겨진 흔적도 있다(링크). 가장 중요한 건 그저 두터운 것만이 능사는 아니라는 거고 따뜻하되 가능한 몸을 가볍게 만드는 게 추위에 치이지 않는 방법이라는 사실이다. 하지만 2018년 이후 다운에 대한 집착이 더국 본격적이 되었고 온갖 중고 다운을 사들이는 바람에 옷장이 꽤 엉망이 되어 버렸다. 아직도 최종적인 무엇인가 - 모든 착장의 꿈, 이거 하나만으로 많은 게 해결되는 아이템 - 를 찾고는 있지만 있는 걸 소진시키기 전까지는 탐색과 연구만 지속될 거 같다.

 

 

몸을 가볍게 하는 것만큼 중요한 게 바로 목 뒤와 귀다. 이건 몇 년 전 리버스 위브 후드를 구입하고 확실하게 깨달았는데 후드를 뒤집어 썼을 때 보온 효과는 아주 크게 증가한다. 몸통과 다리는 어떻게든 되는데 바람이 들어오고 쉽게 식어버리는 곳은 결국 목 뒤와 귀, 그리고 손과 다리 정도다. 롱패딩 입고 반스에 짧은 양말 심지어 크록스 신는 분들을 가끔 보는 데 양말로만 바꿔도 훨씬 따뜻할 거다. 뭐 자기들 만의 이유가 있겠지만...

 

양말이야 일년 내내 신으니까 사실 별 문제가 없고 장갑도 쌀쌀해지면 바로 착용한다. 문제는 귀와 목 뒤인데 영하 15도가 넘어가고 강풍이 불면 거길 어떻게든 막는 게 좋다. 위 사진의 패딩 넥 워머는 등산 갔다가 쉴 때 뒤집어 쓰려고 산 건데 거의 안 쓰다가 올 겨울이 춥다 보니 자주 쓰고 있다. 뒤집어 쓰고 입과 귀를 막으면 어지간하면 버틸 만 해진다. 마스크 - 안경 입김 문제로 요새 걸을 때는 아예 안경을 꺼내지 않고 있다. 다만 남은 문제는 입김의 습기가 잘 빠지지 않고 숨이 막힌다는 거. 

 

 

마스크 가드, 호흡 지지대 같은 걸 넣으면 어떨까 싶은 생각이 오늘 아침 영하 18도를 뚫고 걸어가면서 생각을 했는데 있으면 귀찮을 거 같긴 하다. 더불어 핫팩의 가장 좋은 위치는 목 뒤다. 어제, 오늘처럼 추운 날 지하철이나 버스에 앉아서 목 뒤에 핫팩 붙여 놓으면 온 몸이 노곤노곤해지면서 잠도 잘 온다. 요새 버스 정류장에 종종 있는 엉따 벤치와 조화도 좋다. 

 

 

물론 스마트 버스 정류장 같은 게 훨씬 좋지. 도심에 있다면 옷 외의 문명의 흔적들을 최대한 활용하는 게 몸을 조금이라도 가볍게 만들 수 있다. 너무 추우면 옷을 하나 더 입는 거 보다 뛰는 게 낫다. 그렇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또 도심형 아이젠이 필요할 수도 있지. 들고 다니는 게 너무 많으면 그것도 곤란하다. 이번 북극 추위는 일단 좀 가시고 당분간 안정화 추세라니까 모두들 추위에 탈 나지 마시고 잘 넘기시길. 그리고 2018년 한파 이후 3월부터 더워지더니 결국 미친 더위가 찾아왔던 기억이 생생한데 부디 지구님 진정 좀 하시고 올해는 그러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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