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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친환경은 패션이 아니다

by macrostar 2022. 4.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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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의 날이다. "친환경"이 패션 트렌드 처럼 인식된 것도 한참이 지났다. 그동안 에코백, 리폼, 재생 소재, 재활용 소재, 친환경 소재 등등 여러가지가 유행으로 지나갔다. 하지만 친환경은 이제 더 이상 패션이 아니다. 그런 시간은 이미 지나갔고 이제는 멋지고 폼나는 아이템처럼 인식되어선 안된다. 즉 친환경은 모든 패션에 들어가는 기본 장착템이 되어야 한다. 소재에 한계가 있듯, 입는 옷의 모습에 한계가 있듯 친환경 소재의 사용과 친환경적 디자인 등은 기본적인 한계가 될 수 밖에 없다. 강제 노동으로 만들어진 옷을 입으면 안되듯, 환경 기준을 준수하지 않고 그냥 원래처럼 평범하게 만들어진 옷을 입으면 안되는 세상이 되었다.

 

 

물론 그러기 위해서는 비용이 든다. 사람들은 비용을 후세에 전가하고 싶어할 테고 영세한 업체들은 높아진 비용의 문제에 힘들어질 거다. 빠져나가고 싶은 유혹의 길은 잔뜩 있다. 저렴한 옷이 거래되는 블랙 마켓이 등장할 수도 있고, 독재 국가는 이런 때를 이용해 환경 기준을 무시하고 강제 노동으로 제조한 저렴한 소재를 내다 팔 거다.

 

즉 이 문제는 우선 강제적 규율이 아니면 성취가 불가능하다. 새로 만들어질 모든 옷에 대해 높은 환경 기준을 적용할 강제적 국제적 협약이 만들어지지 않고 그저 사람들의 호의와 선의에 기대해서는 아무 것도 이뤄지지 않는다. 이 문제는 설득도 어렵고 사람들의 행동을 바꿀 만한 당장 눈 앞에 보이는 이익도 줄 수 없다. 그냥 옷을 사면 이미 친환경이 적용되어 있는 수 밖에 없다.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한 옷의 국제 거래에 높은 관세와 환경 부담세를 부과하고 제재를 가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그리고 이런 규율은 패션 생활의 방향을 바꿀 수 밖에 없다. 저렴하게 만들어진 옷을 쌓아놓고 탕진하며 사는 게 미래의 표상이 될 수 없다. 더 적은 옷을 최대한 소모하며 사는 방법을 연습해야만 한다. 중고 옷을 입고, 패션 디자이너들은 그런 기준 아래에서 멋지고 즐거운 옷을 만들어야 한다. 옷의 수요와 공급이 줄어들고 그러므로 당연히 비싸질 거다. 새로운 균형을 위해 국가가 할 일은 충격을 최소화하고 사회가 새로운 기준에 안착할 수 있도록 연착륙을 유도하는 정도다.

 

물론 인간이란 조금만 여유가 생겨도 탕진을 향해 돌진한다. 각종 규제와 제한으로 옷 가격이 비싸지면 그런 걸 입는 게 부의 상징이고 멋짐의 상징인 세상이 올 거다. 그런거야 뭐 할 수 없다. 일일이 다 막고 다니면서 살 수 없으니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기준을 마련하려 하는 거다. 재활용 소재로 만든 신칠라 풀오버에 튼튼한 청바지만 줄창 입고 다니는 삶에 질려버릴 수도 있다. 할 수 없다. 신제품 옷에 부과될 높은 환경 관련 세금이 세상을 구원하는 데 약간이라도 도움이 되길 바라고, 오랫동안 입는 옷에 찬사를 보내는 게 바로 당장이라도 시작되어야 할 미래의 패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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