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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디올의 2022년 가을 겨울

by macrostar 2022. 4.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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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디올의 2022년 패션쇼는 첫 등장 룩을 보고 재미없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패션에서 별 기능도 없는 테크놀로지 맛(하지만 정작 테크놀로지는 아닌) 처럼 시시한 게 없다. 트론이냐, 저게 뭐야. 대체 저 빛은 무엇을 위해 빛나는가.

 

위 사진은 디올 홈페이지(링크).

 

그래도 패션쇼는 나름 재미도 있고 생각해 볼 만한 것들도 있었다. 스트리트 패션이 힙합과 함께 메인 스트림으로 등극을 하면서 기존의 하이 패션과 섞이기 시작했다. 동시에 바뀌기 시작한 건 아마도 기준점이다. 기존의 멋짐, 시크함, 패셔너블함 등은 다양성 등 시대 정신을 포섭하며 새로 방향을 잡았다. 이는 또한 기존의 기준이 극적으로 치달은 Y2K 패션에 대한 반발에서 비롯되었다는 이야기(링크)를 이전에 했다. 

 

하지만 문제가 좀 있는데 스트리트 패션은 패션 위크의 캣워크에 서기 위해서는 티셔츠와 스니커즈 외에 조금 더 폼나는 게 필요하다. 그래서 솔직히 괜한 듯이 보이는 언발란스 맛, 아방가르드 맛, 기존 옷의 자르고 붙이기 등등을 위에 엎었다. 오프화이트-아크테릭스 협업 드레스 같은 일종의 촌극은 그래서 등장한다. 사실 스트리트 패션의 멋 창조 방법이 사람들이 이미 가지고 있는 옷에 뭔가를 좀 집어 넣는 다음에 하이프를 불어 넣는 식이라 그런 게 캣워크 위에 놓인다고 그렇게 폼나게 보이지가 않는다. 그런 건 누군가 어딘가에서 MV를 찍거나, NBA 농구를 보거나, 비슷한 부류의 '크리에이티브'한 사람들끼리 떠들고 있는 사진 속에서 빛나기 마련이다. 패션위크를 이런 식으로 재편하는 데는 시간과 비용, 적응 기간이 더 드니 중간 과정의 방법론이라 할 수 있다.

 

로고가 두 개 들어있는 협업 티셔츠를 보고 있자면 디자이너 브랜드 간의 협업이라는 게 대체 뭔가라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가 없다.

 

 

이 반대쪽 기존 하이 패션 쪽에서는 처음에는 프린트 티셔츠, 프린트 후드, 저지 셋업 같은 걸 내놓더니 서서히 조금씩 복잡해지기 시작했다. 예컨대 기존 옷의 조합이다. 이전의 패셔너블한 옷, 하지만 지금 시대의 기준에 맞춘 사이즈, 실루엣을 가진 옷에서 부분을 제외하고 그 자리에 스트리트의 자취가 자리를 잡는다. 특히 운동복에서 나온 기능적 성격의 제품들은 편안함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잘 맞는다.

 

 

위 사진은 보그닷컴(링크). 디올 패션쇼의 디테일을 볼 수 있으니 참고.

 

자전거, 바이크, 러닝 등 운동에 쓰이는 요소들이 옷 사이에 튀 듯(패션의 언어로 포인트로) 자리를 잡고 있다. 그런 점에서 Era라는 말이 언제까지 효용이 있을지 궁금하지만 그래도 분명 어떤 시대이기는 하다. 물론 하이 패션의 주 수입원인 가방과 신발에 대한 집중은 여전하다. 특히 민주적이고 실용적인 패션의 시대에 고급 가방은 더 쓸모가 많아지고 있다는 희소식이 있다. 게다가 남성이 미니백을 드는 통로가 개척되었으니 더 좋다.

 

 

디올은 최근 국내에서 꽤 전향적인 활동을 하고 있다. 이화여대와 파트너십 관계를 채결하고 우먼@디올 프로그램을 함께 하면서 장학금, 인턴십, 참여 프로그램 등을 수행하기로 했다. 이달 말에는 이대 캠퍼스에서 Pre Fall 컬렉션도 열린다. 그리고 성수동에는 대형 플래그십 매장을 짓고 있다.

 

 

위 사진은 여기(링크).

 

디올이 저렇게 큰 매장을! 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언젠가 백화점 매장 지나가다 봤더니 줄도 길게 서있더라고. 첫 고급 가방으로 레이디백이나 카로 백이 꽤 인기가 있다는 소문도 들었다. 아무튼 이런 상호작용이 어떤 양상을 만들어낼 지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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