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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패션에서 진짜란 무엇인가

by macrostar 2022. 4.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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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패션 vs. 패션(링크)에서 패션 브랜드 질 샌더와 질 샌더 여사의 유니클로 +J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권리가 브랜드 이름에 묶여 있고 패션이 런칭 디자이너의 이름을 쓰는 전통을 가지고 가는 한 이 문제는 사라지지 않는다. 그리고 패션이 대량 생산 공산품이 된 이상 이 문제는 더욱 복잡해지고 있다. 게다가 로고가 두 개 들어 있다고 콜라보 신제품이 되는 시대다. 최근 크림과 무신사의 에센셜스 사건을 보면 공산품을 제 3자가 보면서 과연 어떤 식으로 진짜를 구분해야 하는 문제가 다시 표면으로 올라온다. 

 

 

다이아몬드나 금 감정, 예술품의 감정과는 다르다. 본체가 고유의 가치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패션에 고유의 가치가 있을까. 로고나 소재, 만듦새 모두 사실 고유의 가치라 할 수는 없다. 디자이너가 직접 개입한 가품이 있을 수 있고 디자이너가 모르는 채 나오는 정품이 있을 수 있다. 결국은 유통 경로와 디자이너 브랜드라는 법인의 공인, 상표 등록이 그 가치를 만들어 내기 때문이다.

 

 

디젤이 직접 만든 스트리트 '가품' Deisel이나 베트멍의 오리지널 페이크 같은 것들은 이런 절차에 기반한다. 결국 패션을 찾는 사람은 로고와 라벨을 보게 되고 옷을 찾는 사람은 만듦새나 소재를 보게 된다. 전자에는 지불한 돈 보다 가치가 떨어지는 물건을 구할 가능성이 있고 후자에는 불법이 개입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감가상각의 측면에서 보자면 전자가 아무래도 유리하다. 

 

 

이 문제는 대량 생산품을 넘어 모니터 위에 찍힌 점의 조합이 될 때 더 많은 가능성을 가지게 된다. 사실 소프트웨어라는 게 그대로 복제된다면 내용과 가치만 가지고는 아무 차이도 만들어 내지 않는다. AS나 후속 업그레이드 등도 있고 그런 문제에서 가품을 차별하기 위해 많은 비용을 쓰는 회사들도 있지만 그냥 차이 없이 놓고 있는 소규모 회사들도 꽤 있는 게 사실이다. 메타버스의 패션 브랜드는 구매 절차와 사용이 가능한 플랫폼에서 이 차이를 만들어 놓는다.

 

결국 이 구별은 우리가 살고 있는 현대 문명 외에는 거의 없는 게 사실이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시작해야 만듦새나 봉제 상태, 라벨의 위치 같은 걸 보고 무엇인가를 판단해 보려는 정품 무결점의 환상은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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