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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의 즐거움

자켓의 결로 현상

by macrostar 2020. 12.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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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로 현상이 왜 생기나 생각해 보면 : 차가운 바깥 공기 + 습한 내부 공기가 얇은 막에 의해 만날 때 생긴다. 예컨대 겨울 난방을 하고 있는 데 외부와 만나는 오래된 창문, 여름 캔 음료를 넣은 비닐 봉지.

 

 

건물의 경우 이건 공기 흐름을 잘못 설계한 탓이 있을거다. 대공사를 하긴 어려우니 제습제를 놓거나, 잘 차단되는 2, 3중 창으로 바꾸거나, 자주 환기를 시키거나 방법을 쓸 수 있다.

 

이 비슷한 일이 옷에서도 일어날 수 있다. 예컨대 고어 텍스 자켓, 혹은 그 비슷하게 비를 막아주는 옷들이다.

 

 

차고 건조한 바깥 공기 + 몸에서 나는 땀의 습기 + 몸에서 나는 열의 온도 + 환기가 안됨. 이게 결합되면 위 창문과 안과 바깥의 상황이 정 반대로 벌어진다. 즉 자켓 안쪽 면에 물이 달라 붙는다. 물론 고어 텍스 류 섬유들은 생 비닐과 다르게 습기를 내보내기는 한다. 하지만 그 양이 어느 수준을 넘거나 자켓의 투습 성능이 낮으면 문제가 발생한다. 이건 그냥 물기가 생기는 불편함에서 멈추지 않는다. 아주 추운 날 창문에 서리가 잔뜩 껴 긁어내도 바깥 풍경을 볼 수 없는 것처럼 자켓 안에서 얼어 붙을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저런 쉘은 상시 착용용이 아니다. 비가 오거나, 눈발이 날리거나, 바람이 너무 불거나 할 때 입어야 한다. 그래도 너무 추운 날은 저런 옷이 바람을 막아주고 찬 기운이 몰려 들어오는 걸 막아주기 때문에 안에 입고 있는 보온 미드레이어의 성능을 유지시켜줄 수가 있다. 그래서 벤틸레이션을 열거나 하는 식으로 옷이 가지고 있는 환기 기능을 활용하거나 혹은 앞 지퍼를 열어서 자주 환기를 시켜주는 게 좋다.

 

이런 문제는 산에서만 일어나는 게 아니다. 종종 잘못 만들어진 도심형 보온 재킷 류에서도 발생한다. 추위를 막겠다고 틀어막은 겉감과 보온재 사이에서 결로 현상이 발생할 수 있고 이러면 추운 날 지퍼를 꽁꽁 닫고 열심히 돌아다니고 들어왔더니 자켓 안이 어딘가 축축한 경우가 발생한다. 그냥 땀에만 젖은 게 아니다. 다운 종류라면 보온 성능의 급격한 저하를 만들어 낼 수도 있다.

 

열이 나고 식고, 땀이 나고 안나고 등이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에 자켓이 완벽하게 통제할 수는 없는 일이다. 결국 옷을 입고 다닌다는 건, 패션이라는 건 자신을 완벽하게 파악하는 일이기도 하다. 거기에 맞는 운용의 묘가 만들어지는 거다. 

 

 

이건 다른 이야기인데 다운 자켓을 잡다하게 많이 가지고 있고 좋아하기도 하는데 클라터뮤젠 파바우트를 보고 이 옷은 정말 오묘하고 델리킷하고 완벽하게 생겨먹었구나 하는 생각을 했었다. 그러다 매장을 지나친 김에 한 번 입어봤다.

 

 

이런 사진은 왠지 얼굴 모자이크를 하게 되는... 유럽 옷 답게 허리는 좁고, 팔은 길고, 어깨와 몸 라인이 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드는 옷이고 S 사이즈를 입어봤지만 만약에 구입한다면 M을 골라야 겠구나 하는 등등의 생각을 했다. 겉감과 안감이 모두 면이고(친환경 발수 코팅이 되어 있다, 그게 뭔지는 모르겠다, Katla Cotton이라는 이름이다 - 설명링크, 아무튼 얇고 부드럽다), 충전재는 White Goose Down 93/7 (93% Goose Down, 7% Feathers), Fill Power 800+, 88% Wool, 12% PLA (bio-polyester) Mulesing and Chlorine-free Certified by Responsible Down Standard 이렇게 적혀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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