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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의 즐거움

에비수 2000의 균열

by macrostar 2018. 12.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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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간 만에 청바지 이야기. 날이 추워지면서 청바지 특유의 서늘함 때문에 그렇게 많이 입지는 않고 있다. 면바지, 등산바지, 기모바지 등등 그날 그날 온도에 대처하고 있다. 아무튼 에비수 2000에 대한 이야기로 이전 상황은 여기(링크). 그게 10월이었고 이 튼튼해 보이는 바지에 어디서 가장 먼저 균열이 발생할까 궁금해 하던 차에 10월 중순을 넘어서며 균열이 발견되었다. 이미 있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발견.



물론 이런 건 크리티컬한 균열은 아니지만 이런 게 모이면 옷은 분해된다. 왜 저 자리인가를 생각해 봤지만 가설을 세우기가 어렵다. 모르겠음.



오늘은 버튼 홀 1번에 문제가 생긴 걸 발견했다. 이 바지의 추정 생산 년도가 1990년대 중반 정도인데 20년이 넘고 나면 이렇게 이런 저런 문제가 생기기 마련이다. 그리고 늦깍이로 본격 출발을 하기도 했고. 실로 꿰맸는데 별일 없기를. 저 부분이 매우 취약한 구형 드님 바지 때문에 여러 번 해봐서 요령은 있는데 원래 모양처럼 가지런히는 못한다. 



사실 이런 균열을 한참 전부터 있었지만 이런 건 그냥... 바지의 운명과 거의 상관이 없다. 그렇다면 맨 처음 주머니 실도 마찬가지 아닌가 하면 그것도 그런데 확률적으로 보면 히든 리벳 부분이 닳는 건 거의 맨 처음 거의 무조건 나타나고 주머니 실은 끝까지 안 뜯어질 수도 있지 않나... 생각한다.



전반적으로 뻣뻣해지고 있는데 아마 세탁을 많이 했기 때문일 거다. 페이딩 과정 중 가장 부드럽거나 가장 뻣뻣한 시점 같은 걸 찾아낼 수 있을까? 처음엔 둔탁 -> 조금 부드러워짐(고운 느낌) -> 점점 빳빳해짐(영양분이 빠져 나가는 느낌) -> 다시 부드러워짐(낡은 느낌) 이 정도 순으로 진행되는 거 같다. 


이 바지의 단점 중 하나는 셀비지 라인을 만들어야 할 부분이 꽤 좁아서 페이딩이 별로 티가 나지 않는다. 이에 비해 2501의 경우엔 접힌 부분이 너무 넓어서 또 티가 별로 나지 않는다. 제작사의 어딘가 삐툴어진 마음이 느껴진다.



이 다음에는 어디서 균열이 생길까 궁금한데 아무튼 가장 크리티컬한 문제들은 위 사진에 보이는 부분 중 어디선가 나올 가능성이 가장 높다. 고난은 그렇게 시작되겠지만 함께 그걸 극복해 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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