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의 즐거움2018.12.19 13:13

요새 옷의 즐거움에 대해서 조금 많이 생각하고 있다. 옷의 즐거움은 뭘까. 이건 사람마다 매우 다른 형태로 나타난다. 착장의 룰이라는 매뉴얼을 준수하는 데서 즐겁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고 그걸 깨는 게 즐겁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잘 만든 옷을 보며 감탄하는 즐거움도 있고 엉망으로 만든 옷을 보며 웃기다는 즐거움도 있다. 완벽한 매칭의 즐거움도 있고 역시 무의식의 발현 같은 매칭의 즐거움도 있다. 철저한 관리, 세탁 안하고 계속 입으면 어떻게 되나, 이 옷을 만든 사람은 무슨 생각을 했을까, 이렇게 어려운 기술을 솜씨 좋게 해내다니 역시 장인이란! 등등 옷에서 찾을 수 있는 한없이 많다. 어느게 즐거우냐가 사람마다 다를 뿐이다. 



아주 예전부터 말했지만 눕시를 참 좋아하는데 위 둘 간에는 약간의 차이가 있다. 워낙 오랫동안 다양한 변형이 나온 옷이라 그렇다. 아주 나중에 501처럼 혹시나 눕시 복각 붐이 일어난다면 연도별, 나라별 차이가 부각되겠지만 지금으로선 1992, 1996, 현행판 정도 차이만 부각되어 있다. 그것도 노스페이스에서 직접 재발행하는 바람에 그렇게 된 거다.


일단 오른쪽 버전에만 있는 걸 보면 RDS 다운을 사용했고 안감은 100% 리사이클드 폴리에스테르다. 사이드 포켓 안에는 플리스 라이닝이 되어 있다. 로고 크기도 약간 다르고 내부 라벨의 체계는 상당히 다르다(왼쪽은 한국판, 오른쪽은 미국판이다). 스토우 포켓도 왼쪽은 내부 포켓이고 오른쪽은 사이드 포켓이다. 겉감도 왼쪽은 립스톱이라 자세히 보면 작은 네모네모 패턴이 보인다. 오른쪽 샤이닝 블랙은 그런 무늬는 거의 보이지 않는다.



립스톱의 예


같은 부분도 꽤 있다. 지퍼는 양쪽이 똑같다. 노페에서 많이 쓰는 YKK 비슬론 지퍼 약간 좋아한다. 드로스트링도 같다. 


아무튼 같은 옷의 노화를 동시에 추적하는 일은 드물긴 한데 이런 것 역시 재미있다. 물론 하루에 입을 수 있는 옷은 하나고 계속 돌아가면서 입으면 노화가 아주 느리게 진행된다는 문제가 있다. 옷은 볼 때, 입어 볼 때, 오랫동안 입었을 때 모두 다른 감흥을 준다. 셋은 우위가 있는 게 아니다. 볼 때와 오랫동안 입었을 때가 다르다고 표리부동 같은 문제가 있는 건 아니다. 옷은 그런 종류의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다. 그냥 양쪽이 만들어 내는 재미의 양상과 차원이 다를 뿐이다. 


이 애매함!


안타까운 건 시간은 짧고 자금의 한계도 명확하기 때문에 궁금한 옷을 다 목격하는 건 불가능하다는 것 뿐. 이런 식으로 따지면 비싼 옷의 우월함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수 있다. 만듦새, 소재, 디자인 등등 여타의 스펙은 다른 옷에서도 얼추 찾을 수 있지만 비싼 가격이라는 웃김은 유니크하다.


뭐 이런 이야기임.. 옷은 즐겁습니다. 즐겁게 입자고요.




Posted by macrost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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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투메롱

    다 즐겁자고 입는거죠 *-*

    2019.01.13 12:33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