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의 즐거움2018.10.12 13:58

이왕 시작한 거 2000도 남겨본다. 집에 몇 벌 있는 바지를 보통 41300(=슈가 케인 M41300), 2000(=에비수 2000), 2501(=에비수 2501) 등등으로 적고 있다. 2000에 대한 이야기도 몇 번 남긴 적이 있다. 2017년 8월(링크), 2018년 1월(링크). 보니까 작년 8월에 우르르 찍고, 올해 1월에 우르르 찍고, 그리고 올해 10월에 또 우르르 찍고 그러고 있군. 



물론 앞의 M41300(링크) 이야기와 같은 구도. 로 상태를 1, 완전 하얗게 된 상태를 10이라고 하면 41300이 4쯤되고 2000은 6쯤 되려나 그런 상태인 거 같다. 비슷하긴 하지만 분명하게 더 색이 빠져있다. 이쪽은 XX 타입의 구형 쉐이프로 2001(=예전 2501)이라는 게 있고 이건 66이라고 하긴 그런데 아무튼 그런 느낌이다. 약하게 테이퍼드가 되어 있고 전체적으로 XX 식 무뚝뚝함이 느껴지진 않는다.


특히 구형 에비수가 녹색톤 탈색이 유명한데 위 사진으로 느껴지시나요... 직접 보면 확실하게 느껴진다. 오래된 청바지 특유의 구질구질함을 극대화 시키는 냇물 속 이끼 같은 녹색이다. 앞의 41300 같은 세로 줄은 있긴 한데 입는 사람이나 알 수 있는 정도.


아래는 2018년 1월의 상태


야외에서 찍은 거라 밝다. 첫번째 사진을 보면 왼쪽 허벅지 위에 하얀 점 같은 게 하나 생겼는데 1월 사진을 보면 없다. 어디서 뭐가 떨어졌는지 기억나지 않는다. 자세히 보면 그런 점이 하나 더 생겨나 있다. 아마도 같은 날이겠지. 생긴 모습을 보면 뭔가 유독 물질이 한방울 튄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색이 날아가 버렸다. 


뒷주머니의 빨간색 갈매기 페인팅이 여전히 신경이 쓰인다. 보통 이 즈음이면 반쯤 지워지든데 저건 꽤 굳건하게 남아있다. 아무튼 이 옷은 상당히 자주 입기 때문에 노화가 분명하게 보인다. 종아리 부분이 바래고 있는 점이 약간 신기하다. 리벳 몇 개에는 살짝 녹도 내려 앉았다. 


아주 평범하고 그래서 매우 지긋지긋한 느낌이 있긴 하지만 이 청바지의 생김새는 개인적으로 완전한 표준형이다. 군더더기도 없고 너무 올디스도 아니고 너무 신형 느낌도 아니다. 넘버 1은 좀 부담스럽고 2정도가 딱 적당한 거 같다. 노 페인팅 버전이 눈에 띄면 이 바지 역시 하나 더 구하고 싶은데 사실 그럴 일이 있을지 잘 모르겠다. 


2000 자체의 문제점은 아니지만 위 바지의 재미없는 점은 셀비지 라인이 상당히 가늘어서 상당히 애매하게 자국이 남고 있다. 큰 문제 없이 계속 노화가 진행 중이고 다른 부분은 딱히 뭐... 흠잡을 데도 없고 그렇다고 칭찬하고 싶은 데도 없다. 생활의 부품형 바지란 원래 그러면 되는 거다.




Posted by macrost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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