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의 즐거움2017.05.28 11:00

저번 주 칼럼에서는 옷을 오래도록 입는 즐거움에 대한 이야기를 썼다. 부디 많이들 읽어주세요(링크). 사실 여기서 파편적으로 많이 했던 이야기들을 합친 이야기다. 


좀 방대한 이야기를 짧게 담으려고 하니까 역시 아쉬운 부분들이 있었는데 약간 보충을 하자면 옷을 오래 입는 건 기본적으로 절약의 습관이다. 그리고 그걸 패션화 하려는 소비자 혹은 생산자의 시도들이 있는데 그것들을 모았다. 예컨대 바버나 벨스타프의 빈티지 캐주얼은 예전에는 그냥 그렇게 입는 옷이었는데 이제는 패션으로 소비된다. 또한 파타고니아의 원 웨어(Worn Wear) 캠페인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파타고니아의 원 웨어 캠페인과 영국 찰스 왕세자의 바버 재킷.


하지만 이게 패션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느냐라는 문제가 있다. 세간의 인식이 저걸 절약으로 소비하기도 하고 패션으로 소비하기도 하기 때문이다. 결국 뭐 자기가 어떻게 생각하느냐의 문제이긴 하다.



칼럼에서도 찰스 왕세자의 기운 포멀 슈트에 대한 이야기를 했는데 오피셜한 자리에 이런 걸 입고 가는 건 (특별한 이유가 없다면) 아무나 할 수 있는 건, 해도 되는 건 아니다. 또한 21세기의 현대인으로서 멋대로 사는 즐거움도 있지만 격식을 지키는 즐거움 같은 것도 있기 때문에 단순 소비자 입장으로도 권할 만 하진 않다. 차려입을 기회가 있다면 놓치지 말자... 가 이 사이트의 기본적인 입장이기도 하다. 그런 점에서 DDP 패션 위크 장에 목적을 가지고 찾아오는 모습을 재밌다고 생각한다. 다만 패턴이 너무 비슷한 거 같아서 좀 아쉬울 뿐이다.


이에 비해 레플리카의 페이드 문화는 약간 다르다. 필요가 아니라 의지를 가지고 어떤 지향점을 향해 나아간다. 예전에 패션이 아니라 스타일을 만들어라 류의 이야기가 많았다. 요새는 다시 패션너블한 피플들이 트렌드에 지나치게 좌우되고 있는 시기이긴 한데 그건 예전에 썼던 책에서도(링크) 말했듯 한정된 자본으로 패션의 욕망을 발산하려다 보니 자기 만의 스타일 같은 품이 오래드는 일이 인기가 없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세상이 이동하고 있다. 



어쨌든 그럼에도 페이딩 같은 스타일 풍의 문화를 고수하는 사람들이 아직은 있는데 잡지에서 말하는 스타일이 세상에 있는 것들을 가져다가 감식안을 길러 주체적으로 활용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면 페이딩은 개인화라는 이름으로 의도적으로 자기만의 옷을 만든다는 점에서 상당히 적극적인 방식의 스타일 문화라 할 수 있다. 이 극단에 있는 문화는 품이 많이 들 뿐만 아니라 들여야 하는 절대 시간을 요구하고 게다가 실패의 가능성을 포함하고 있다. 


결국 뭐 하고 싶은 이야기는... 낡은 옷을 입는 건 재미있다, 하지만 이왕이면 낡게 만들어진 옷을 사는 것보다는 낡게 만드는 재미를 가져보자 / 그리고 사회적 관계를 가지고 사는 현대인이라면 저런 것만 입고 다니면 사실 문제가 좀 있으니 가능하다면 깔끔한 옷과 매칭하거나 하는 방법을 통해 한 편으로 사회인으로서 의지를 보여주는 게 좋다(이 이야기는 칼럼에서 생략되었다)는 거다. 즉 낡은 옷을 패션으로 소비하고자 하는 사람들은 이에 대한 세간의 인식 변화를 이끌 책임 의식도 조금은 필요하지 않을까.




Posted by macrost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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