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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

미도파 백화점의 과거

by macrostar 2015. 3.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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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코스모스 백화점 이야기를 잠깐 보다가 미도파 백화점 이야기를 찾아보게 되었다.



인터넷에 1985년 명동이라고 돌아다니는 사진. 




이게 작년에 찍은 건데 코스모스 백화점 자리가 눈스퀘어 자리니 대충 비교해 보면... 이라고 해도 사실 잘 알아보기가 어렵겠지만(-_-). 확실한 건 커다란 나무가 몇 그루 생겼다. 명동을 지나가면서 나무가 많은 곳이군 이라고 생각한 적이 거의 없는데 이렇게 보니까 그렇다.



어쨌든 미도파 백화점. 미도파 백화점이 전신은 丁子屋(조지야) 백화점이다. 조지아 같기도 한데 Georgia 아니고 Chojiya라고 쓴다. 여튼 이 포스팅에서는 조지야로 표기.



미에 현에 있던 조지야.


조지야는 원래 옷가게다. 고바야시 겐로쿠(小林源六)라는 미에 현(오사카 아래 쪽에 있다) 사람이 있었는데 미노 영주 앞에서 재봉틀 기술을 선보여 보상을 받았다고 한다. 그래서 1867년 미에 현 츠시에서 개점했다. 창업주의 아들이 1904년 러일전쟁이 났을 때 해외 진출을 시도해 부산에서 조지야 양장점을 개점하고 같은 해 10월에 경성(현 서울)에도 지점을 열었다.


이 분이 당시 대한 제국의 국책 사업을 여럿 따내는데 1906년 을사조약 후속조치로 통감부가 만들어질 때 경찰, 철도, 통신부 등 관공서 유니폼 납품을 하게 된다. 그리고 1910년 한일 병합이 있은 후 궁내부 예장 등도 납품한다. 점점 더 북쪽으로 진출하면서 블라디보스톡에도 지점을 열었고 여튼 기성복 장사로 꽤 흥한다.


이렇게 모인 자금으로 1921년 명동(당시 주소로는 경성 메이지쵸.. 겠지)에 백화점을 오픈했다. 그리고 1929년에 본점을 증축한다.





롯데에서 인수한 후 굉장히 많이 리모델링을 했는데(내부는 정말 희한한...) 전체 윤곽이 크게 달라지진 않았다.


이렇게 조지야 백화점은 해방 전 꽤 흥해서 부산, 평양, 원산 등에 지점도 냈고 대련, 신징에도 지점이 있었다. 특히 신징을 중심으로 만주 조지야 주식회사를 만들었는데 만주국 정부에 옷을 납품하고 뭐 그랬다. 정부 납품 쪽에는 꽤 탁월한 능력이 있는 듯 하다.


이렇게 흥하다가 1945년 광복을 맞이하면서 일본 외 대외 자산을 전부 반납하게 된다. 이후 이 건물은 중앙 백화점이 되었다가, 한국 정부가 인수해 전쟁 때 PX로 쓰다가(전쟁 때 백화점은 모두 PX였다), 미도파 백화점이 되어서 또 나름 흥하다가(美都波는 메트로폴리탄의 음차어다), 롯데에 인수되었다.


고바야시 가문은 일본으로 돌아가 1956년에 다시 미에현 츠시에 조지야 양장점(링크)을 개점하게 된다. 몇 대를 내려와서 계속 영업중이다. 구글 스트리트 뷰로 찾아보니 이런 모습이다.



맞춤 전문점으로 정장, 셔츠, 넥타이, 신발까지 모두 주문 제작이다. 구두가 좀 관심이 가서 읽어봤는데 맥케이 제법(웰트 기법하고 다른 건데... 여튼 이태리 스타일이라는 뜻이다. 수트도 그렇고 조지야가 전반적으로 이태리 스타일을 추구하는 듯. 맥케이 이야긴 나중에 한번 자세히)으로 만들고 세 제외하고 44,000엔이라고 한다. 미에 현에 가볼 일이 있을까 싶지만 혹시 가게 될 일이 있다면 구경이라도 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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