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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티클

가벼운 단상

by macrostar 2014. 2.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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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떨어지게 멋진 건 지루해서 재미가 없다. 그리고 감상적인 것들은 혼자서는 설 수 없고 기억이 불러일으키는 뭔가가 따로 필요하기 때문에 재미가 없다. 물론 지루하다고 안 좋은 건 아니다. '적당한' 지루함은 만들어내기가 지극히 어렵지만 그런만큼 훌륭하다. 꼭 혼자서 설 수 있어야만 좋은 건 아니다. 혼자와 기억이 '적당한' 자극을 주고 받으며 함께 할 수 있다면 더 훌륭할 것이다. 여하튼 복각 의류는 그런 점에서 재미가 없다. 대신 직접 한다면 아무래도 재미있을 것 같다. 그것은 옷과는 별로 관련이 없고 제조와 복기라는 인간 본능에 가까운 행위다. 트렌디 패션 잡지의 화보도 그런 점에서 재미가 없다. 다행히 가끔 재밌는 게 나오긴 한다. 그렇지만 똑같은 패턴을 반복하는 건 언제나 치명적이다. 대부분의 경우 메이저 씬의 패턴과 발상은 다른 사람이 다른 옷을 입고 있다고 달라지지 않는다. 아주 천천히 움직이고 그렇기 때문에 여하튼 지루하다. 아메리칸이나 유러피안 레트로 패션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서 보이는 경향 중 하나는 패션이 아니라 쇼핑을 좋아한다는 점이다. 하지만 그런 건 그 자체가 가지는 한계이기도 하고, 또한 그것만이 가지는 재미이기도 하다. 어쨌든 조립식 장난감을 만들면서 약간 더 좋은 부품을 찾는 격이다. 부품은 기본적으로 잘 맞고, 혹시 안 맞더라도 깎아서 조정할 수 있는 범위 안에 있다. 새로 만들 필요는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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