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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페티시즘 인 패션

by macrostar 2013. 7.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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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네덜란드 아른헴의 M°BA 13이라는 곳에서 열리는 Fetishism in Fashion에 대한 이야기를 했었다. 아래 링크 참고.
http://fashionboop.com/728
드롬 매거진이라는 잡지에 이 전시에 대한 사진이 몇 장 올라왔길래 다시 올려본다. 

페티시 패션이라하면 본디지와 레더, 최근에는 라텍스와 러버같은 게 생각날 지 모르지만 물론 그게 다는 아니다. 페티시는 어원을 쫓아가 보면 프랑스어 fétiche로 주물, 물신(부적이라는 뜻도 있다)이 나오고, 더 올라가면 포르투갈어 feitiço, 부적이 나온다. 거기서 더 올라가면 라틴어 facticius, 즉 '인공의 것'이 나온다.

그리고 페티시에 패션이 결합되면 거의 Sensual함이 함께 간다. 적극적으로 성적 흥분(뭐 기분 좋은 정도겠지)을 만들어내야 페티시 패션이지. 약간 다른 게 패션 페티시(또는 Clothing Fetish가 있는데 이건 옷 자체에 흥분하는이므로 방향이 다르다 - 하지만 결과물은 사실 대동소이한 듯.. 갑자기 치노 바지에 피케 셔츠에 성적으로 흥분하는 사람들 수가 늘어날 리가 없으므로 결국은 얼추 비슷한 데서 찾게 된다)

참고로 마르크스 철학에도 Fetischismus라는 게 나온다. 간단히 말하자면 인간이 형성하는 관계가 마치 물질처럼 나타나는 데 이걸 물상화(Versachlichung)라고 한다. 그리고 물상화의 결과로 발생한 믿음을 Fetischismus라고 한다. 말하자면 물신주의다. 물신주의에 의해 상품은 마치 그 자체로 가치가 있는 것처럼 착각을 하게 되는데 예를 들어 자본이 이자를 만드는... 뭐 별로 관계없는 이야기고.

여하튼 페티시즘 인 패션은 페티시즘의 개념을 꽤 넓게 잡은 거 같아서 양방향 모두를 다루고 있는 것 같다. 페티시의 경계가 과연 개인에게만 귀속되는 것인가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겠는데(너가 뭐라든 나는 이런 걸 입으면 / 이런 걸 입은 사람을 보면 성적 흥분을 느껴....의 경우) 사실 이런 식으로 치면 페티시 패션이 아닌 게 없고 또한 페티시 패션인 것도 없게 된다.

그러므로 대화와 이해의 편의를 위해선 공통의 분모 정도는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물론 나는 오늘 '분류된 정의 下의 페티시 패션'을 입어야지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은 없을테니 뭐 그런 문제는 알아서들 하시고... 

쓸데없는 이야기가 매우 길었다.




맨 위는 Sibling by London이고(이건 디자이너니까) 나머지는 아티스트들인데 드롬 매거진(링크)를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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