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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

에르메스 소문

by macrostar 2012. 9.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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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에 삼성 - 에르메스 인수설 기사가 보이길래 대체 왜 이런 기사가 나온걸까 잠깐 생각하다 말았는데, 여기저기 인터넷 게시판에서 그 기사가 자주 보인다. 당시 찾아본 바에 의하면 기사가 나온 신문은 헤X드 경제였고(링크), 나머지는 그 기사 인용이다. 그 외에는 찾은 게 없다. 외국 신문 쪽은 아에 하나도 없다.

뭐 삼성이 한국에 있는 회사고, 이런 M&A에 대한 소문은 은밀히 이뤄질 수도 있는 만큼 헤X드에서 뭔가 증거를 잡아 특종으로 다룬 걸 수도 있다. 하지만 이 기사도 웃기는 게 이런 인수설의 배경이 LVMH가 '에르메스 주식을 사들였다'이라고 말하고 있다. '삼성-에르메스'와 'LVMH-에르메스'가 무슨 관계인지 잘 모르겠는데 여하튼 그러하다.

지금 현재 시점에서 삼성에 에르메스를 사들이는 방법은 단 하나 밖에 없는데 에르메스 가문이 지분을 삼성에 팔기로 결정하는 거다. 현재 에르메스 가문이 62.79%(Voting Right는 73.96%), LVMH가 20.21%(Voting Right는 13.08%)로 합쳐서 83%다. 시장에 살 수 있는 주식이 별로 없으므로 은밀한 지분 확보니 뭐니는 애초에 불가능하다.

만약 어떤 증거가 있는 특종이 아니라면 대체 왜 이런 뜬금없는 기사가 나왔는지 궁금하고 그게 핵심인 거 같은데 그거야 뭐 알 길이 없고.

에르메스가 자사를 팔 가능성은 거의 없을 거 같다. 지금 진행 중인 LVMH와의 다툼을 봐도 금방 알 수 있다. 이걸 잠시 들여다면 :

LVMH는 2010년에 에르메스 주식 17%를 확보했다고 갑자기 발표를 했다. 현재 환율로 18억불 정도된다. 그냥 공개 시장에서 구입한 건 아니고 주식스왑인가 하는 파생 상품을 통해 구입했다. 바로 이 부분 때문에 에르메스는 주식 보유가 부정한 방법으로 이뤄졌다고 판단, 소송을 제기해 놓은 상태다.

이런 일이 있고, LVMH가 에르메스 인수를 추진한다는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 에르메스 가문 쪽에서는 파는 일은 없다라고 반발했고, LVMH도 곧바로 인수 의사는 없고 장기적인 목적의 투자라고 밝히며 한 발 물러섰다. 에르메스 가문의 주요 소유주가 3개 가문 정도로 분산되어 있는데(창업자 티에르 앙리의 자손들이다), 당시 '우리 정원에 들어온 침입자'라고 말하며 가문의 결속을 다지는 것으로 대응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LVMH는 계속 지분을 늘려 위에서 밝힌 20.2%대 까지 올렸다.

주식 투자자들이야 이런 움직임을 좋아한다. 주가 상승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물론 여론은 별로 좋지 않다. 더구나 아르노가 프랑스 국적을 버리는 사태까지 터져있다. 



꺼져, 이 부자 머저리야. 리버라시옹.

현재 시점에서 에르메스 가문이 LVMH한테도 안 팔았는데 삼성에게 팔리도 없고, LVMH와 대결을 위한 자금이 부족한 상황도 아니고, 에르메스가 LVMH처럼 크진 않지만 회사 상황이 안 좋은 것도 아니다. 오히려 매우 잘 나가고 있다.

그렇다면 저 기사는 인수설 문제보다는 왜 저런 기사가 실렸을까 하는 게 가장 중요한 부분이 아닐까 싶다. 참고로 그 기사를 쓴 분은 헤X드 경제에 art&아트 등의 예술/미술 부분 기사를 주로 쓰는 선임기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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