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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아이비 패션은 정말 대학 시절의 문화적 낭만화일까

by macrostar 2026. 10.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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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브스에 아이비 스타일이 다시 돌아왔다는 기사가 올라왔다(링크). 간단히 요약하자면 "첨단 기술의 새로운 세상은 외로운 곳이 될 수 있고, 그런 이유로 미래가 불확실하게 느껴지는 상황에서 과거에서 위안을 찾으려는 자연스러운 경향"이 있다는 거다. 정말 그럴까. 이 말은 그럴듯하게 들리기도 하지만 그런 과거는 어디까지나 미국인들에게나 있을 거다. 그것도 전부도 아닐거다.

 

기사에서 인터뷰 한 매튜 롱코어는 1970년대 생으로 1990년대에 예일 대학을 다녔다. 1990년대에 아이비 패션 같은 게 대세였을 리는 없겠지만 아무튼 부모든 교수든 영화든 누구든 보고 들은 게 있긴 할테고 그렇게 해서 아이비 스타일(링크)을 만들게 되었을거다. 게다가 과거에서 위안 같은 분석으로는 세계적인 유행 같은 것도 들여다 보기 어렵다. 최근 몇 년 간 랄프 로렌은 꽤나 근사한 컬렉션을 선보이고 있고 올해는 제이프레스, 토미힐피거, 제이크루 등등이 아이비, 프레피 기반의 대규모 패션쇼를 선보였다. 

 

왜 지금 아이비 패션이 유행일까 생각해 보면 일본에서 무척 좋아한다 - 그 덕분에 아이비, 프레피 패션 텀을 몇 번 거쳤다 - 최근 그게 정점을 향해 달리고 있다 - 그러다 보니 다시 원류로 향해간다 정도가 있겠고 이와 함께 해리 포터(정말 큰 영향이 있는걸까 궁금한데 찾아보면 꼭 나오긴 한다, 해리 포터는 오히려 다크 아카데미아 코어 같은 곳에 더 영향이 크고 아이비의 옷은 그저 재료로 사용될 뿐 아닌가)도 있고 미우미우도 있었다. 

 

그런 것들이 쌓여 지금을 만들고 있다. 즉 공급도 최고로 많고, 노출도 최고로 많고 그러다보면 선택의 폭도 넓어지기 마련이다. 어쨌든 아이비, 프레피는 유행을 하든 말든 누군가는 입고 있고 어디선가 지속된다. 그러다가 유행이 되면 덩치가 좀 커지고 유행이 끝나면 몇 개의 브랜드는 이 바닥을 떠나고 다른 패션을 찾아가고, 혹은 좁아진 시장 때문에 그만 두고(오히려 이쪽이 정말 좋아하고 있을 가능성이 더 크겠지만), 또 누군가는 스테디 팬들과 함께 다음 미래를 향해 나아간다. 그래봤자 랄프 로렌, 제이프레스, 브룩스 브라더스. 최근에 들어온 이름이어봤자 로잉 블레이저 정도인데 그분도 제이프레스에 가 있다. 시간이 쌓이고 있기 때문에 원류의 담이 점점 높아진다.

 

지금 시점에 아이비를 추억이나 기억, 노스탤지어와 엮는 게 좋은 접근으로 보이진 않는다. 간단히 말해 군대에 추억이 있고 위안을 받으려고 밀리터리 패션을 입는 게 아니다. 증오해도 입을 수 있다. 어부가 꿈이어서 피셔맨 스웨터를 입는 것도 아니고 벌목공에 환상을 가지고 있어서 필슨에 매키노 크루저를 사러 가는 것도 아니다. 맥락을 벗어나 있는 옷이라는 사물에는 여러가지 매력이 중첩되어 있고 그걸 발견하고 자신의 스타일 라이프에 써먹을 방법을 찾았다면 그걸로 된 거다.

 

옷이란 다양한 맥락 위에 놓여있기 마련이고 직접 설명하기 전에는 그 사람이 왜 그렇게 입고 있는지 추측이 불가능하다. 직접 설명할 이유도 없다. 그러므로 남이 무슨 소리를 하든 그 사람이 이미 지니고 있는 편견의 산물일 뿐이다. 하지만 원칙주의자, 원리주의자들은 쉽게도 이런 부분을 놓친다. 뭔가가 너무 좋거나 혹은 너무 싫거나, 자신의 머리 속에서 너무 쉽게 설명이 되는 거 같으면 언제나 다시 생각해 봐야 하는 거 같다. 물론 나도 툭하면 놓쳐서 나중에 민망해지는 경우가 많지만. 아무튼 어디까지나 그건 그거고, 이건 이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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