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블리오테크(Bibliotherk) 국내 첫 프리젠테이션을 보고 왔다. 디자이너 하타 류노스케(Hata Ryunosuke)의 브랜드로 ‘중립적이며 몽환적인 인간상’을 테마로 구조적인 테일러링과 섬세한 소재 연구를 통해 잠재된 감정을 의복으로 표현하는 브랜드라는 설명이다. 독일 전통 워크웨어와 밀리터리 디테일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미학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Infinity/finity 크게 두 가지 방향을 가지고 있는데 우선 인피니티는 전통적인 기술과 노하우를 기반으로, 현재와 미래로 확장되는 가능성을 상징합니다. 일본 현지 방직 공장과 장인들의 기술을 바탕으로 제작된 텍스타일은 다양한 직조 기법과 염색, 마감 공정을 통해 시간이 흐를수록 깊어지는 색감과 질감을 완성한다. 피니티는 일본 및 해외 공장에서 남겨진 데드스탁 원단을 활용해 한정 수량의 의류를 제작하는 방식이다.
전체적으로 볼륨이 크지 않은 심플한 컬렉션을 기반으로 하지만 전반적으로 변주가 많다. 즉 하나의 옷을 인피니티에서도 여러 소재로 만들고 피니티에서도 만든 걸 볼 수 있다. 여기에 몰스킨에 테이핑 안감을 붙인다든가, 만들 수 있는 가장 두꺼운 리넨 직물로 옷을 만든다든가, 낯선 타입의 데님으로 봄버를 만든다든가 하는 흥미로운 실험적 옷이 많다. 워크웨어 류가 보통 그렇듯 사진으로 봤을 때는 그다지 달라보이지 않는 옷들이 조금씩 다른 방식으로, 그것도 꽤 난도도 높고 퀄리티도 높은 방식으로 만들어져 있다. 사진으로는 알 수 없는 부분이 많고, 보는 사람보다는 입는 사람의 즐거움을 생각하고 있다.
거친 작업의 흔적, 과거와 현재를 섞은 콘셉트는 놓여 있던 카탈로그에도 반영되어 있다.

카탈로그는 그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책 위에 이번 시즌 사진을 놓고 재인쇄를 해서 과거와 현재를 연결한다.
단추를 숨기고 있는 옷이 많았는데 이번 시즌의 의도에 포함되어 있는지 약간 궁금했다. 지퍼를 고르는 취향은 반짝거리는 게 많아서 옷의 전반적인 분위기를 보면 좀 아쉽지 않나 싶기도 했지만 그런 대조를 의도하고 있다는 건 분명해 보였다. 어쨌든 옷들은 이미 낡아있는 것들과 아직 낡지 않은 것들이 섞여 있고 그런 것들이 한데 모여 각자의 노화를 향해 달려갈 거다. 소재 성분이 궁금했지만 거의 다 샘플이라 태그가 없어서 확인하기는 어려웠다.
이번 비블리오테크도 그렇지만 요새 옷들이 디테일 완성도가 대단히 높아지고 있는 것 같다. 새것의 어색한 빳빳함도 헌것의 무력한 후줄근함도 없는 미묘한 지점에 정확히 착지하고 있다. 그런 것들을 관리의 영역 안에 둔다는 건 대단한 것 같다.
2026.01.24 (토) - 01.25 (일) 13:00 - 20:00
서울시 영등포구 문래동 1가 91
여기서 하고 있다. 근처에 모이치라는 빈티지 매장(링크)도 꽤 재미있으니 겸사겸사 확인해 보는 것도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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