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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저런 이야기, 책에 대해서

by macrostar 2024. 7.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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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쓴 몇 권의 책을 어떻게 읽으면 좋을까 = 내 책으로 무엇을 얻을 수 있을까, 이런 생각을 좀 했는데 사실 이런 건 책을 많이 내고 중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사람이 하는 일이겠지만 그래도 소수에게라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까지 이르게 되었으므로 이에 대한 이야기. 

 

패션이라는 게 멋지고 시크하고 패셔너블하고 이런 걸 추구할 수도 있고, 혹은 머리는 작아 보이고 다리는 길어보이고 등등 소위 단점 커버에 쓰일 수도 있고, 자신감 넘쳐 보인다든가 부자처럼 보인다든가 전문가처럼 보인다든가 이런 식으로도 쓰일 수 있고 등등의 역할을 한다.

 

이에 대한 이야기를 먼저 하자면 우선 맨 앞 멋지고 시크하고는 이게 사람마다, 시대마다, 지역마다 다르기 마련이고 또한 각개화 진행 속도가 점점 더 빨라지고 있다. 즉 추구하는 바가 다들 다르고(이 역시 집단적이긴 하다), 그 간극이 점점 커지고 있다. 예컨대 아주 옛날처럼 실크 옷은 무조건 비싸고 좋은 것 식의 일률적 기준이 희미해진다. SNS의 기운을 빌린 트렌드의 집중력이 커지고 있긴 한데 예를 들어 자전거, 클라이밍, 캠핑, 서핑 피플 등의 취향 얼개와는 다른 형태가 될 수 밖에 없다. 그러므로 무목적의 오직 패션 중심의 트렌드 지향은 점점 더 부질없어 보이는 게 사실이다. 유행을 쫒는 득이라면 감가상각이 느리게 되고 심지어 프리미엄이 붙기도 하고, 현금화가 빠르다는 건데 너무 열심히 살아야 한다. 이런 분야에서는 약간 손해봐도 삶의 여유를 가지는 게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두 번째는 역시 사회적인 기준이고 게다가 타고난 모습 가지고 이게 멋지다느니 별로라느니 이런 건 접근 방식 자체가 별로다. 애초에 멋지지 않아. 다들 바디 포지티브 하면 좋겠고 그렇게 바라보는 구시대적인 편협한 눈을 배격하고 배제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이 이야기는 일상복 탐구에 살짝 나오긴 한다.

 

마지막은 약간 효과가 있는 이야기이긴 하다. 옷은 어쨌든 사회적 시그널을 보내기 때문에 평균적인 판단 기준이 있다면 요식 행위에 그에 맞추는 건 나쁘진 않다. 물론 이게 정말인가에는 의심의 여지가 크다. 예컨대 이건 받아들이는 이의 문제인데 어떤 옷을 입고 있기 때문에 자신감 넘쳐 보이는 군, 이건 좀 이상하거나 판단 기준이 괜찮은건가 싶다. 또한 부자처럼 보이고 싶은 건 사기꾼 말고 동기가 있나 싶기도 하고. 그래도 뭐 시그널을 조작할 수 있다는 게 패션의 흥미로운 기능 중 하나인 건 분명하다.

 

이야기가 길어졌는데 패션에 이런 역할이 있긴 한데 이거 말고도 재미있는 게 많다는 게 내가 쓰고 있는 이야기고 그중에서도 옷이나 패션이라는 게 자체가 재미있다라는 게 중심 테마 중 하나다. 예컨대 옷이 이러이러해서 재미있다는 이야기는 레플리카 같은 책에서 하고, 패션이 이러이러해서 재미있다는 이야기는 패션 vs 패션이나 패션의 시대에서 하고 있다.

 

 

살짝 요약하면 패션 vs 패션과 패션의 시대는 시대상으로 이어지고, 일상복 탐구와 패션의 시대는 최근 변화한 새로운 기준에 빗댄 옷과 패션의 이야기다. 이런 생각을 가지고 읽어주시면 조금 더 재미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아메토라 이야기를 잠깐 해보자면 이 책은 상당히 이상한 이야기다. 이렇게 하기도 하나?와 이게 이렇게 되네가 결합되어 있다. 사실 재미있긴 한데 왜들 저러지 싶기는 하다. 하지만 그게 강력한 미래를 만들어 냈다. 이런 점에서 옷, 패션을 가지고 이렇게도 하네 싶은 이야기를 이 책에서 볼 수 있다. 

 

더 흥미로운 점은 이런 식으로 패션이 서브컬쳐에서 강력한 줄기를 만들어 낸 곳이 일본과 영국 정도라는 거다. 프랑스는 이렇게 한정하기에는 뭔가 획일적이지가 않고 미국은 유행은 있지만 각자도생의 성격이 지나치게 강하다. 즉 필슨을 입은 벌목공과 쇼트를 입은 카페레이서와 디키즈를 입은 치카노 등이 서로 상관하지 않고 공존한다. 이런 점에서 영국의 이야기도 재미있는데 Dick Hebdige의 서브컬쳐 같은 걸 읽어볼 만 하다. 혹시 이 책의 번역서를 낼 생각이 있으시다면 문의 요망. 오피셜 프레피 핸드북 번역도 하고 싶습니다. 결론은 연락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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