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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쿠냐 털 가격은 왜 낮아지는가

by macrostar 2024. 7.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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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달 전 블룸버그가 로로피아나의 제품 가격은 그렇게 비싼 데 왜 페루의 비쿠냐 털 가격은 낮아지고 있냐는 유튜브 영상을 내보낸 적이 있다. 로로피아나는 캐시미어는 몽골에서, 비쿠냐는 페루에서 조달하고 있다. 사실 1차 원재료 가격과 최종 상품 간의 가격 간의 관계는 그렇게 크지는 않다. 스마트폰의 재료를 플라스틱과 금속 같은 걸로 나누면 과연 얼마나 될까. 스테인리스 스틸의 가격 추이와 롤렉스 시계 가격 사이의 관계는 어떨까. 

 

하지만 그 중간에 아주 많은 것들이 들어간다. 비쿠냐 털과 로로피아나의 스웨터 사이도 컴퓨터 정도는 아니어도 뭔가 다른 것들이 아주 많이 들어간다. 진짜 다이아몬드가 들어간 조악한 반지보다 샤넬의 은반지가 더 비싼 일은 얼마든지 일어난다. 그럼에도 로로피아나의 스웨터 가격은 오르는 데 비해 비쿠냐 털 가격은 지나치게 낮아지고 있다면 어딘가 문제가 있는 거다. 이런 문제는 로로피아나에만 있는 것도 아니다. 에르메스와 악어 가죽 가격 사이의 문제가 대두된 적도 있는데 이런 일은 계속 발생한다.

 

 

페루 루카나스의 비쿠냐 털 가격 추이.

 

 

 

내용에서는 낮은 가격이 초래한 페루 루카나스 지역의 현실에 주목하느라 초점이 약간 흐려지고 있는데(물론 사람들의 관심을 이끌기 위해서는 효과적이다) 결국 비쿠냐에 대한 로로피아나의 독점에 가까운 장악력, 로로피아나와 페루 루카나스 비쿠냐 커뮤니티 사이의 협상력 차이가 가장 큰 원인이 된다. 

 

그렇다면 해결 방법은 뭐가 있을까. 위 영상에서 제시하는 것 중 하나는 페루 현지의 비쿠냐 제품 경쟁력의 상승이다. 하지만 이건 사실 당장은 불가능한 목표다. 로로피아나도 어떻게 운좋게 얻어걸려서 코트를 3만 불에 팔고 있는 게 아니다. 사람들이 납득을 하고 그 정도 비용을 지불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아주 많은 투자와 경험이 필요하다. 그렇지만 비쿠냐는 매우 좋은 소재임은 분명하고 상품군을 꾸준히 늘려가며 홍보를 해나간다면 어느 정도 대안이 될 수는 있다. 

 

그리고 여기에는 페루 정부의 지원이 필수적이다. 사실 협상 그 자체에도 페루 정부의 적절한 조치가 필요하다. 납득할 만한 가격을 받아 내는 건 루카나스의 커뮤니티 능력 만으로는 부족하다. 하지만 위 영상에도 나오듯이 페루 정부는 큰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사실 이 문제는 해결이 쉽지 않지만 어떻게든 세상에 이런 소식이 더 많이 퍼지고, 그게 루카나스 지역 주민의 협상력 상승에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 정도다. 이런 이슈는 결국 관심의 크기에 영향을 받는다. 참고로 비쿠냐는 너무 귀엽지만 번식 기간에 수컷들끼리 너무 싸워서 가축화가 불가능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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