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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aged Whisky (화이트 위스키)

by macrostar 2011. 9.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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뜬금없는 술 이야기.

 

군대를 다녀온 다음에 식성이 조금 바뀌었는데 그 중에 하나가 술이다. 우선 전반적으로 음주량 자체가 줄어들었다. 그리고 이 전에는 단맛이 많이 도는 술(곡주, 와인, 브랜디, 꼬냑 등등)만 못 마셨는데 이와 더불어 무색 투명한 술들(소주, 보드카 등등)도 잘 못 마시게 되었다. 뭐, 사실 못 먹는 건 아니다. 없는데 굳이 가져다 마시지는 않는다는 거다.

 

이러면 뭐가 남냐 싶은데 남는 게 있다. 맥주와 위스키다. 이것만 가지고도 충분히 다양하다. 그러다가 얼마 전에 이런 사진을 봤다.

 

 

이 새하얀 것든 과연 무엇인가, 대체 뭔데 아래에 White Whisky라고 써있는 건가 궁금해서 좀 찾아보았다. 소위 화이트 위스키, 혹은 Unaged 위스키라고 불리는 술이다.

 

 

 

 

 

위스키라는 건 주로 보리, malted 보리, 호밀, malted 호밀, 밀, 옥수수 같은 곡물들을 원료로 만든다. 하나로만 만드는 건 싱글 그레인이고 보통은 몇가지를 섞어 회사의 아이덴터티가 만들어진다. 그리고 이걸 오크 통 속에 넣어 숙성시킨다. 스코티시나 아이리쉬 모두 3년 이하 숙성분은 위스키라고 할 수 없으므로 판매도 금지되어 있다.

 

이 와중에 위스키는 오크통 안에서 숙성되며 호박색 위스키로서 완성된다. 하지만 미국식 화이트 위스키에는 두가지 길이 있다.

 

 

 

 

 

우선 미국에는 콘 위스키라는 게 있다. 보통 Corn Liquor 혹은 Corn Squeezin's라고 불린다. 들어간 곡식의 80% 이상이 옥수수여야 Corn Liquor다. 이건 숙성을 할 필요가 없다. 하는 경우도 있는데 그래도 6개월 이하다.

 

 

Georgia Moon이라는 콘 위스키. 정말 매니악하게 생겼다. 30일 이하로 숙성되어 있고 750ml에 12불 밖에 하지 않는다. 시음기에 따르면 옥수수 향이 나고 매우 시다고(링크). 어떤 맛이 나는 건지 전혀 감이 안 잡힌다.

 

이와 다르게 미국산 위스키로 버번(테네시안 위스키)이 또 있다. 얘네는 옥수수가 51% 이상이면 된다.

 

 

 

 

 

어쨋든. 아일랜드 위스키도 unaged 상태가 있다. 알콜 78% 정도로 'new-make spirit'이라고 불린다. 이건 위에서 말한대로 위스키라고 이름을 붙일 수 없기 때문에 사다 먹을 순 없고, 위스키 공장에 아는 사람이 있다면 먹어볼 수 있을 거다. 스코틀랜드와 아일랜드에서는 안되지만 미국에서는 이 상태로 화이트 위스키를 만든다.

 

숙성되기 전 new make spirit 상태에 각종 향(캐러멜, 바닐라 등등)을 집어넣은 것도 있고, 콘 리커도 있다. 콘 리커의 경우에 White Dog, White Light'ng, Moonshine이라고 불린다.

 

맨 위 사진 Death's Door White Whisky의 경우 워싱턴 아일랜드 밀 80에 위스콘신산 몰트 보리 20으로 만들어진다. 이걸 두번 증류해 80% 알콜로 만든 다음 스테인리스 스틸 통에 넣어뒀다가 미네소타산 오크통 안에서 마무리한다. 이중 증류에서 바닐라, 초콜렛, 건포도, 다크 체리 향이 들어간다.

 

이 부분이 생긴게 거의 똑같은 보드카와의 큰 차이인데 보드카는 재료들을 배니싱 포인트까지 몰아가며 정제시키는데, 화이트 위스키는 의도적으로 향을 집어넣는다.

 

 

 

 

 

아직 White Whisky라는 항목이 위키피디아에는 등록되지 않았지만 이런 새로운 길을 걷는 회사들이 미국에 몇 있다.

 

 

Death's Door를 비롯해 Houses Spirits, Chasing the House Dog, Nopa 같은 곳들이다.

 

관심있다면 아래 기사들을 참조할 만 하다.

 

http://www.nytimes.com/2010/05/05/dining/05white.html?pagewanted=all

http://tmagazine.blogs.nytimes.com/2010/01/27/case-study-white-dogs-day/

http://gearpatrol.com/blog/2011/08/25/tasting-notes-deaths-door-white-whisky/

 

 

PS) 솔직히 White Dog이 명확히 뭘 의미하는 지(Corn Whisky 만인지, 아니면 Unaged된 Wheat Whisky도 되는 건지) 잘 모르겠다. 이제 막 역사가 시작된 새로운 위스키라 그런지 찾는 곳들마다 말이 조금씩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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