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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

막스 마라와 Women's Land Army

by macrostar 2023. 9.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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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야기는 앞의 필슨과 CCC 이야기(링크)와 함께 보면 더 재미있을 거 같다. 막스 마라와 필슨은 울을 잘 다루는 것 외에는 스텝이 겹치는 경우가 거의 없었겠지만 이렇게 한 시대에 비슷한 지점을 바라보는 일이 생기기도 한다. 이와 함께 최근의 몇몇 브랜드들이 무슨 생각을 하고 어디를 바라보고 있는지 가늠해 볼 수도 있다.

 

 

Women's Land Army(WLA)도 여러 이름으로 번역되는 데 농업 지원 부인회 정도가 적당한 거 같다. 20세기 초 영국은 식량의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었는데 전쟁이 발발하자 농업을 하던 남성들이 군에 들어가게 되었고 여성을 새로운 노동 인력으로 공급하기 위해 1917년 WLA가 만들어졌다. 1차 대전이 끝나고 해체되었는데 2차 대전이 발발하면서 다시 조직이 된다. 1939년 다시 조직되었을 때는 자원이었는데 1941년부터 징집도 가능해진다. 1944년 최고조일 때는 8만명 이상의 여성이 복무했는데 이들을 Land Lady라고 불렀다.

 

막스 마라의 2024 SS 컬렉션은 바로 랜드 레이디에서 영감을 받은 컬렉션이다. 복각과 트리뷰트로 보다 직접적인 필슨의 CCC에 비해 하이 패션이라 원래의 룩에서 많은 변형이 가미되었지만 원래의 이미지를 열심히 살리고 있다. 목가적인 풍경을 바탕으로 대도시를 살아가는 여성들과 가드닝에 열광하는 현대인을 위해 막스마라의 스타일로 새로운 트렌드의 랜드 걸을 제안하는 식이다. 결론적으로는 밀리터리 + 워크웨어 기반의 막스 마라 컬렉션이 되었다.

 

 

이에 더불어 영국 시싱허스트에 있는 색빌웨스트의 정원에서 영감을 받아 베이지색 바탕에 세련된 블랙 컬러의 만개한 꽃을 그려낸 다채로운 프린트의 룩도 포함되어 있다.

 

확실히 자연과 생산 그리고 군대. 2024년의 패션 세상에서 이 세 개의 개념이 만들어 내는 변주들을 유심히 바라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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