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행은 피곤하다.
매대에서만 구입하는 것도 생각이 없는 건 마찬가지다.
유행에 맞춰 춤을 추지 않기로 결정한다면 일단 적당한 방향을 설정해야 한다. 이렇게 자기만의 시그니처 스타일을 만들어 간다.
자아를 중심에 놓고 봤을 때 세 가지가 있다 :
나를 더 강화
나를 더 약화
아무 생각 없음
직업적으로 봤을 때도 몇 가지가 있다 :
일에 딱 맞는 옷을 입는다
전혀 관련없는 옷을 입어 심신을 리프레시한다
불편하면 불편한대로 딱 맞으면 딱 맞는데로 일희일비한다
전략적 결정은 옷 위에서만 의미가 있다.
남이 어떻게 볼 지는 모른다. 타인의 생각을 조절할 수 있다는 건 관두는 게 낫다. 그러므로 위 여러 방향은 모두 자기 자신을 설득하는 방식이다.
패션을 감상, 구경의 대상으로 만드는 것도 중요한 방법이다. 보라고 만든 옷은 입을 수도 있다는 이중성 때문에 가치판단을 혼돈에 빠지게 한다. 이 티셔츠는 왜 이렇게 비싼가, 이 코트는 세탁이 가능한건가 같은 의문은 의미가 없다. 사지 말라는가보다, 입지 말라는가보다라고 생각하는 게 훨씬 빠른 길이다.
그럼 왜 만들었을까. 일용할 양식을 만들다 보니 생긴 잉여의 결과물, 생각 과잉의 결과물이다. 낭비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인류 문명은 낭비 속에서 꽃을 피워왔다.
패션의 주요 특징 중 하나는 생각을 증폭시키는 점이다. 즉 과잉수요와 과잉공급을 만들고 뭐든지 넘쳐나게 일종의 뇌절을 한다. 이건 이용해 먹기 좋은 도구다. 위에서 말한 강화나 약화, 적절함과 리프레시 혹은 일희일비 모두 옷에 의해 더욱 강화되거나 더욱 약화된다. 이 옷을 입으니 힘이 나는 거 같다! 다 그런 이야기다.
이런 생각에 기반해 몇 가지 스타일링 방식을 고려해 볼 수 있다. 하지만 이건 옷 이야기가 아니게 된다. 왜냐하면 일에 딱 맞는 옷을 입는다에서 일이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이고 딱 맞는도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일에 딱 맞는 옷이란 어떻게 결정되는가 하는 프레임의 문제다.
이하 언젠가 다음 시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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