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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괴상한 예술 패션

by macrostar 2023. 6.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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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혜진 유튜브에 극한직업 모델편이라는 걸 하고 있길래 봤다(링크). 괴상한 옷, 입으라고 만든 건 아닌 옷에 대한 이야기가 있었는데 한혜진의 경우 기본적으로는 하지 않지만 거부하기엔 너무 큰 돈... 의 경우 입는다고 한다. 이상한 옷, 노출이 심한 옷을 입으면 돈을 더주거나 뭐가 있을까 궁금하긴 한데 아무래도 케바케겠지.

 

 

위 사진은 올해 초 빅터 앤 롤프 오트쿠튀르. 아무튼 패션쇼에는 저걸 입으라고 만든거냐 싶은 옷이 심심찮게 나온다. 이유는 여러가지를 생각해 볼 수 있을텐데 디자이너가 예술혼이 불탔든가, 어그로를 끌고 싶었다든가, 뭔가 젠체를 하고 싶었다든가 그런 이유가 있을 거 같다. 하지만 예술혼이 불타봤자 전업 예술가도 아니고 팔아야 하는 제품 사이에 껴넣는 '작업'이기 때문에 한계가 뚜렷하다. 예술적인 패션, 패션 예술 이런 거면 몰라도 예술사에 본격적인 흔적을 남기기는 어려울 거다. 이 셋은 옷만 가지고 구분하기 어렵다. 예술을 열망하지만 잘 못하는 사람도 많고, 전혀 예술은 생각하지 않는데 뭔가 영향력있고 그럴 듯한 걸 만드는 경우도 많다.

 

결국 디자이너의 자기 만족의 일종이긴 하고 보는 사람도 그냥 옷 카탈로그는 아니네 하는 정도의 생각을 할 거 같다. 거기에 껴넣기 노출은 분명히 있다. 수가 낮지만 인기가 있다. 그건 패션쇼를 올리는 유튜브 채널의 썸네일과 조회수만 차이만 봐도 대강 알 수 있다. 뭐 거기서 성적 만족을 느낀다기 보다 금지된 척 하는 걸 예술로 승화하는 척 하며 현대 패션은 이런 거지 하는 척하는 흥미 요소 내러티브 정도가 아닐까 생각한다.

 

사실 이렇게 약간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긴 하지만 그렇다고 그냥 평범한 옷만 나오면 역시 재미가 없다. 이번 퍼렐 윌리엄스의 루이 비통 남성복 패션쇼를 보고 있으면 퍼렐 윌리엄스 옷장에 있는 옷에 LV 로고 붙여서 줄줄이 나오는 거 같은 게 꼭 자기가 입고 다니는 옷을 패션쇼 위에 올렸다. 자기 취향과 옷장을 보이는 데 굳이 품을 그렇게 들일 필요가 있을까 의문이 들고 무엇보다 별로 재미가 없다.

 

아무래도 뭔가 이상하거나 압도적인 게 이미 알던 것과 다르다는 아우라를 만들고 그게 패션 고유의 두근거림을 만들지 않나 싶다. 그리고 그런 것들이 기존 일상의 옷과 차이를 만들고 우리의 상상력이 넘어야 할 게 무엇인지를 알려준다. 그런 점에서 괴상한 옷에 사실 그렇게 부정적이진 않다. 재밌거나 멋지거나 하길 바랄 뿐이다. 흔하디 흔한 시스루 룩, 아방가르드 룩 같은 걸로 어그로 끌려는 건 퍼렐 옷장 구경하는 것보다 더 시시하다. 

 

 

괴상함의 정도도 이 정도가 되면 뭐라 할 말이 없기는 하다. 무슨 말을 하려고 하든 입을 떼자마자 릭 오웬스가 뭐 그래서 어쩌라고 그럴 거 같다. 위 사진은 릭 오웬스의 2015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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