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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의 즐거움

버버리 발마칸 곤충색

by macrostar 2023. 3.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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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나온 버버리 싱글 트렌치 코트, 스탠 칼라 코트, 발마칸 코트 등으로 부르는 코튼 코트를 뒤적거리다 보면(캠든 카 코트가 같은 건지는 잘 모르겠다, 버버리에 대해 아는 게 많지 않음) 가장 많이들 찾는 건 베이지 색이 아닐까 싶다. 버버리에서는 원래 뭐라고 부르는 지 모르겠는데 요새 찾아보면 허니라고 적혀 있는 게 밝은 카멜 느낌으로 가장 비슷한 거 같다. 카키라고 할 수도 있을 거 같다. 북 아프리카 사막색...

 

 

그 다음은 크림. 빈티지에 커다란 코트는 아무래도 밝은 게 인상을 그나마 너저분하게 만들지 않을 거 같다. 봄 햇빛 아래서 휘적휘적 거리기에 이런 색이 잘 맞지. 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게 이 계열일 거 같고 이외에 네이비도 있다. 아우터는 어쨌든 어두운 게 활용도가 높다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 경우 대안은 네이비다. 그러므로 보통 구입한다면 베이지, 그 다음은 네이비 정도의 순이 아닐까. 

 

그리고 나서 보면 또 다른 게 몇 가지 있다. 이게 하나인지 몇 가지인지 잘 모르겠는데 브라운, 그린, 올리브, 올리비 그린, 초크 그린 등을 찾으면 다들 얼추 비슷한 색이 나온다. 브라운 톤 같은 데 빛을 받거나 하면 초록이 보인다.

 

 

이 색을 검색해서 찾으려면 엉망진창이다. 베이지와 네이비가 아닌 컬러 이름을 검색하면 거의 이런 걸 보게 되는 거 같다. 90년대 버버리 발마칸 수요가 아마도 가장 많은 거 같은 일본 쪽에서는 玉虫色을 검색하면 이걸 볼 수 있다. 위키피디아를 찾아보면(링크) 이런 게 옥충이라고 한다.

 

 

야마토 타마무시 뭐 이런 이름인 거 같은데 빛의 간섭에 의해 금녹색에서 금자색으로 변화하는 염색이나 직색을 말한다고 번역기 돌리면 적혀있다. 저 위에 나오는 코트와 같은 이야기다. 이런 의미에서 시작해 모호함을 뜻하는 단어로들 쓰는 거 같다. 정작 저 벌레의 색은 虫襖 혹은 虫青이라고 따로 있는 듯 하다.

 

아무튼 저런 색을 왜 만들었을까. 몇 가지 안되는 색 중에 저게 기본 색 중 하나가 된 이유가 궁금한데 모르겠다. 초록색은 작업복 기반 옷의 기본 컬러이긴 한데 바버도 깊은 그린톤이 기본이다. 풍뎅이가 많나... 사람이 저런 거 입는다고 풍뎅이로 보이나... 위장의 효과가 있나... 여러가지로 궁금하다. 원래는 그저 위장색으로 많은 올리브를 만들고 싶었는데 저렇게 밖에 안 나온 걸까. 저 색은 원래 저럴까 싶어도 M65 같은 옷은 저런 기미가 없다. 올리브 드랩은 저것보다 더 초록색이긴 하다. 

 

그리고 이걸 보다가 생각이 난 흥미로운 점은 버버리, 아쿠아스큐텀, 매킨토시, 바버 빈티지에 블랙 아우터는 거의 없다는 거다. 쓰는 데가 있는 색이니 따로 빼놓은 걸까 싶다. 바버 여성복 디자이너 인터뷰를 본 적이 있는데 바버에 처음 여성복 라인을 만들 때 블랙 아우터가 하나도 없어서 놀랐다 뭐 이런 이야기를 했었다. 블랙은 위장의 색은 아니지. 하지만 바버 인터내셔널의 A7은 기본이 블랙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문득 드는데...

 

어쨌든 저 벌레색 하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과 저런 게 있으면 그렇찮아도 우중충한 옷장이 더 칙칙해지겠지 하는 생각이 교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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