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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의 즐거움

M-43 라이너 자켓 이야기

by macrostar 2023. 3.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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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43 라이너라는 약간 이상한 옷이 있다는 건 알고 있었는데 어느날 로스트 월드에서 비슷하게 생긴 게 나온 게 있는 걸 보고 구입했었다. 로스트 월드는 밀리터리 가죽 옷 복각으로 유명하긴 한데 피코트 등 옷을 내놓기도 한다. 그리고 일본 쪽과 연계해서 나온 것들이 또 있다. 라이센스인지 뭔지는 모르겠는데 역시 미국 제조에 일본 라벨이 달려있다. 아무튼 여기에서 M-43 라이너를 꽤 여러가지 컬러(라고 해도 올리브, 브라운 등 비스무리한 밀리터리 분위기의 색들) 리버서블 아우터로 개조해 발매를 했었다. 구입해 놓고 시간이 꽤 흐른 거 같은 데 집에서만 입어봤다... 약간 쌀쌀한 봄, 가을에 입을 아우터이긴 함.

 

 

일단 로스트 월드의 라이너 재킷 이야기를 해보자면 겉감은 18온스 코튼, 안에는 얇은 나일론에 충전재가 살짝 들어있는 형태다. 안감은 꽤 부드러운 재질로 미국 야상 내피의 그 재질을 생각하면 된다. 이걸 뒤집어 입을 수가 있는데 그러면 18온스 코튼이 안감이 된다. 무식하게 뻣뻣해서 약간 말이 안됨... 굳이 왜 그래야 하는 건지 알 수가 없다. 저 U자형 단추 고리가 양쪽에 모두 붙어 있고 단추도 양면에 모두 붙어 있어서 뒤집어서 사용을 할 수 있다. 원 소스 멀티 유즈 같은 연구는 없음. 뒤집어서도 입을 수 있으려면 모두 다 붙이면 된다는 식의 목적을 향한 직진이다. 하지만 상당히 거슬림. 오리지널 M-43 라이너를 본 적이 없기 때문에 이런 게 라이너일 리가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다시 M-43 라이너 이야기로 돌아오자면 말 그대로 M-43 필드 자켓에 라이너로 입는 옷이다. 아주 짧은 시간 나왔고 라이너가 필요한가, 어떻게 생겨야 하는가를 두고 약간의 대립이 있었나 보다. 여기(링크)에서 약간 자세한 내용을 읽을 수 있는데 여차저차한 대립 속에서 M-43 라이너가 나오게 되었다.

 

 

이게 미군 발행 M-43 라이너. 적혀 있기로는 겉감은 포플린 코튼이고 안에는 파일 라이너가 붙어 있다. 포플린이면 부드러울 테니 라이너로 활용이 약간 이해가 간다. 이렇게 보면 로스트 월드의 과격한 재해석이 꽤 재미있다. 그렇다고 해도 이 옷은 라이너라기 보다는 M-43 필드 재킷 대신 입는 가벼운 옷 정도로 더 많이 활용된 거 같다.

 

이 옷의 자세한 사항에 대한 정리가 위 링크의 블로그 정도 밖에 없기는 한데 여기에 의하면 이 옷은 3종류가 있다. 가장 먼저 나온 368A, 그 다음에 나온 368B(이건 안에 파일을 트윌 코튼으로 덮어 놨다), 마지막으로 368A처럼 안에 따로 커버 없이 파일이 붙어 있고 라벨이 다른 버전. 실용적인 면을 보자면 안감을 덮어 놓은 368B가 낫지 않을까 싶다. 보아 옷을 좋아하지 않음. 안감이 보아면 털 속에 뭔가 살 거 같은 느낌이 사라지지 않고, 겉감이 보아면 비 올 때 그 속에 물이 고이게 된다. 둘 다 짜증남.

 

  

이것은 아마도 실착용 사진. 거의 볼 수가 없는데 리얼 맥코이의 복각 버전 소개에 올라와 있다(링크). 리얼 맥코이의 복각 M-43 라이너 코튼 패브릭에 내부 파일은 알파카, 시보리는 울로 만들어 진 꽤 호화로운 사양이다. 그런만큼 가격이 645불이나 한다. 

 

 

이렇게 M-43 라이너 혹은 자켓, 필드, 파일, O.D라는 이름으로 부르는 이 옷은 이 즈음 등장한 아이젠하워 자켓에 밀려나게 되었다. 아이젠하워 자켓은 단독 착용 혹은 M-43 필드 자켓의 보온용 내피로 입을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고 한다. 이게 소재가 18온스 울 서지라는 데 설마 그래서 18온스 코튼인가!

 

 

 

이 파일 라이너 재킷은 흔하진 않은데 비싼 건 리얼 맥코이, 싼 건 YMCK LY, 휴스턴 등등 여러 곳에서 나온다. 페로즈, 웨어하우스 같은 브랜드에서도 나온 적이 있다. 페로즈는 2020년에 나왔네. 이것도 안감 파일이 80% 울에 20% 알파카다. 덱 자켓도 그렇지만 울과 알파카는 파일 종류 옷을 비싼 옷으로 탈바꿈시키는 좋은 방법이다. 어쨌든 미군 밀리터리 복각은 안 한 게 거의 없으니까 다들 뒤적거리며 레어템을 찾고 있는 건가 싶기도 하다. 

 

다시 로스트 월드 이야기로 돌아가자면 거슬리는 데가 꽤 많긴 하지만 아주 튼튼한 아우터이다. 라이너로 입어보려고 M-65 필드 재킷이나 M-65 피시테일 등에 시도를 해 봤지만 모두 비추. 그냥 뒤집어 입지도 말고 덕 코튼이 바깥면이 되도록 단독 착용하는 게 제일 나은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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