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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키 에어포스 AS 기록

by macrostar 2023. 1.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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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 오래 전 일인데 보통 구두를 자주 신고 운동화는 금강제화 스프리스 시절의 컨버스나 아디다스를 주로 신고 다니던 시절 나이키 에어포스를 산 적이 있다. 검흰이었던 걸로 기억하는 데 아무튼 기적적으로 편했던 그 신발을 1년 내내 눈이 오나 비가 내리나 덥거나 춥거나 신고 다녔다. 그렇게 신고 다니다 보니 뒤축에 구멍이 나고 무너지면서 결국 버렸던 기억이 있다.

 

당시 경험으로 몇 가지 생활 방식 변경이 있었는데 일단 구두 주걱을 반드시 쓴다. 집에서 신을 때는 반드시 쓰고 밖에서 벗을 일이 있을 때는 귀찮아서 안 할 때가 많기는 하지만 가방에 휴대용 구두 주걱이 꼭 들어있다. 그리고 운동화는 적어도 두 개를 돌아가면서 신는다. 당시에는 하나를 줄창 신다가 더이상 신을 수 없을 때 다른 걸 사고는 했었는데 둘, 셋을 돌아가면서 신는 게 수명을 훨씬 늘린다. 그리고 비올 때 신는 신발도 따로 하나 지정해 놓는 게 좋다. 이 부분은 책 일상복 탐구(링크)에서도 말한 적이 있는데 신발 뿐만 아니라 옷 전반에 적용된다. 요즘은 뭐... 순번을 기다리는 신발이 너무 많은 상황이라 이 부분은 문제가 없다. 그럼에도 최근 폐기한 신발을 기억해 보면 컨버스는 밑창이 떨어져 나가서 버렸고 아식스는 뒤축이 거의 무너졌다.

 

아무튼 에어포스에 대해 매우 좋은 기억 - 최고로 편하다 - 이 있지만 이후 한동안 왠지 다시 나이키를 신는 일이 없었는데 2021년에 문득 생각이 나 구입을 했다. 퍼스트 유즈인가, 카툰 형태의 나이키 스우시에 두 겹 신발 끈 등 근래 콜라보에서 얻은 소득을 마구 투영시켜 복잡한 레이어를 만들어 낸 꽤 수상한 분위기의 에어포스다. 살 때는 별 생각 없었는데 이거 신은 사람을 꽤 자주 본다. 며칠 전에도 맘스터치에서 똑같은 모델을 신은 분을 봤음. 물론 올백을 훨씬 많이 봤겠지만 그 정도로 보편적인 건 기억에 잘 남지 않은 걸 수도 있다.

 

 

너무 오래 전 기억이라 정확하진 않은데 착용감이 좀 다르다. 예전의 그 편안함의 굉장한 느낌은 없다. 볼이 좁아진 거 같기도 하고 내 발이 넓어진 거 같기도 하고. 그리고 예전에는 넙적한 인상이 강했는데 약간 얄쌍한 곡선이다. 약간 불편한 점은 저 두 줄 끈. 사카이 콜라보의 패션이라지만 꽤 불편하다. 두 줄 겹침의 밀도감을 만들고 싶었다면 끈 묶는 부분을 그에 맞게 개선했어야 한다.

 

어쨌든 몇 년 만의 에어포스냐 하면서 또 열심히 신고 다녔더니 역시나 예전의 그 증상, 뒤축 구멍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건 나이키 만의 문제는 아니고 줄창 신고 다니면 부드러운 뒤축이라는 숙명을 가진 모든 운동화에서 나타날 수 밖에 없기는 한데 상당히 빨리 조짐을 보인 게 아닌가 싶다. 그리고 한 쪽만 먼저 난 걸 보면 걷는 습관, 발 모양, 사이즈, 자세 등등 여러 영향이 있을 거 같다. 이렇게 구멍이 났는데 예전에는 그냥 방치하다가 결국 버렸지만 이번에는 대책을 좀 세워보기로 하고 AS를 맡겨 봤다. 운동화 AS는 해본 적이 없어서 경험치를 좀 늘려보자 싶기도 했다.

 

동네에서 가까운 나이키 매장에 맡겼고(상봉 엔터식스) 일주일 정도 걸린 거 같다. 공장 입고, 출고, 매장 도착 등 진행 상황이 문자 메시지로 온다. 처음에 안내 받을 때는 수선비가 나올 수도 있다고 했는데 수선은 무료였다. 이유는 모름. 

 

 

결과물은 이런 식으로 나왔다. 양쪽 착화감의 발란스 문제로 한쪽에만 구멍이 있어도 양쪽 다 똑같이 덧댐을 한다. 신었을 때 이질감은 거의 없고 재질도 비슷하다. 색이 좀 애매한데 신고 있을 때 바깥 쪽에서는 잘 보이진 않는다. 이럴 거면 딥 포레스트, 핫 핑크 이런 재미있는 색을 해줬어도 좋았을 거 같다. 예전의 에어포스는 속절없이 떠나 보내야 했지만 이번 에어포스는 이렇게 새 생명을 얻어 다시 함께 할 수 있게 되었다. 겨울에 추울 때 딱 좋다. 오래 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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