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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의 즐거움

후드의 끈

by macrostar 2022. 3.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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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드에는 끈이 달려있다. 익숙한 모습이다. 언제부터 끈이 달려있었는지는 잘 모르겠다. 후드를 뒤집어 쓰는 옷은 예전에 중세 몽크도 뒤집어 썼던 걸로 알고 있는데 지금의 모습이 나온 건 챔피언이 내놓은 1930년대다(이설이 약간 좀 있다). 그때 끈이 있었는지는 모르겠는데 예전 사진을 찾아보면 확실친 않다.

 

 

 

보통 빈티지 복각 같은 걸 하면 이런 타입이 많은데 이 경우엔 끈이 없다.

 

어쨌든 요새 끈을 묶는 게 유행이다 이런 게 일본 쪽 패션 트렌드 사이트 쪽에서 간간히 보인다. 그럴리가 있나 하는 생각을 좀 하는데 너무 유난이고, 신경 쓴 거 같고, 이상하잖아... 이런 곳들은 창조 논란처럼 판매를 위한 창조 유행이 많은 편이라 새겨 들어야 한다. 이런 게 유행이래 너도 사 입어 숙덕숙덕.

 

 

분명 추울 땐 끈을 매는 게 좋지. 이런 기사에 의하면 후드의 끈을 묶는 건 스케이트 보드 문화에서 나왔다고 한다. 아무래도 걸리적 거리니까 끈을 매면 편리하고 안전하다. 그렇지만 이런 식의 유래 이야기도 살짝 의심하면서 듣는 게 좋긴 하다. 패션의 유래는 그 위대함이나 명확한 출처의 강조를 위한 도시 전설 같은 이야기들이 꽤 섞여 있기 때문이다. 어떤 일본 아저씨가 책상에 앉아 만든 스토리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꽤 그럴 듯한 이야기인 건 분명하다. 나만 해도 걸어다닐 때 늘어진 후드 끈이 가슴팍을 탁, 탁 치는 느낌이 나는 걸 상당히 싫어하는데 스케이트 보드라면 더욱 그럴 거다.

 

하지만 거슬린다면 빼는 게 더 나은 선택이긴 하다. 빈티지 쪽을 보면 끈이 빠져 있는 게 많고(입다 보면 사라지기 쉽다), 사자마자 빼버리는 사람도 있다. 또 아예 구멍만 남겨 놓고 빼고 나오는 제품도 꽤 찾아볼 수 있다.

 

 

 

피어 오브 갓의 에센셜을 보면 일자 자국만 남아있다. 제리 로렌조가 스케이트 보드 컬쳐를 생각한 걸 수도 있고, 그냥 후드 끈을 싫어하는 사람일 수도 있다. 끈이 없을 때 안 좋은 점은 후드 끈이 빠지면 후드 부분의 생긴 모습이 어딘가 나사 빠진 거 같은 모습이 되는 경우가 많다는 거다. 안정적이지 않고 애매하게 늘어진다.

 

 

아예 이렇게 끈 대체품을 넣는 경우도 있다. 엔지니어드 가먼츠는 버튼 단추가 붙어 있는데 이렇게 생긴 것들도 꽤 있다. 챔피언에도 있는 걸로 알고 있다. 

 

 

개인적인 선택은 이거다. 끈의 너풀거림도 방지하고, 후드의 모습도 유지하고, 추울 땐 당길 수 있는 여지를 남기는 거긴 한데 암만 봐도 생긴 게 유난이다 라는 생각은 매번 한다. 아무튼 날씨의 추세를 보면 이런 옷을 입을 수 있는 날도 며칠 남지 않은 거 같다. 그래도 요 몇 년을 보면 식목일까지는 공기 어딘가에 쌀쌀한 기운이 남아있기는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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