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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의 즐거움

눕시와 칼하트 J140

by macrostar 2022. 2.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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눕시와 칼하트의 J140은 근본이 다른 옷이다. 참고로 J140의 요즘 이름은 펌 덕 인설레이티드 플란넬 라인드 액티브 자켓이다. 펌 덕(Firm Duck)은 소재 이름, 칼하트 특유의 뻣뻣한 면이다. 칼하트 WIP에서는 디어본 덕이라는 걸 쓴다. WIP는 입어본 적이 없어서 뭐가 다른지 정확히는 모르겠다. 12온스 짜리 코튼인 건 같다. 그리고 인설레이티드는 솜 충전재가 들어있다는 의미고 플란넬 라인드는 안감에 기모를 살짝 올린 플란넬을 붙여 놨다는 뜻이다. 액티브 자켓은 후드 + 풀 집업의 칼하트의 대표적인 작업복이다. 

 

칼하트의 덕 액티브는 펌 덕이라는 코튼을 겉감으로 쓰고 위 생긴 모양은 같은 상태로 내부에 뭘 쓰느냐에 따라 여러가지로 갈린다. J130이나 J131 같은 써멀 라인드가 가장 유명하고 써먹을 데도 많다. 플란넬이 아닌 인설레이티드도 있다. 칼하트 워크웨어의 안감에 따른 보온력 차이는 아래 영상을 참조.

 

 

 

 

위 영상을 보면 가장 따뜻한 건 아크틱 그레이드 퀼트 라이닝이다. 아크틱 시리즈에서 주로 쓰는 데 액티브 자켓은 없는 걸로 알고 있다. 사실 플란넬 라인드 정도만 되도 약간 겉감이 내부의 버거움을 잘 감당하지 못하고 있는 분위기가 있다.

 

 

반짝이와 플란넬의 안감 차이.

 

 

눕시는 알려져 있다시피 아웃도어 용으로 나왔다. 산 오르면서 입고 가라는 게 아니라 백팩에 가지고 다니다가 쉴 때 꺼내 입는 옷이다. 하지만 대부분 도심용 그리고 Zip In이 가능한 쉘의 내피로 사용한다. 하나 가지고 있으면 오래 오래 쓰다가 나중에 너무 낡아 보인다든가 아니면 눕시에 질렸다든가 하면 쉘에 붙여 넣어 버리면 된다. 칼하트의 덕 액티브가 작업복으로 찢어지든 말든, 뭐가 묻든 말든 상관하지 않고 막 입는 걸 목표로 한다면 눕시 쪽은 조금 더 섬세하다. 튼튼하다지만 얇은 나일론 겉감에 다운이 잔뜩 들어있다. 가볍고 꽤 줄어들기 때문에 패킹도 가능하다. 아무튼 가볍고 따뜻하다. 모순된 두 가지 목표 사이에서 절묘한 발란스를 맞추고 있다.

 

  

 

이렇게 가는 길이 전혀 다르지만 도심 사용자의 입장에서 보자면 둘의 보온력은 비슷하다. 칼하트 쪽이 뻣뻣하고 무겁다면 눕시 쪽은 부드럽고 가벼운 차이가 있을 뿐이다. J140은 패킹이 불가능하지만 어디 살짝 긁힌다고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가끔 폼나게 낡은 게 더 인기가 좋기도 하다. 그리고 양쪽 다 스트리트 컬쳐에 깊게 뿌리를 박고 있다. 하지만 검색해 보니 덕 액티브는 카니예 말고는 잘 안 보이는군. 그렇지만 아이유가 있었지. 영하 5도 남짓 까지라면 둘 다 유용하게 입을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후드를 입으면 눕시를 입고, 크루넥을 입으면 K140을 입는다.

 

하지만 둘 다 딱 맞는 타이밍을 찾기가 어렵다. 옷이 차라리 더 따뜻하면 좋든지, 차라리 덜 따뜻하면 좋든지 하는 날이 훨씬 많기 때문이다. 그래도 올해는 적당한 날에는 열심히 입으려고 한다. 원래 용도가 무엇을 고려해 만들었든 옷에는 이런 유용성이 있다. 물론 눕시를 입고 옷 찢어먹을 위험 요소들이 많은 곳에서 몸 쓰는 작업을 한다든가, J140을 입고 등산을 한다든가 하는 일은 피하는 게 좋다. 둘 다 가지고 야외 취침을 하게 될 일이 혹시 생긴다면 눕시는 베개, J140은 이불로 쓰면 적당할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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