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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림 vs 무신사

by macrostar 2022. 2.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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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림과 무신사가 에센셜스의 정품 여부를 놓고 격돌을 벌이고 있다. 전개 과정을 보면 무신사 부티크에서 구입한 에센셜스 후드를 크림에 내놨는데 가품 판정을 받았고, 그 이유에 대해 공지를 했고, 이게 커뮤니티를 타고 퍼져 나아가자, 무신사 측에서 매입에 문제는 없었고 정품이다는 공지를 내놓으면서 크림의 공지를 삭제하라고 내용 증명을 보냈다. 그러자 크림에서 그것은 가품이다라는 공지를 낸 상태다. 아무래도 법적 다툼으로 갈 거 같다. 크림의 정품 판정 능력과 무신사의 부티크는 양쪽 비즈니스의 핵심 부분이기 때문에 양쪽 다 퇴로는 보이지 않는다. 

 

 

일단 눈으로 보고(X레이든 뭐든) 정품 여부를 판명한다는 데 회의적이다. 기계가 만들든 사람이 만들든 모든 제품은 뽑을 때 마다 다르고 공장마다 조금씩 다를 수 밖에 없다. 개체 차이는 무조건 존재한다. 하지만 정품 확인업이라는 건 말하자면 정품에는 결점이 없다는 무결점 원칙, 정품은 다 같다는 동일성 원칙이라는 가정 아래에 가능하다.

 

문제는 과연 그게 가능한가 하는 점이다. 폴로나 나이키의 가품을 보면 느껴지는 게 아무튼 확실한 유통 경로를 확보한 게 아니라면 그 무엇도 확인할 방법이 전혀 없는 세상이 아닌가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고급 브랜드들이 중고 판매업에 직접 나서는 거기도 하다. 새롭고 신박한 기계를 도입해 봤자 불확실성의 가정 아래에 놓이게 된다.

 

 

이런 건 사실 거론할 만한 이야기도 아니지 않고 오히려 내용의 충실함을 해치는 게 아닐까 생각하긴 함. 옷핀 이런 건 피오갓이면 혹시나 또 모를까(거기도 안 할 거 같은데) 에센셜스 가격대에서 그런 거 하고 있으면 서로 피곤하고 의미도 없다. 물론 이것만 가지고 판단하는 건 아니고 여러 이유들이 결합해 있긴 한데 대부분 봉제, 컬러, 라벨 폰트 뭐 이런 것들이다. 내용은 여기(링크)를 참고.

 

무신사도 새로운 공지를 냈다(링크). 공식 유통 채널을 통해 확보했고, 레지트 인증도 되고, 아플리케, 봉제 등은 가능한 개체 차이일 뿐이다. 여기에 거짓이 없다면 생긴 게 달라도 이건 당연히 정품이고 여기서 더 이상 할 이야기는 없어짐. 그리고 무신사 공지대로 정품 여부를 판단하는 건 그 브랜드의 고유 권한이다.

 

그런데 팍선에서 샀으면 무신사도 광클이나 매크로일까. 그냥 쇼핑몰에서 빨리 산 건가... 그리고 리셀 플랫폼은 정가품 판단 능력이 없다고 하면 솔드아웃은 뭐가 되는 걸까. 손절각인가. 또 공지에 굳이 계속 네이버 크림이라고 쓴 걸 보면 이 질 수 없는 싸움에 나서며 본진의 네임 신뢰를 함께 갉아먹으며 일을 크게 확대시키려는 야심이 보이는 듯한... 

 

이런 점에서 보면 확대되고 있는 정품 판명업이라는 건 불확실한 가정에 기반하고 있다. 하지만 만약 아니라면 책임을 질 수 있는 시스템이라 예전 몇몇 사이트의 정품 판별 지식인에 비해 한 단계 나아가 있기는 하다. 그리고 현 패션 비즈니스의 상황이 한정판, 팝업판, 드로우, 어디서 파는 지 모르겠는데 돌아다니는 제품 등등 구매 루트가 다양하고 평범한 사람은 접근이 불가능한 경우마저 많다. 그러므로 (굳이) 그런 걸 구하고 싶다면 이런 플랫폼을 이용하는 수 밖에 없다. 뭐 굳이 그런 제품을 꼭 가져야만 하겠냐 싶은 생각이 없는 건 아닌데 그런 걸 멋지다고 여기는 세상이니 어쩔 수 없기는 하지. 아무튼 브랜드에서도 RFID, NFT 등 여러 방식을 도입하고 있으니 앞으로 어떻게 될 지 궁금하긴 하다. 새로운 크림의 공지를 보면 레지트에서 가품이라고 했다는 거 같다. 결국 제품만 가지고는 알 수가 없는 게야... 에센셜스도 모르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4월 1일자 추가 : 크림에서 피어 오브 갓에 의뢰를 했는데 그쪽에서 가품으로 판단했다고 한다(링크). 본사에서 정가품 판명을 했다는 게 신기한데 아무튼 그렇닥 함. 이러면 이제 문제는 공식 유통사 팍선 혹은 팍선에서 무신사로 넘어오며 무슨 일이 났는지가 관건이 되었다.

 

아무튼 이 사건은 리세일 마켓이라는 새로운 시장과 소비 방식이 자리를 잡는 데 있어 분명 거쳐가야 할 일 중 하나가 아닌가 싶긴 하다. 하지만 결국은 모든 키는 본사가 가지고 있기 마련이라는 당연한 이야기가 앞으로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 지 궁금해진다. 결국 리세일 마켓에 대한 패션 브랜드 본사의 오센틱 라이선스 같은 식으로 정리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그러면 지금은 넋 놓고 바라보고만 있는 리세일 마켓을 통해 본사도 어느 정도 이익을 얻을 수 있게 된다. 이런 건 가능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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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4

  • onose 2022.02.23 01:48

    하입을 불러오기 위한 수량조절과 2차판매시장이
    플랫폼으로 이어지고 이제 가품판별도 규모가
    큰 싸움이 되어가는군요.

    누군가는 이걸로 또 블록체인을 연결지어
    돈벌이를 도모하는 게 4차 산업혁명 이라는
    꼴사나운 모습의 본질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전 기술이 인간을 자유롭게 할 것이라고 기대하지는 않았는데
    이렇게 고도화시킨 코미디를 만들거라고도 생각지 못했어요 ㅎㅎ
    답글

    • macrostar 2022.02.24 11:12 신고

      유통 채널이 다양해 질 수록 정품이라는 게 애매하게 되니까 어쩔 수 없는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결국 브랜드에서 대책을 만드는 수 밖에 없는데 그게 가능한가 싶기도 하고.

  • From도쿄to파리 2022.02.23 20:07

    진짜 근래들어 업계내에서 젤 흥미진진한 이슈 아닌가 싶네요
    답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