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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버, 워시드 자켓

by macrostar 2022. 1.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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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수 의류에 관심이 꽤 많지만 사실 도시 생활에서 별로 쓸모가 없다는 게 잠정적 결론이다. 왜냐하면 우리는 우산을 쓰는 문화권이고, 비가 분무기 뿌리듯 내리는 지역이 아니기 때문이다. 특히 왁스칠 같은 원시적 방법은 더욱 그렇다. 무겁고, 냄새나고, 보관도 어렵고 이런 걸 입고 다니기에 인구밀도가 너무 높다. 그렇지만 이런 원시적 방수 의류는 다른 직물, 후처리가 낼 수 없는 분위기를 만들고 대체가 불가능하다. 이게 마음에 들면 뭐가 어떻게 되었든 입고 다니는 게 낫다. 그리고 바버의 왁시드 자켓을 입고 서울 시내를 돌아다니는 게 딱히 이상한 일도 전혀 아니다. 오히려 몇 년 간 꽤 단단한 층을 만들고 있는 느낌이 있다. 

 

어쨌든 바버의 의류는 기본인 왁시드가 있고, 또 논왁스 버전들이 있다. 바버를 사는 데 굳이 논왁스 이런 생각도 들지만 선택지는 많으면 좋지. 그리고 또 하나가 있는 데 바로 워시드 버전이다. 왁스칠을 하고 그 다음 세탁해서 벗겨낸 버전이다. 이건 범 글로벌하게 대중적인 거 같진 않지만 일본 사이트를 찾아보면 좀 나온다. 왁스의 콘 + 프로를 조합한 다음 적당한 지점을 찾아낸 건데 또 따지고 보면 이도 저도 아닌 이상한 지점이기도 하다. 근데 저 나라는 필슨의 울 자켓도 워시드 버전을 팔고 뭔가 세탁해서 내놓는 게 많은 거 같다.

 

 

비데일과 워시드 비데일. 당연한 일이지만 워시드 비데일이 더 비싸다. 공정이 더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왁시드 바버를 입고 다니다가 용도가 한정적이라고 느끼거나 혹은 좀 지겨워져서 왁스를 빼는 사람들도 찾을 수 있다.

 

 

결과물들은 대략 이런 모습으로 검색해서 찾은 것들이다. 과정을 보면 나름 손이 많이 가는 게 고생스러워 보인다. 낯선 느낌이 나는데 아마도 워시드 데님 만큼 익숙한 광경은 아니기 때문일 거다. 너무 낡아 보인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분명히 저런 모습은 왁시드 자켓에서만 나올 수 있기도 하다. 파티나, 경년변화, 페이드를 극적으로 드러내는 방식이다.

 

결과물에 대한 이야기를 찾아보면 상당히 가벼워지고 은근히 얇다고 한다. 찾아보니까 5온스 코튼을 쓴 게 많은 듯 한게 두꺼운 옷은 아니다. 사실 저 정도 두께면 계절적으로 더 쓸모가 많을 거 같긴 한데 안감이 있는 옷이라 또 모르겠군. 계절따라 필요한 옷의 두께로 보면 패딩 - 잠깐의 데님(정도 두께) 시즌 - 얇은 바람막이 - 반소매. 이게 요새 계절의 흐름이라고 생각한다.

 

확실한 장점이라면 계속 빨아입을 수 있다는 것 정도일 듯 하다. 어디서 아주 싼 중고 있으면 한번 해보고 싶긴 한데 바버는 인기가 많아서 꽤나 너저분해 보이는 오래된 제품도 아주 싼 건 별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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