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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코트, 연대, 라벨

by macrostar 2021. 10.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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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로서 피코트의 시대는 지나간지 좀 된 거 같다. 앞으로 유행이 다시 온다고 해도 가볍고, 부드럽고, 따뜻하고, 커다랗고, 편안한 종류가 되지 않을까 싶다. 사실 이런 모습은 무겁고, 딴딴하고, 몸을 감싸고, 근본이 군복인 피코트와 상당히 떨어져 있는 덕목들이긴 하다. 물론 유니클로 같은 패스트 패션 브랜드에서도 꾸준히 나오고 있고, 쇼트 피코트를 입는 사람들은 언제 어느 시대에나 있기 때문에 적당히 괜찮은 피코트는 스테디 셀러로 확연히 자리를 잡고 있다. 

 

 

타이거 오브 스웨덴의 고트랜드 코트(링크). 송치가 생각나는 스웨디시 울이 매력 포인트. 

 

이렇게 꾸준히 사람들이 있는 피코트의 또 다른 한편에는 빈티지를 찾는 사람들이 있다. 1930년대 즈음부터 미군에서 내놨고 조금씩 변해왔기 때문에 컬렉팅 아이템으로 매력도 있고 갑옷 같은 억셈을 느낄 수 있기도 하기 때문이다. 요즘 옷에서는 찾기 어려운, 입고 있을 때 존재감이 너무 확실하다 못해 버거운 게 오리지널 피코트의 매력이 아닐까 싶다. 아무튼 그런 김에 연도별 피코트 라벨을 찾아봤다. 라벨만 믿고 구입하는 건 좀 그렇고 그외 여러가지 특징들이 있으니 살펴 봐야 한다.

 

몇 가지 특징을 보면 1967년까지 포켓 안쪽이 코듀로이로 되어 있었다. 밝은 브라운이 많지만 블랙이나 짙은 그린 계열도 종종 있다. 또 1974년 정도부터 금속 단추 버전이 나온다. 골드와 실버 컬러가 있는데 1984년 정도까지 나왔다고 한다. 앵커 버튼이 사라진 건 아니고 혼재되어 있다. 그리고 피코트 군대 발행판은 원래 아주 짙은 다크 네이비였다. 거의 블랙처럼 보이지만 햇빛 받거나 자세히 보면 네이비인 그런 정도의 컬러. 그러다가 역시 1974년 즈음 블랙으로 색이 바뀐다.

 

그리고 1965년대 즈음 부터 커시 울 버전이 적혀있다. 라벨에 보면 Kersey라고 적혀 있다. 정확히 말하면 원래 다 커시였는데 멜톤 울 버전이 나오면서 커시 표시를 하게 된 거다. 피코트 빈티지라면 커시! 라면서 그것만 찾는 사람들도 있다. 낡은 분위기가 너무 나서 개인적으로는 좋아하지 않는데 밀리터리 표준에 의거한 양산품이 거의 멜톤이라 빈티지 분위기는 훨씬 확실하다. 나름 오랜 논쟁의 주제이기 때문에 관심이 간다면 검색해 보면 많은 이야기가 나온다. 필슨 크루저 울 자켓에서 휩코드가 좋냐, 포레스트리 클로스가 좋냐, 서지 울이 좋냐 매키너 울이 좋냐라며 논쟁하는 거랑 비슷한 분위기의 토론장이다.

 

아무튼 이런 구분은 어디까지나 대략적이다. 세세하게 다른 제품들이 꽤 많은 데 피코트가 나오는 기간 동안 세계 대전, 한국 전쟁 등등이 있었기 때문이다. 자원 조달 상황에 따라 임시적인 것도 많고 구할 수 있는 걸로 다르게 채운 것도 많다. 연도별로 핏, 길이 등도 조금씩 다르다. 라벨의 경우도 어떤 연도를 기해 다 바뀐 게 아니라 등장을 하고, 이후 혼재되어 보급되고, 특정 버전이 천천히 사라지는 식이다. 

 

 

 

 

1930년대 라벨. 자수 라벨이다.

 

 

 

40년대 부터 프린트 태그로 바뀐다.

 

 

프린트 라벨이라 흐려진 게 많다. 47년 정도까지 나왔는데 전기, 후기라고 부르는 두 가지 버전이 있다. Name, Rate만 있어서 자수 버전과 똑같이 생긴 게 있고 100% Wool Exclusive of Ornamentation이 적힌 게 있다. 

 

 

1948~1951년 경, Naval Clothing Depot이라고 적힌 버전이 나온다.

 

 

 

1952~1957년 경, Clothing Supply Office라고 적혀있는 버전이 나온다.

 

 

 

1958~1965년 경, US NAVY라고 적힌 버전이 나온다

 

 

 

1965년 경, 커시 울 버전

 

 

대략 이 정도. 그리고 계약 넘버가 찍혀 있는데 

 

1962년에서 1977년까지 DSA다. 구매 보급의 주체가 Defense Service Agency였기 때문. M65 등 미군 빈티지 밀리터리에 관심이 있다면 라벨에 대해서는 익숙할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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