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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의 즐거움

셔츠 자켓 이야기, 칼하트, +J, 코로나

by 마크로스타 macrostar 2021. 8.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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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셔츠 자켓에 대해 크게 관심이 없었다. 셔츠면 셔츠고 자켓이면 자켓이지 이렇게 애매한 포지셔닝을 잡는 옷에 약간의 불만이 있다. 이왕이면 오소독스하게 파고 드는 걸 더 좋아했으니까. 그러다가 날씨의 변화와 취향, 생각의 변화 속에서 최근 몇 년 이건 좀 입지 않을까 싶은 몇 벌의 셔츠 자켓을 장만했다. 셔츠 자켓이라고 하면 필슨이나 펜들턴에서 나오는 울 분위기 나는 게 있고 조금더 캐주얼, 아웃도어 분위기 나는 게 있는데 다 뒤쪽이다. 그런 김에 가지고 있는 셔츠 자켓 이야기.

 

 

칼하트 WIP의 미시건 셔츠 자켓. 칼하트 WIP에는 미시건 자켓이라고 칼하트 워크웨어 버전의 초어 자켓의 캐주얼 버전이 있다. 이 옷은 거기에서 나온 셔츠 자켓이다. 커다란 네 개의 주머니가 초어 자켓 류라는 걸 알려주는 데 셔츠 자켓이 되면서 밀리터리 느낌이 아주 강해졌다. 거기에 립스톱이라 더욱 그렇다. 여러가지 색이 나옴. 6.5온스 립스톱 코튼인데 무슨 압력틀에서 꽉 누른 것처럼 올기돌기 한 게 나름의 매력이다. 이게 코튼일까 싶은 촉감이다.

 

이 옷의 단점은 단추. 플라스틱 캣아이 단추인데 약간 어처구니없을 정도로 뭉툭 투박한 플라스틱 분위기를 풀풀 풍긴다. 광택 같은 건 낼 생각 자체를 아예 하지 않았음. 밀리터리, 워크 분위기에 맞추다 보니 저런 걸 쓴 게 아닐까 싶은데 군대에서도 저런 단추 안 쓸 거 같은데. 뭐 그려려니 하면서 입는다.

 

 

 

이건 +J의 오버사이즈 셔츠 자켓. 이것도 올리브 색인데 요새 약간 올리브 컬러 홀릭이라 계속 이렇게 겹쳤다. 애매한 환절기에 만만하기도 하고. 상당히 얇은 면에 가슴 주머니가 양쪽에 두 개 있고 사이드 주머니가 또 있다. 아래에는 조절끈이 있어서 전반적으로 셔츠가 코치 자켓으로 가다가 어디 중간 쯤이라는 느낌이 난다. 가슴 쪽 주머니는 사실 거의 쓸모 없어 보이는 데 휴지나 손수건 정도 들어갈 수 있을 거 같다. 사이드는 그래도 가끔 손이라도 넣을 수가 있음. 

 

이 옷은 이 영상을 보다가 구입했다.

 

 

 

중간에 보면 여자분이 소개를 한다. 보면서 재밌게 생긴 옷이네... 생각하다가 할인하길래 냉큼 구입. 좀 너무 얇지 않나 싶긴 한데 편하게 입을 수 있다.

 

 

 

이 옷은 코로나, 요새는 코로나 유틸리티라고 하는 거 같은데 아무튼 거기서 나온 헌터 하이커 셔츠. 예전 버전이라 선인장 라벨. 요새는 마름모 라벨로 바뀌었다. 선인장 좋은데... 아무튼 이 회사도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약간 골치 아프지 않았을까.

 

이 셔츠 자켓은 꽤 스테디 셀러라 코튼 100, 코튼 65 / 나일론 35 혼방, 코튼 35 / 나일론 65 혼방, 데님, 히코리, 포플린, 체크무늬 등등 여러가지 버전으로 나오는데 그 중 코튼 35에 나일론 65로 만든 혼방 버전이다. 가운데 대각선 주머니가 있고 사이드로 빙 둘러 큰 주머니가 있다. 손목은 벨크로. 칼라에도 벨크로가 있어서 바람 불 때 목을 막을 수 있다. 

 

이 옷은 약간 유래가 있는데 우선 이름은 윌리스 & 가이거(Willis & Geiger)의 헌터 하이커 재킷에서 나왔다. 

 

 

이렇게 생긴 옷이다. 윌리스 앤 가이거는 꽤 오래된 브랜드로 340 데니어의 부시 코튼 포플린으로 나름 유명하고 헤밍웨이가 헌터 재킷을 잘 입기도 했다. 헤밍웨이는 몇 자루의 연필, 노트, 토끼발 부적 등등을 주머니 여기저기에 넣고 다녔는데 윌리스 앤 가이거가 그런 주머니 많은 사파리를 많이 내놨었다. 1930년대 미국 동부의 부자들 사이에 사파리 여행 붐이 일었는데 그때를 노린 거라고 한다.

 

헌터 하이커는 다용성 느낌이 나는 이름인데 뉴욕의 익스플로러 클럽이라는 곳에서 사진 촬영이나 하이킹 같은 거 할 때 입을 옷을 주문해서 만든 옷이다. 사이드의 저 커다란 주머니는 구명 자켓인가 뭐 그런 걸 넣는 용도라고 하고 등에는 백팩이 배기지 않도록 퀼트 패드가 붙어 있다. 아무튼 필요하다는 걸 옷에 막 끼워넣는 브랜드다. 이 옷의 가장 큰 특징이라면 가운데 라인 지그재그로 달려있는 단추인데 바람을 더 잘 막기 위한 설계라고. 정말일까...

 

아무튼 코로나는 이 옷의 이름에서 따와 아웃도어 용이 아니라 도심 생활자의 용도를 생각하며 셔츠 자켓을 만들었다고 한다. 유틸리티라는 이름에 경도 당하던 시기 이것저것 다 할 수 있는 옷을 만들다가 헌터 + 하이커, 거기에 이름은 안 들어 있지만 피싱, 캠핑 뭐 다방면에서 괜찮아 보이는 걸 가져와 셔츠 자켓이 나온 거다.

 

가슴에 대각선 주머니가 또한 특징인데 저건 지금은 사라진 미국의 아웃도어 웨어 브랜드 마스랜드(Masland)의 자켓에서 따온 거라고 한다.

 

 

마스랜드의 옛날 옷. 코로나 유틸리티나 윌리스 앤 가이거의 주머니 많은 옷과 비슷한 분위기가 난다.

 

또한 코로나의 헌터 하이커 셔츠는 손목 벨크로가 은근 투박하고 대체 왜 이런 걸 달았는지 약간 이상한데 70년대 헬기 승무원 셔츠에서 따와 저렇게 굵은 벨크로를 붙였다고 한다. 셔츠에는 쓰지 않을 것 같은 모습인데 아우터로서 용도를 생각하면 편리하게 사용이 가능하다. 저런 벨크로는 오징어처럼 위로 휘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그건 약간 신경이 쓰이는 부분이다.   

 

코로나는 헌터 하이커 자켓도 복각한 적이 있다.

 

 

윌리스 앤 가이거는 코튼 포플린이라는 이름을 쓰는 데 코로나는 소재에 타이프라이터 포플린인가 하는 이름이 붙어 있다. 뭔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윌리스 앤 가이거와는 다른 걸 썼다는 거겠지. 윌리스 앤 가이거에 비해 색이 다양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코로나 유틸리티도 만만치않게 우중충한 컬러를 자랑하는 브랜드이긴 하다. 다만 레드 계열은 다 저렇게 브라이트! 하다

 

코로나의 헌터 하이커 셔츠는 혼방 버전이라 그런 지 아주 살짝 두툼하다. 바람을 막는 용도라면 +J - 칼하트 - 코로나 순으로 두꺼워진다. 그래봤자 셔츠 자켓이라는 이름답게 본격 아우터 정도는 아니고 두터운 셔츠 정도의 효용을 가진다. 간절기에 입거나, 안에 얇은 패딩 내피를 입는다든가, 겉에 코트를 입는다든가 하는 식으로 활용이 가능하다. 적당히 쌀쌀할 때 괜찮은 장르다. 요새 보니까 셔츠 자켓 류가 이번 시즌 유니클로에도 잔뜩 있고 비이커도 둘러보니 여러 브랜드에서 나온다. 역시 날씨의 변화가 셔츠 자켓을 수면으로 끌어 올리는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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