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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타고니아의 쉘드 신칠라 자켓

by macrostar 2021. 3.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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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타고니아에 쉘드 신칠라 자켓이라는 게 있다. 신칠라에 나일론 쉘이 붙어 있는 옷이다. 이 옷은 나온 지 꽤 되어서 찾아보면 80년대, 90년대 빈티지 제품도 만날 수 있다. 품질의 측면에서 보자면 90년대 초반 즈음을 파타고니아가 가장 옷을 잘 만들던 시기라고 하는 사람들이 꽤 있는데, 세월이 많이 지났고 이미 다 낡았고, 데드스톡이라면 그만한 비용을 지불해야 하기 때문에 여러가지를 고려해 봐야 한다.

 

 

이 옷은 상당히 여러가지 이름이 있었고(윈드브레이커를 찾아봐도 이런 게 나온다) 또 여러 변형이 있다. 윗 부분이 여러 개의 천을 나눠 붙인 적도 있고 또 사이드 주머니도 누워있다가 일자로 서 있다가 하고, 어깨도 셋오프였다가 라글란이었다 하며 조금씩 다른 게 많다. 봄버 스타일에 플리스 라이닝이라 정말 편하게 막 입을 수 있고 컬러도 다양해서 인기가 많다. 

 

이게 2013년 쯤에 약간 개량판이 나왔다. 

 

 

겉감, 안감 모두 전반적으로 부드러워졌는데 가장 큰 변화는 항상 목끝까지 함께 붙어 있던 플리스 라이닝이 목에서 멈췄다. 이렇게 되면 겉감이 어지간히 두텁지 않으면 좀 애매하게 되고 칼라를 세운다고 해도 목이 추울 수 있다. 바람을 막는 기능의 측면에서 문제가 있다. 그런 이유로 목 부분에 프리마로프트를 얇게 집어 넣었다. 뭐 생각은 상당히 그럴 듯 하다.

 

 

그렇지만 그런 결과로 칼라를 세우는 것도 애매하고, 눕히는 것도 애매한 뭔가 좀 멈칫 하는 그 무엇인가가 되고 말았다. 물론 저 넓다란 칼라는 레트로풍을 짙게 만들어 주지만 이건 2010년대 이후의 레트로라고 하기엔 그것도 좀 그렇다. 

 

또한 이런 종류의 옷은 활용처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 플리스가지고는 추운데...하다가 어느 덧 플리스가 부담스러울 정도로 온도가 뛰어버리기 때문이다. 심지어 하루 동안도 이 두 사이를 왔다갔다 한다. 그럼에도 이런 거 하나 있으면 한동안 별 생각없이 그냥 입고 다닐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이런 옷은 versitile에 대한 본원적 욕망을 자극하기 때문에 눈에 띄이면 가지고 싶어지는 거다. 언제나 말하지만 패션이란 인간이 비합리적이라는 증거고 그래서 나오는 문화 현상이다. 

 

첫번째 저 옷 참 마음에 드는 데(안감의 핑크색이라니) 잘 안 보인다. 수색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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