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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가형 아웃도어 의류

by macrostar 2020. 11.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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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도 여기에서 일본의 워크맨(링크)이라는 브랜드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원래 작업복 메이커였는데 '기능성'과 심플한 디자인, 무엇보다 저렴한 가격 때문에 가벼운 아웃도어 웨어를 찾는 젊은 사람들 사이에 싸고 쓸만한 제품으로 리뷰를 통해 소문이 나기 시작했고, 아예 그쪽 방향으로 브랜드를 만들고 뭐 그런 식으로 나아가고 있는 걸로 알고 있다. 마침 아웃도어, 애슬레틱을 즐기는 젊은 사람들이 늘어나기 시작한 게 운이 좋았고, 포지셔닝이 조금 재미있는데 말하자면 아웃도어 패스트 패션 정도로 볼 수 있겠다.

 

겨울에 소백산이나 지리산에 가려는 게 아니라 봄, 가을에 이대 위에 있는 안산이나 북한산 족두리봉 이런 데를 운동 삼아 자주 찾거나 천변 달리기, 자전거 타기, 경기도 어딘가의 낚시터 같은 데를 가볍게 즐기려는 사람이라면 굳이 고기능 퍼포먼스 의류가 아니라 이 정도면 되는 게 아닌가 하는 지점에서 출발할 수 있다.

 

 

예컨대 이런 식이다. AEGIS는 워크맨의 방수 의류 라인인데 이런 식으로 선보이고 있다. 방수 10,000에 투습 8,000이면 뭐 대단한 성능이라고 할 수는 없겠지만 어차피 그럴려고 찾는 건 아니고 기능성과 신뢰성 강조를 위해 이런 식으로 적고 있는 게 아닐까 싶다. 게다가 뭐 가격 3,900엔이니까 4만원 남짓이다. 저렴하지만 다른 옷도 보면 주머니 위치, 후드의 형태 등등 예컨대 '구색'을 갖추고 있다는 게 흥미로운 점이다. 

 

개인적으로 가벼운 운동을 선호하고 많이 하는 편이라 이런 브랜드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래도 운동용 옷은 일상복과 분리해 놓고 입고 관리하는 게 양쪽의 수명을 늘릴 수 있다. 그렇다면 네파나 블랙야크 등등 국내의 많은 아웃도어 브랜드들이 이런 라인을 내놓으면 좋지 않을까 생각을 잠시 했었다. 특히 뭐든 그렇게 허리가 쏙 들어가 있는 번쩍 복잡한 근처 아웃도어 브랜드에서 볼 수 있는 컬러와 디자인이 부담스럽게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에 특히나 저렇게 단순하기 그지 없는 옷이 있었으면 하는 생각도 있고.

 

그렇지만 조금 더 생각해 보면 예컨대 피크 퍼포먼스, 마무트, 마모트, 살로몬(이건 다시 들어오는 듯) 등등 수많은 고기능 브랜드들이 사업을 접고 철수를 했고 그러면서 정리 세일을 툭하면 해왔다. 훨씬 하드한 어드벤처에 나설 수도 있는 고가격의 의류를 꽤나 저렴하게 팔았고 사람들은 그 가격에 익숙해진다.

 

 

그런 게 아니더라도 이월 의류, 단종 제품 등등의 이유로 네파나 블랙야크 등 브랜드에서 나온 폴라텍 어쩌구, 퍼텍스 어쩌구 같은 훌륭한 기능성 소재를 사용한 옷들 역시 타이밍만 잘 노리면 상당히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 꼭 최저가 아니더라도 아울렛 만 가도 되고 매대도 있고 등등. 

 

이렇게 흘러나오는 의류 가격을 생각해 보면 아웃도어 패스트패션이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나라도 고어 윈드스토퍼로 만든 바람막이가 4, 5만원에 있으면 재고여도 그거 사겠다... 유니클로가 한때 성공했다가 불매 운동의 와중에 식어 들어가긴 했는데 그쪽은 범 대중적인 옷이었고 이쪽은 아웃도어라 아무래도 한계가 좀 있다. 결국은 옷이 제 가격을 받을 수 있어야 이런 브랜드도 자리가 생길 수 있을 거 같다. 하지만 이런 와중에도 예외가 있는데 파타고니아와 아크테릭스. 디자인이든 기능이든 어떤 식으로든 유행을 하고 자리를 잡으면 가격은 또 크게 상관이 없어지는 거 같기도 하고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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