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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의 즐거움

티셔츠의 계절, 인디고

by macrostar 2019. 5.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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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이 되자마자 갑자기 더워졌는데 며칠 이러다가 다시 예년 기온(최고 기온 20도 정도)으로 일단 돌아간다고 한다. 어제 새벽에 자다가 아니 왜 이렇게 더워...하면서 깼는데 아무튼 여름이 오고 여름은 티셔츠의 계절.

 

인디고는 당신에 대해 많은 걸 알려줍니다... 뭐 이런 이야기를 봤는데 모든 티셔츠는 색이 빠지면서 낡고 그러므로 모든 티셔츠는 많은 걸 알려주긴 한다. 물론 인디고, 이왕이면 천연 인디고라면 구석에 생기는 줄 하나하나 더 의미를 부여해 보겠지. 비싸니까. 높은 가격을 지불한다는 건 쓸데없는 걸 더 사지 않고, 이왕 산 것에 더 집중할 수 있는 좋은 유인이긴 하다. 45R(45rpm이 45R로 이름을 바꿨더라고) 홈페이지를 뒤적거리다가 단오절 기념 티셔츠를 봤다.

 

45R은 뭐랄까... 오슬로우나 상카, 오디너리 핏츠 등 비슷한 계열(도 닦는 듯한 옷)과 약간 다른데 뭔가 세상을 본격적으로 초월한 느낌이 있다. 요새 이런 걸 좀 입고 싶은데 너무 비싸서 뭐 하나 시도를 못해보고 있음. 티셔츠 소재별, 염색약 사용별로 가격차가 미묘하게 나는 거 같은데 위 단오절 티셔츠이 경우 새파란게 7천엔 정도 더 비싸다.

 

새파란 본격 인디고도 있다. 면 100% 버전과 리넨 100% 버전이 있는데 리넨 쪽이 1만엔 더 비쌈. 가슴폭보다 어깨폭이 더 넓은 본격 릴랙스 타입 티셔츠다.

 

목 뒤에 저렇게 하나 덧대놨다. 45R 티셔츠는 왼쪽 아래 R자수가 특징인데 예전에 빨간 자수도 좋았지만 저 흰색도 좋은 거 같다. 인디고에 빨간색 혹은 초록색 실은 좀 빤해 보인다는 생각이 있다.

 

대략 7천엔 대의 단색 티셔츠, 프린트 티셔츠들도 나옴.

 

 

이건 PBJ. PBJ는 사진이 크게 다운이 안되서... PBJ도 꾸준히 천연 인디고 티셔츠를 내놓고 있다. 여기나 트위터에도 몇 년 전부터 가끔 올렸는데 사진으로 봤을 때 큰 변화는 없어 보이고 아마도 여전히 PBJ의 인디고는 훌륭하겠지.

 

이것은 에이징 샘플 사진. 앞 티셔츠는 3년 버전. 해보면 알겠지만 이 정도 되려면 햇수보다 굉장히 열심히 입고 세탁하고 해야 한다. 왠지 모를 티셔츠가 잔뜩 쌓여서 한 번 입으면 다음 순번이 한참있다가 돌아온다면 훨씬 더 걸린다.

 

그리고 이 부분이 상당히 어려운데 티셔츠는 낡으면 후줄근해진다. 어딘가 줄어들고 어딘가 늘어나기 때문인데 오랫동안 입었을 때 후줄근함이 못 입을 형태가 되지 않는 걸로 선택해야 저렇게 오래 입을 보람이 좀 더 있다. 그리고 오버, 핏 다 별로고 완전 정 사이즈가 시간이 갈 수록 유리하다. 유니클로의 경우 옆으로 넓어지고 위아래가 짧아지는 경향이 있는데 사실 그 전에 어딘가 구멍이 남. 요새 나오고 있는 U가 약간 두꺼운데 그건 과연 어떻게 될지 기대하고 있다. 1년 지난 건 아직은 거의 변화가 없다.

 

이번에 보니까 PBJ에서 재밌는 시리즈를 내놓고 있던데 Sun Burn 탈색 버전. 자외선에 노출시켜 위쪽을 바래게 만들었다. 예전에 컨버스 운동화 밑창을 노랗게 햇빛에 익혀본 적이 있는데 색은 좋지만 바스락거리는 문제가 있다. 나중에 공중 분해되었음. 천이야 고무랑 다르기 때문에 그런 걱정은 안해도 될 듯. 청바지는 그늘에 말리지만 티셔츠는 저렇게 되길 내심 기대해 보며 가끔 직사광선에 말리는 데 물론 단 시간에 저렇게 되진 않는다.

 

예전에 트위터에 올린 적이 있는데 진스 세임이라는 일본 청바지 애호가 홈페이지에서 저 실험을 한 적이 있다.

 

밑단 잘라 놓은 걸 햇빛에 노출하는 실험을 했는데 여기(링크)를 보면 대략 2개월 정도만 되도 눈에 띄게 달라지기 시작한다. 위 사진은 1년 지난 모습. 물론 저건 계속 노출해 놓은 거고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옷이 저 정도 노출되려면 역시 시간이 훨씬 많이 필요하다. 

 

맨 처음 말했듯 굳이 천연 인디고가 아니어도 티셔츠는 면과 염색에 인간의 행동, 환경, 햇빛, 세탁 등이 어떤 영향을 미치는 지 파악할 수 있는 좋은 재료다. 본격 티셔츠의 계절을 맞이해 부디 즐거운 티셔츠 생활을 만들어 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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