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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의 즐거움

사실 요새 많은 것을 고치고 있다

by macrostar 2019. 3.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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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수선의 효용에 대해 조금 부정적인 이야기를 했지만(링크) 사실 여전히 많은 것을 고치고 있다. 바지 길이를 줄였고, 마운틴 재킷의 벨크로를 교체했다. 청바지 구석구석 바느질을 했고 치노 바지의 주머니 부분도 보강을 했다. 어딘가 눌려서 잘 안 움직이던 지퍼를 벌어지게 만들기도 했다(잘 됨). 또 저번에 이야기했듯 가지고 있는 안경 두 개 다 렌즈를 바꿨고 하나는 용접을, 하나는 폴리싱을 했다. 알게 모르게 돈이 많이 들었음... ㅜㅜ 



사실 좀 심하게 엉망이었는데 새거처럼 되진 않았지만 전반적으로 상당히 산뜻해졌다. 오래된 게 반짝거리면 새 것이 반짝거리는 것과는 다른 매력이 있다. 




이건 고친 부분을 다 열거해 보자면 부러진 부분 용접, 다시 색 입힘(자국이 남아서 해야 한다고), 안경 다리 끝 고무 한쪽이 사라졌었는데 둘 다 붙임, 코받침 교체, 렌즈 교체를 했다.


둘 다 처음 구매한 이후 10년이 넘게 그냥 막 쓰고 다니다가 이번에 피팅도 좀 다시 부탁했는데 착용감이 상당히 좋아졌다.


아무튼 이렇게 제품을 쓰는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오래 써서 나오는 즐거움을 뽑아내기 위해서도 있다. 시간이 흐르고 계속 쓰면서 어떤 물건에 대해 조금 더 속속들이 알게 된다. 안경 같은 경우 오랫동안 사용해 오면서도 모르던 부분이 있었는데 이번에 몇 가지를 알게 되었다. 


약간 문제가 있다면 주로 천년 만년 쓸 수 있을 거 같은 것들만 구입하다 보니 그런 것들만 있고 너무 많아져서 모조리 다 너무나 잘 버티고 있다는 것. 코트도 구두도 바지도 셔츠도 나보다 오래 살 거 같다. 방에서 노화로 제거되는 게 몇 년 째 양말과 속옷 밖에 없다. 이렇게 고인 물이 되면 삐툴어질 가능성(=갑자기 지름신이 내려 충동 구매를 한다든가)이 높아진다. 중고 상거래를 활성화 해 옷장을 리프레시 하는 것도 괜찮은 방법인데 마땅히 내보낼 것도 없다. 혼자 마음을 다잡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자신을 컨트롤 할 외부 요소를 좀 확보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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