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2.20 23:47

리카르도 티시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를 맡고 있는 버버리가 런던 패션위크에서 선보인 올가미 노트(noose knot) 목걸이 혹은 액세서리에 대해 사과했다. 이 올가미는 교수형 혹은 자살을 연상시킨다. 


잠깐 이야기하자면 최근에만 돌체 앤 가바나, 프라다, 구찌, 버버리가 사과를 했다. 왜 이럴까 하면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다음 패션 칼럼(링크)으로 몇 가지에 대해 생각해 본 게 있으니 그건 생략하고 보면 : 


보다 관객을 자극해야 하는 패션이 시작된 지 벌써 어언 5, 6년. 자극을 위해 오버페이스를 하고 있는 것도 원인이 아닐까 싶다. 이 요란한 직접 반응의 세계 속에서 사람들의 반응을 과장되게 받아들이다 보면 현실 감각이 떨어진다. 즉 문제가 될거다 라는 생각보다 이걸 보고 화제가 되겠지 라는 생각에 사로잡히게 된다. 좋아요를 얻자고 유튜브 라이브를 켜 놓고 불구덩이에 뛰어드는 사람의 감각과 크게 다를 게 없다. 


거기에 의도가 있을까. 이건 확증이 어렵다. 리카르도 티시는 선박이라는 테마에 빠져 영감을 얻다가 이런 면에서 무감각해져 버리는 바람에 실수를 저질렀다고 말했다. 선박의 노트라고...?     



저 이야기는 칼럼이 나온 다음 조금 더 해보기로 하고 일단 이 액세서리는 경계의 문제라는 측면에서 생각해볼 만 하다. 예를 들어 패션은 죽음을 다루면 안되는가. 안될 건 없다. 사실 상당히 많은 패션 조류들이 그런 분위기를 팍팍 품고 있다. 그렇다면 교수형이나 자살은 어떨까. 물론 다룰 수 있다. 찰나의 영감의 영역이든 진지한 숙고의 영역이든 상상과 표현에는 일단 경계가 없어야 한다. 영역이 넓을 수록 가능성이 많아진다. 


하지만 방식과 태도의 문제가 있다. 특히 자살은 전 세계적인 범 사회적인 문제다. 그걸 패션 액세서리! 이런 식이면 역시 문제가 있다. 예전에 무슨 매듭을 지어야 할 일이 있어서 아이폰 앱을 다운 받은 적이 있는데 수많은 매듭법이 나와 있었지만 저 noose knot는 빠져 있었다. 즉 그만큼 민감하고 널리 퍼져 있는 이슈다. 만약 그런 윤리적인 이야기를 하이 패션에서 하고 싶지 않다면, 그냥 저런 걸 안 하고 다른 걸 하면 된다. 




그렇다면 문득 생각나는 게 이건 어땠을까. 안티 소셜 소셜 클럽과 도버 스트리트 마켓의 수이사이드 컬렉션이다. 2017년인가 2016년인가 아무튼 2, 3년 전이다. 버버리와는 분위기가 상당히 다르긴 하다. 자극을 유도하기 위해 갭을 활용하고 있고 동화풍의 핑크 컬러에 자살이라는 문구를 적어 놓았다. 물론 저때도 저런 문구를 적어 놓는 게 쿨한거냐라는 비판이 간간이 있었지만 말하자면 그냥 흘려들 보냈고 저 옷을 입으면서 그저 웃고 말았다. 즉 그때와 비교하면 이런 문제에 있어서 세상은 보다 민감하고 단호해지고 있다. 


분명 자극이 없으면 반응이 없는 시대다. 그렇게 무반응 속에서 잊혀져 간다고 아무도 위로의 말조차 건네지 않는다. 패션 에디터의 글이나 혹은 여기에서 그 브랜드 좋았었는데 아쉽게도...의 리스트에 오를 뿐이다. 결국 무엇을 가지고 어떻게 더 큰 자극을 만들 것인가에 대해 좀 더 깊게 연구를 해야 할 시기인 건 분명하다. 그렇지 않으면 패션 브랜드는 좋아요 받자고 목숨을 걸고 농담을 하는 페북 유저가 되버릴 뿐이다.




Posted by macrost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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