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1.17 13:35

무인양품의 라보(LABO)가 2019 SS 컬렉션을 선보였다. 발매는 1월 16일이니까 어제 나왔군. 무지 라보는 2005년 시작되었는데 기본적인 콘셉트는 "새로운 기본적인 옷"을 만들어 내는 거다. 실용성과 생산자 친환경 등을 배경으로 깔고 있다.


이번 시즌의 특이한 점이 몇 가지 있는데 일단 남녀 공통 컬렉션. 여유있는 크기와 심플한 디자인으로 아무나 입어도 되게 나온다. 


아무나 입어도 되게 만든다는 말은 쉽지만 그렇다고 해도 사이즈 문제를 간과할 수 없다. 그래서 찾아봤더니



이런 식으로 사이즈가 3분할 되어 있다. 종목마다 다를 거 같은데 셔츠도 보니까 같은 사이즈 구분이 되어 있다. 애초에 핏한 타입은 전혀 아니고 그런 옷도 아니기 때문에 적당한 선에서 알아서 입는 식이다. 그리고 알려져 있다시피 무지의 옷은 기본적으로 덩치가 어느 정도를 넘어서면 입지 못한다. 내 주변에도 무인양품 매장에 있는 것 중 아무 것도 입을 수 없는 사람들이 있다.


아무튼 왜 이렇게 하느냐 하면 같은 옷을 여럿이서 입을 수 있고 그래서 옷장을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즉 미니멀 라이프의 구현이 목표고 그건 옷의 수를 줄이는 걸 넘어서 공유라는 방식을 선택해 본 거다. 


예를 들어 이런 식의 "공유" 옷들은 작업복에서 볼 수 있다. 예전에 이야기했듯 더플 코트는 처음 나왔을 때 사이즈가 없이 큼지막하게 나와 항구에 쌓아놓았고 필요한 사람이 가져다 입었다. 즉 개인 전용의 보급품이 아니라 단체 대상 보급품이었다. 옷의 주인이 없다는 뜻이다. 


현대 패션 회사가 몰개성을 미니멀라이프 구현의 방식으로 찾아냈다는 점이 약간 재미있다고 하겠다. 아주 심심하지만 모두다 이런 옷을 입고 다닌다면 옷은 "의(衣)"일 뿐 패션으로서의 의미는 없어진다. 하지만 그런 일이 가능할 리는 없고 저 몰개성의 표방, 약간 도인의 옷같은, 이 또한 하나의 개성으로 소화된다. 물론 무지도 그걸 생각하고 있을 테고. 이 젠(zen)한 분위기 역시 통하는 곳이 있다.


또 다른 특이한 점은 월별 출시다. 위 사진에서 보면 1월 코트, 2월 스웨터, 3월 셔츠 식으로 각 달의 테마가 있다. 이렇게 해서 6월의 기능성 소재로 끝이 난다. 한 달에 하나씩 구입하면 6개월 째 하나의 스타일링이 완성된다. 1년간 이 루트를 따라간다면 속옷, 양말 제외하고 12벌의 옷을 장만하게 된다. 


유니클로의 라이프웨어나 U를 생각해 보면 접근 방식에 상당한 차이가 있다. 무지 라보의 경우 콘셉트는 조금 더 과격하고 이상향을 담고 있지만 그게 불가능하다는 걸 알고 있고 그러므로 그것들을 가지고 만들 수 있는 절충점이 또한 제시되어 있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이 콘셉트에는 약간 애매한 점들이 있다.



무지 라보의 옷이야 사실 매번 그려려니 싶지만 이번 신발들도 상당히 굉장하다. 가만 보고 있으면 무인양품은 교복 로망, 교복 노스탤지아를 가지고 만들어 낸 새로운 지평을 같은 게 아닐까.




Posted by macrost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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