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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의 즐거움

노스페이스 맥머도 3의 넥 게이터

by macrostar 2018. 12.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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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간 자질구레한 옷의 즐거움 이야기. 노스페이스에 맥머도라는 옷이 있다. 맥머도는 남극인가에 있는 미국 연구 기지 이름에서 나왔다고 한다. 하지만 맥머도 기지에서는 캐나다 구스를 쓰는 거 같다. 아무튼 맥머도라는 이름 답게 따뜻한 옷이라는 걸 앞에 걸고 있다. 


그렇다고 해도 일본판은 종류가 꽤 많고 미국판은 3개 쯤 되는 거 같다. 한국판은 시기에 따라서도 다르고 또 변종이 상당히 많은데 다운 대신 합성 충전재를 쓴 맥머도도 있다. 그러므로 노스페이스의 맥머도란 어떤 옷이다라고 일률적으로 말하기는 어려운데 대강 정리하자면 후드에 퍼가 붙어 있고, 표면이 반질반질한 타입이고, 길이가 엉덩이를 덮는 정도의 파카라고 생각하면 된다.


사실 따뜻한 옷이라고는 하지만 노스페이스 안에서도 예를 들어 한국판에는 히말라야, 일본판에는 안타크티카 그리고 서밋 시리즈의 L6 빌레이 등 정말 추운 곳을 상대할 법한 옷들이 꽤 있다. 맥머도는 아웃도어 용이라기 보다는 기지, 도심용이다. 캐나다 구스의 익스페디션과 느낌은 비슷하다. 생활용 마이너 버전 정도의 느낌이다. 


아무튼 그래서인지 미국 노스페이스 홈페이지의 다운 파카 리뷰를 찾아보면 가장 많은 게 맥머도와 고담이다. 최신 버전은 맥머도 3, 고담 3다.


왼쪽이 맥머도 3, 오른쪽이 고담 3. 스펙은 거의 같은데 보다시피 고담 3는 허리가 좀 더 짧고 아래에 리브가 붙어 있다. 캐나다 구스의 익스페디션과 칠리왁의 관계와 비슷하다. 고담은 플라이트 점퍼 풍인데 저런 게 약간 더 춥지만 아무래도 더 활동적이라 그런지 미국 사람들이 좋아하는 거 같다. 그렇지만 맥머도는 한국판, 일본판이 따로 꾸준히 나오지만 고담은 거의 없다.


아무튼 추위를 많이 타는 사람이라 맥머도 파카를 꽤 좋아한다. 한국판은 아직 입어본 적이 없고 일본판, 미국판과는 연이 있다. 일본판 같은 경우 초기 버전이었는데 뭐랄까... 이 옷은 미쳤다는 느낌이 좀 나는 게 겉은 빳빳하고, 잘 접히지도 않고, 무식하게 큰(외국 리뷰를 보면 옷 속에서 헤엄을 칠 수 있다는 말을 꽤 많이 쓰는 듯) 그런 옷이다. 무식하게 크다는 게 사이즈를 초월해 있어서 아무튼 크다. 원래 큰 데 허리나 어깨 라인에 맞추는 게 불가능해서 그렇다고 작은 사이즈를 입으면 커 보이기는 한데 정작 몸은 답답하다. 뭔가 이상한 지향점을 가진 옷이다. 하지만 이것도 세월과 함께 꽤 달라져서 요즘 버전은 훨씬 가볍고 날렵하다.


ND01102


참고로 일본판 맥머도를 가끔 중고 마켓 같은 데서 볼 수 있는데 예전에 좀 좋아했기 때문에 제품 번호당 특징 같은 걸 찾아놓은 게 있다.


ND01102 2002-2003 38000yen 소매에 Hyvent, 550 자수 없음, 앞 부분 전부 벨크로

ND00466 2003-2004 39000yen 550 자수 있고 전 부분 벨크로, 후드와 퍼 탈착 가능 

ND00492 2004-2005? 44100yen 550 자수 있고 전 부분 벨크로, 후드와 퍼 탈착 가능 

ND01358 200? -200?? 유니섹스 대응판 Hyvent 자수, 전 부분 벨크로, 후드와 퍼 탈착 가능 

ND01556 2005-2006? 44100yen 이후 밑단이 조금 더 길어짐, Hyvent 자수, 전 부분 벨크로, 후드와 퍼 탈착 가능 

ND01609 2006-2007 47250yen Hyvent 자수, 앞부분 버튼으로 바뀜, 후드와 퍼 탈착 가능 

ND01754 2007-2008 50400yen Hyvent 자수, 앞부분 버튼, 후드와 퍼 탈착 가능 


이렇게까지 나온 이후 ND9~ 시리즈로 바뀌었다. 최근에 나온 게 ND91734인 거 같은데 올해는 안 나왔다. 


일본판 맥머도 최신 버전은 로고 외에 자질구레한 글자가 하나도 없는 게 마음에 드는 데 굉장히 비싸다. 일본판 노스페이스 아무튼 다 비쌈. 


미국판의 경우 최신 버전이 맥머도 3인데 전반적으로 맥머도 2에서 다운그레이드한 느낌이 있다. 예컨대 주머니 수가 줄어 들었고, 허리와 밑단에 있던 조이는 끈을 없애버렸다. 하이벤트는 드라이벤트로 바뀌었고 손목 안에 리브도 없다. 지퍼 손잡이도 상당히 작아졌다.


그래도 이 옷은 여전히 따뜻하다. 아무튼 편안함, 스타일, 기능, 방수 능력은 엉망이어도 하여간 따뜻하다. 위 도표는 아웃도어기어랩의 리뷰(링크). 따뜻함으로는 캐나다 구스 다음인데 가격은 훨씬 저렴하다. 그렇지만 다른 항목 능력치가 너무 낮아서 종합 순위는 꽤 밀렸다. 그래도 아무튼 따뜻하다! 이 옷의 목적은 바로 그거다. 보온!



아주 긴 이야기를 했는데 이 이야기를 시작한 목적, 자질구레한 기능성. 맥머도 3 후드에 보면 이런 게 있다.



위 사진에서 보다시피 후드 안에 무슨 천 하나가 자리를 잡고 있다. 이게 뭐냐면 바로 넥 게이터!



아주 추운 날 후드를 뒤집어 쓰고 저 천을 아래로 내리면 입을 덮을 수 있다! 이게 매우 편리하고 유용하다. 맥머도 3 외에 어떤 제품에 들어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고담 3에는 붙어 있다. 물론 완전 문제가 없는 건 아닌 게 이왕 붙일 거 조금 더 두꺼운 거 붙이면 어땠을까 싶고 나중에 너덜너덜해 지면 교체도 못한다. 그리고 아마도 저걸 사용하도록 하기 위해서인지 후드 크기가 예전 버전보다 살짝 작아졌다. 


아무튼 훌륭한 아이디어가 아닐 수 없다. 모든 한파용 옷에 저게 붙기를 기원해 본다. 참고로 개인적으로 한파용 옷의 기준은 후드에도 충전재가 들어있느냐 여부다. 후드는 당연히 붙어 있어야 하고 퍼는 없어도 되지만 충전재는 들어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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