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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타고니아의 가격

by macrostar 2018. 11.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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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의 가격은 성능, 품질과 비례하지 않는다. 이건 당연한 일이다. 생산부터 디자인, 유통에 이르기까지 그외에 개입되어 있는 것들이 너무나 많다. 또 감가상각이나 2차 시장 가격도 고려의 대상이다. 


1. 파타고니아의 가격은 좀 미묘하다. 국내 가격도 미묘하다. 예를 들어 다운 스웨터가 미국 가격은 229불, 일본 가격은 31860엔, 한국 가격은 349000원이다. 몇 년 유행했던 클래식 레트로 X의 경우 미국 가격은 199불, 일본은 29160엔, 한국은 289000원이다. 또 디파터 재킷의 경우는 미국 가격이 349불, 일본은 48600엔, 한국은 529000원이다. 어떤 체계를 파악하는 건 불가능한 거 같은데 나라별 수요, 인기 뭐 이런 것들도 개입해 있을 거다.


파타고니아 다운 스웨터는 이렇게 생긴 옷이다.


이와 비슷한 걸 노스페이스 미국판에서 찾아보면 아콩가구아(160불), 스트레치 다운(229불), 모프 자켓(249불) 등이 있다. 노페 쪽이 아무래도 모델이 다양하다. 평균적으로 따지면 노페와 비슷한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


2. 아무튼 파타고니아의 가격에는 성능 외에 다른 많은 것들이 개입해 있다. 예를 들어 노동 환경, 자연 환경 등이다. 모든 물건은 중간 과정이 공개될 수록 가격이 오른다. 그냥 아무 것도 모른 채 할테니 자켓을 만들어서 주라...라고 하면 가격은 내려갈 수 있다. 물론 아무래도 가격이 더 높긴 하겠지만 잘 만들어진 거 아니면 받지 않겠다고 하면 되니까 잘 만들어졌는지 여부는 여기서 큰 상관이 없다. 이러 이러한 사양을 얼마에 주쇼라고 하면 그 다음부터는 공장측에서 알아서 하게 되는 문제다. 하지만 공장을 공개하고, 다운이 어디서 왔는지를 공개하고 등등이 붙으면 당연히 비용 부담이 늘어나게 된다.


즉 물건의 품질과 상관이 없는 무형의 비용 상승 요인이 생겨난다. 이걸 마케팅의 요소로 가장 잘 쓰는 회사 중 하나가 아마도 파타고니아다. 이왕 하는 거니까 그래야 하는 게 맞다. 또 이렇게 기준을 내놓고 있으면 다른 브랜드를 보다가도 여기는 어떤 다운을 썼지, 여기는 어떤 공장에서 만들었을까 같은 문제에 관심을 가질 가능성도 늘어난다.


3. 또한 인기를 유지할 수 있다면 2차 시장에서도 꽤 높은 가격이 유지된다. 파타고니아도 아무래도 인기가 좀 있어서 그런지 어느 가격 이하로는 잘 떨어지지 않는다. 예컨대 다운 스웨터를 몇 년 지나 필요없어져서 반 가격 정도에 팔 수 있다면 299불은 용인이 될 수가 있다. 


4. 참고로 중고 제품을 볼 때 라벨을 확인하는 게 좋다.



라벨을 보면 ITEM이라고 적힌 게 있다. 위 사진은 84700FA11이다. 앞 다섯 자리가 제품 넘버고 뒤 FA11은 시즌이다. S, SA, F, FA같은 게 있다. 아무튼 84700을 기억하고 CPSIA 확인 사이트에서 찾아볼 수 있다. 여기(링크). 위 링크에서 찾아보면 84700 중에 FA11에 나온 제품이 상당히 많다. 그 중에 위 라벨의 PO:108802를 찾아보면 된다. 그걸 보면 이 옷은 파타고니아 남성 다운 스웨터 후드가 달린 풀 집 버전이다. 뭐 완전히 다 있는지는 모르겠는데 안 나오는 걸 굳이 구입할 필요는 있을까 싶다. 가끔 전혀 상관없는 스타일, 아이템 넘버가 붙어 있는 경우도 있으니 그런 건 제외시키면 된다. 


약간 더 덧붙이자면 중고 판매 사이트라면 아무래도 사진과 함께 스타일 넘버 등을 확인할 수 있는 라벨을 찍어 놓은 게 좋다. 그게 있다면 모델 확인은 알아서 할 수 있다. 거기에 문제가 있는 부분을 게시하는 게 우선이다. 직접 방문은 몰라도 온라인이라면 그런 거 안하는 곳에서 굳이 살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또는 아주 싸게 떨이로 파는 곳이라면 그런 일도 비용이므로 또 상관 없긴 하다.



5. 아무튼 따지고 보면 이런 건 레플리카 청바지나 디자이너 브랜드의 옷의 가격과 마찬가지로 옷의 최종 결과물과 직접 관련이 없어 보이는 부분에 가격을 지불하는 일이다. 물론 디자인이 좋아서 사는 사람도 있긴 하지만 대체재는 상당히 많다. 저런 무형의 가치에 보다 높은 가치를 부여하고, 그걸 가격으로 책정할 용이가 있다면 지불하면 된다. 애초에 그냥 기능만으로 이뤄져서 그 가격만 내는 옷은 세상에 거의 없기도 하다. 재료를 사서 만든다고 해도 그 천은 어디서 누가 어떻게 만들었을까, 저 오리털은 어디서 어떻게 나온걸까를 따지고 들어가기 시작하면 한도 없다. 그래서 그런 일은 RDS 같은 데에 맞기고 적당히 가격을 쳐주는 거다. 이건 매우 당연한 일인데 여전히 엉뚱한 이야기들도 있으니 한번 써봤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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