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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

아메리칸 어패럴의 선택

by macrostar 2011. 7.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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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칸 어패럴(AA)은 요새 조금 난감한 입장에 처해있다. 도브 체니의 소송 같은 일도 물론 있지만 그것보다 더 문제는 판매가 지지부진하다는 점이다.

사실 AA 같은 회사로서는 많이 난감할 수 밖에 없는 시대다. 아래로는 유니클로, 자라, H&M 같은 패스트 패션 브랜드들이 포진해 있고, 위로는 스트리트 웨어나 고급 캐주얼, 그리고 그 위로는 럭셔리 라인들이 포진해 있다. 점점 더 계층이 극단적으로 분화되어가고 있고 패션도 마찬가지다.

어떤 사람들은 다이소와 유니클로 조합으로 세상을 헤쳐나가고(이마저 비싸다는 사람도 점점 늘어난다), 또 어떤 사람들은 보스나 프라다의 성장률 30%대를 만들어간다. 그리고 그 비중이 점점 늘어가고 있다. 



AA는 유니클로나 갭처럼 기본적인 디자인을 주로 선보인다. 파격적인 화보가 자랑이지만 사실 곰곰이 바라보면 그냥 평범한 옷들에다가 반짝이를 붙여놓고 더불어 옷들을 좀 많이 헐벗고 있을 뿐이다.

그럼에도 안티 스웨트샵, 메이드 인 유에스에이 같은 배경적인 개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패스트 패션에 비해서는 가격 라인이 약간 더 높다(요새는 세일을 하도 해대서 사실 꼭 그렇지만도 않다). 우리 입장에서는 너무 미국적인 라인(허리가 이상한 지점에서 끊긴다)도 문제다.



사실 품질이나 이런 면에서 불만이 없는 건 아니다. 미국 공장에서 만들어졌다면 안티 스웨트샵 위험이 덜하다는 안심과 더불어 약간이라도 더 나은 마무리 솜씨를 바라는 게 인지상정이다. 하지만 AA는 그렇지는 못하다. 단추도, 재봉질도, 마감도 그저 소재인 면의 품질을 깎아먹는다.

배달 때문에 고생을 좀 한 적도 있지만 이에 대해 아주 큰 불만은 없다. 배송이 빨라봐야 세상이 그만큼 더 급해질 뿐이다. 나는 느린 택배를 찬성한다. 한국의 빠른 배송 시간은 그저 진입 장벽이 낮은 노동의 인건비가 너무 낮다는 반증일 뿐이라고 생각한다.



어쨋든 난감한 장벽에서 붕괴 직전의 상황까지 내몰렸던(작년에 부도날 뻔 했다) AA가 이런 메일을 보내왔다.


http://store.americanapparel.co.kr/에 가면 조금 더 자세한 링크가 있다.


두 가지를 강조하고 있는데 하나는 노동 착취가 없는 미국의 공장(이에 대해 약간 비꼬자면 대신 성희롱은 있었다)과 Made in USA다. Made in USA는 요 몇 년간 미국 안에서 꽤 히트를 쳐서 Made in USA 트레이드 마크를 붙이고 있는 옷들이 이제는 많이 늘어났다. 홈페이지도 들썩들썩하다.

http://www.madeinusa.org/ 
http://www.americansworking.com/

이건 미국의 경제난 때문이기도 하고 우경화 경향이기도 하다.

자기들이 그런 주장을 하는 대통령 좋다고 뽑아놓고, 그가 금융 제한을 풀고, 모기지 론 받고, 그리고 나서 경제 잘못되니까 이제와서 중국이나 베트남 탓하는 게 좀 아이러니컬하기도 하지만 어쨋든 난국의 처지에 바깥 세상에서 분풀이 대상을 찾는 건 흔한 일이다.

예전에 미국의 경제학자가 비교 우위를 설명하면서 미국 중부에서 옥수수 농사를 열심히 하는 건 자동차를 만드는 것과 똑같은 일이다라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옥수수 농사를 열심히 하고, 그게 배에 실려 어디론가 가고, 무슨 일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자동차가 되어 돌아온다는 순이다. 그러니 옥수수 농사를 열심히 지어라 뭐 이런 이야기를 했었다.

이런 엄한 이야기는 요새 욕이나 먹는다. 미국의 패션 포럼 게시판에도 모두 다 중국산이야!하는 푸념글들이 널려있다. 물론 이런 중국 생산 공장에 대한 제한은 스웨트 샵 문제 해결에 있어서 긍정적인 부분이 있다. 



어쨋든 과연 이러한 이성적인 호소가 H&M이나 갭보다 비싼 가격이나 덜 다양한 라인(이 역시 비싼 가격과 같은 의미지만)의 한계를 커버해 줄 수 있을까. 그리고 궁극적으로 이런 광고들이 레버뉴를 플러스로 되돌릴 수 있을까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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