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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열 웨딩, 사라 버튼

by macrostar 2011. 4.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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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공화국에 살고 있다보니 제 나라 왕이 있다는 게 어떤 의미로 읽히는 지 전혀 짐작도 안가고, 기본적으로 만민 평등 주의자이기 때문에 이번 윌리엄과 케이트의 결혼식에 큰 관심이 없었다. 아마 내가 지금 마인드로 왕정 국가에 살았다면 저 따위 일에 세금을 저리 쓰다니 하며 툴툴거리고 있을 가능성이 무척 클 거 같다.

 

그리고 돌아가는 사태를 가만히 보자 하니 찰스를 둘러싼 여러 사태로 인한 왕정에 대한 영국인들의 부정적 인식, 그리고 이와 맞물려 왕실 예산 문제로 노동당과 가지고 있는 미묘한 대립을 엘리자베스 여왕이 이 결혼식으로 헤치고 나가려고 하는 모습도 그다지 마음에 들지 않는다.

 

또 하나, 사실 여성복을 구경하는 입장으로서 화려하고 거추장스럽고 번쩍이는 옷에는 큰 관심이 없다. 기본적으로 불편해 보이는 옷을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다. 내가 팔로잉하고 있는 패션 블로거들이 며칠 전부터 신부의 웨딩 드레스, 귀족들의 드레스 등에 시선을 곤두세우고 있는 모습을 보며 한동한 시큰둥해 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혼식 당일 쏟아지는 트윗들을 슬렁슬렁 보다가, 어떻게 하다보니 결혼식 장면도 일부분 보게 되었다. 어쨋든 '평민'이었던 케이트는 Duke of Cambridge와 결혼을 했고, Duchess of Cambridge가 되었다. 캠브리지 공작 부인이라, 그럴 듯 하긴 하다.

 

왼쪽에 윌리엄이 입은 옷은 영국 육군 제복이다. 좀 이해가 안가는게 윌리엄은 현재 현역 공군인데 육군 제복을 입고 나왔다. 영국 시민들에게 더 친숙한 이미지이고, 아프가니스탄에 함께 참전했던 군인들을 기리기 위해 이 옷을 선택했단다.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나름 엉망 아닌가 생각된다.

 

오른쪽 케이트(제대로 된 이름은 Catherine Middleton 이제는 Catherine, Duchess of Cambridge라고 쓰면 된다)의 웨딩 드레스는 알렉산더 맥퀸 하우스의 사라 버튼이 디자인했다. 바로 전날까지 알렉산더 맥퀸 측에서는 소문을 부인했었다.

 

하여간 치렁치렁하다. 개인적으로는 목이 파인 라인의 형태가 별로 마음에 들지 않는다. 하지만 당분간 웨딩 드레스 유행의 중심에 서게 될 거라고 하고, 텔레그라프도, BBC도, 뉴욕 타임즈도 다들 굉장히 성공적인 웨딩 드레스라고 하니 또 그런가 보다 싶다. 귀족 부인들은 쓰고 온 모자들이 꽤 눈에 띄었다. 역시 귀부인의 상징은 모자다.

 

 

 

이 외에 케이트를 데리러 간 자동차는 1977년형 롤스로이스 팬텀 VI Landaulet, 윌리엄이 타고 온 차는 벤틀리, 여왕이 타고 온 차도 벤틀리의 State Limousine(아르나지를 플랫폼으로 완전히 새로 제작한 버전이다), 끝나고 윌리엄과 케이트가 풍선달고 같이 타고 나간 파란색 컨버터블 자동차는 아스톤 마틴의 Volante DB9 MKII. 컬러 이름이 Seychelles blue라는데 색이 아주 예뻤다.

 

마이바흐에서 설레발을 좀 친걸로 아는데 잘 안풀렸나보다.

 

 

 

그리고 마차. 마차라는게 보고있자니 번쩍번쩍한게 정말 화려한 물건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둘이서 탄 빨간 마차는 1902 State Landau.

 

 

이 마차는 1902년 에드워드 7세를 위해 만들어졌고 그의 대관식때 사용되기 위해 만들어졌다. 

 

 

 

개인적으로는 엘리자베스 여왕이 탄 마차가 더 멋져보였다. 따라오는 호위병들도 다 까만색으로 두르고 있고 참 폼나더만.

 

 

이 마차의 이름은 Glass Couch. 원래 왕실 행사할 때 비 안오면 State Landau를 쓰고, 비 오거나 하면 Glass Couch를 쓴다고 한다. 원래 1881년에 런던 시장이 쓰려고 만든 건데 1911년 조지 5세 때 왕실에서 사들였다. 다이아나 결혼할 땐 이걸 사용했었다. 영화 킹스 스피치에서 콜린 퍼스의 아버지인 고집 센 할아버지가 조지 5세다. 

 

 

 

마지막으로 결혼식 구경간 베컴과 빅토리아.

 

 

베컴은 랄프 로렌의 모닝 수트, Philip Treacy(링크)의 모자. 훈장 받은 적 있나봐(찾아보니까 2002년 한일 월드컵 예선에서 아르헨티나를 이긴 공로로 2003년에 OBE, Officer of the British Empire라는 제4급 훈작사 훈장을 받았다).

 

그리고 빅토리아는 자기 브랜드 드레스에 역시 필립 트리시의 모자, 그리고 루부탱의 Daffodile. 대체 저 힐은 어쩌려는 걸까, 임신했잖아.

 

 

 

뭐 이런 일들이 있었단다.

플리커 블로그에 괜찮은게 올라왔길래 링크
http://blog.flickr.net/en/2011/04/29/scenes-from-todays-royal-wedd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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