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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x), 포미닛, 박봄 등등등 짧은 감상기

by macrostar 2011. 4.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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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음악과 영화 등에 대해서는 다른 블로그에 올렸는데 그런 것들도 다 여기에 통합하기로 했다. 그쪽은 좀 더 내밀한 개인적인 이야기로 채울 생각이다.

 

 

 

연예계의 빅 사건으로 며칠 간 인터넷이 뒤덮였다. 많은 생각이 들지만 이런 남의 가정사 문제에 대해서는 별로 할 말이 없다. 어쨋든 누군가 날아다니지만 않는다면, 범죄가 아닌 한 별로 관계할 일이 아니라는게 내 기본적인 방침이다.

 

서태지와 아이들 2집, 3집이 나올 때 레코드 가게 알바를 했었는데, 그때 정말 대단했지. 넥스트 2집이 나올때도 꽤 시끌시끌했다. 아주 커다란, 난데없는 변화가 음반 시장에 찾아오지 않는 한 아마 이제 다시는 볼 수 없을 풍경이다.

 

 

 

사실 어제 쓸데없이 격양되서 포미닛에 대한 긴 이야기를 썼다. 탄식, 걱정, 우려, 앨범에 대한 실망으로 뒤덮인, 왜 이런 이야기를 이렇게 길게 썼지 싶게 격앙된 포스팅이었는데 안 올리고 그냥 저장만 해뒀다. 오늘 집에 오면서 뉴스를 돌아보다 보니 포미닛이 엠 카운트다운에서 1위하고 엉엉 우는 사진이 올라와 있더라. 뭐, 안 올리길 잘했다 싶기도 하고. ㅎ

 

언제나 그러했듯이 요즘에도 이것 저것 계속 듣고 있다. 히트하는 곡들도 가능하면 챙겨 듣는 편인데 사실 위에서 말한 서태지와 아이들 시대와는 비교도 안되게, 정말 너무너무 빠르다. 대형 기획사의 아이돌들의 신곡 행진이 잠깐 쉬었던 2, 3주 사이에 왕년 아이돌, 옛날 가수들 싱글이 쏟아져 나왔다. 그래도 이 사람들은 대충 알기라도 하지 파이브돌스, 브레이브 걸스 등등 이러면 아직은 뭔지 잘 모른다.

어쨋든 매번 그러하듯, 요새 들은 몇 가지를 간단한 소개 혹은 단상으로 묶는다.

 

 

1. f(x)의 피노키오

 

여전히 훌륭하다. 캐릭터도 확실하고, 그에 대한 이해도도 높다. 다만 Nu ABO는 그 특유의 산만함 덕분인지 정말 많이 들었는데도 잘 안질리는 데, 이번 음반은 그에 비해서는 좀 정리가 된 느낌이다.

1집 정규 음반이라 10곡을 다 듣고 있는데 딱히 칸 채울려고 집어놓은 곡 없이 전반적으로 수준도 높고 잘 어울려져있다.

 

좀 특이한 건 마지막 곡 Lollipop. 샤이니가 피쳐링했다. 알다시피 2ne1이 데뷔한 곡도 빅뱅과 함께 한 Lollipop이다. f(x)껀 Ryan Jhun의 곡이고(효리의 치티 치티 뱅뱅을 비롯해  슈주, 샤이니 곡 등 만들었다), 2ne1은 테디 곡이다.

 

물론 이 둘은 다른 곡인데 분위기는 뭔가 비슷하다(표절이니 이런 이야기를 하는 건 아니다). 그걸 떠나서 2ne1 + 빅뱅의 롤리팝을 빤히 알고 있을텐데 f(x) + 샤이니의 롤리팝을 집어넣은 게 뭔가 재미있다.

 

- 2ne1의 롤리팝은 원래 휴대폰 CF용 곡이다. 당시 f(x) + 샤이니의 롤리팝도 만들어져 중국 쪽 CF에 사용되었다. 한참 잊어먹고 있었는데 '익명'님의 제보로 기억이 살아났다. 감사합니다.

 

 

2. 포미닛의 4minutes left

 

역시 정규 음반, 1집이다. 2ne1, f(x), 포미닛이 모두 2009년 데뷔인데 2ne1이 진도가 약간 빨리가고 있고 나머지 둘은 비슷비슷하다.

 

엠카 1위를 했다지만 여전히 나름 탑 클래스의 2년차 아이돌의 정식 음반 치고는 많이 부족하다는 생각이다. 포지셔닝도 애매하고, 현아를 데리고 있으면서도 춤하면 포미닛 이런 이야기도 못듣고 있다. 애매한 실력, 애매한 섹시, 애매한 곡 분위기로 나아가고 있다. 아우라가 너무 없다. 차라리 이전 EP의 힘찬 군중 선동 분위기가 더 마음에 든다. 적어도 그런 걸 하는 팀은 포미닛 밖에 없었다.

 

 

3. 클로버의 Classic Over

 

나름 은지원, 길미, 타이푼의 힙합이라 기대를 많이 했는데 우와! 정도는 아닌거 같다. 다섯 곡짜리 EP라 이 밴드가 앞으로 어떻게 될 지는 잘 모르겠는데, 어쨋든 정식 앨범을 들어보고는 싶다.

 

 

4. 토니안, 김종민, 천명훈, 브라이언 등이 싱글을 내놨다. 김태우도 정식 음반을 내놨다. 토니안은 확실한 싸이 스타일의 곡인데 목소리가 예뻐서 곡하고 어울리는 지 잘 모르겠다. TV에서 우연히 봤을 땐 천명훈 곡이 괜찮게 들리던데 이후로 못 듣고 있다.

 

 

5. 박봄의 Don't Cry

 

2ne1은 앞으로 3주에 하나씩 신곡을 내놓는 다는데 그 첫번째 타자는 박봄이다. 이런 식으로 산다라, 또 한 명 정도 나오고 EP나 정규 음반이 나오지 않을까 싶다.

 

1집 듣고 깜짝 놀란게 박봄과 산다라의 솔로 곡이 정규 음반에 섞여 있는 점이었는데 이번에도 그런 식으로 가는 게 아닌가 생각된다. 대체 왜 박봄 솔로 음반이나 EP를 안 내주고 2ne1에 섞어버리는 지 잘 모르겠다.

 

나야 2ne1과 박봄 팬이고, 나름 박봄 스타일을 잘 살렸다고 생각해서 마음에 드는 데 주변에서 들리는 평은 그렇게 좋지는 않다. 그래도 f(x)의 신보가 나온 이 와중에 일단 음반 판매 사이트에서 1위는 찍었다니 다행이다.

 

하지만 M/V는 꽤 한심하다.

 

 

6. 김범수 + 태연의 달라

 

1월에 나온 곡인데 이제야 들었다. 김범수의 위상은 이 곡이 나왔던 1월과 지금이 꽤 다르다. 어쨋든 나가수 1위 가수니까.

 

사실 김범수의 노래 스타일을 별로 좋아하지는 않는다. 굉장히 잘 하는 건 분명하지만, 너무 제네랄한 교과서 분위기라 그다지 재미가 없다. 아직 노래를 듣는 재미를 잘 몰라서 그런 건지도 모르겠다만.

 

태연은 확실히 아이돌 중에는 발군이다. 날이 갈수록 목소리에 힘이 붙고 있고, 자신의 목소리의 강점을 잘 알고, 잘 활용한다. 하일라이트에서 확 질러버리는 스타일은 아니지만 이런 오밀조밀한 느낌을 잘 살린 솔로 음반 같은 게 나오면 꼭 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매번 하는데, SM이 걸그룹 솔로는 OST 나 피처링이 아니면 별로 관심이 없는 것 같다.

 

 

7. 이정의 Let's Dance!

 

이건 미니 앨범이라고 되어 있는데 수록곡이 10곡이다. 1곡은 실려있는 곡의 변형판이고 2곡은 inst니 실질적으로는 7곡, 혹은 8곡이 들어있다고 할 수 있다.

 

찾아보니까 이정은 2002년에 세븐 데이즈 음반으로 데뷔했다. 본격적으로 활동하기 시작한 1집이 2003년이니 벌써 8년째다. 가끔 TV 음악 방송이나 버라이어티에서 노래 부르는 모습을 보거나 하면 자기 스타일도 확고하고, 가창력도 좋다. 뭔가 잘 하는구나하는 생각이 분명하게 든다. 예능도 나름 잘 해 방송 보면 꽤 재미있다.

 

그런데 이상하게 궁금하지가 않다. 굳이 찾아봐야 겠다는 생각은 잘 안든다. 내가 별로 탐탁치 않게 생각하는 R&B이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그래도 이렇게 오랫동안 TV에서, 라디오에서 보고 들은 사람의 음반을 전혀 안찾아 듣는 건 개인적으로는 꽤 이례적이다. 이유를 생각해 봤는데 잘 모르겠다.

 

그러다 이번에 디렉터스 컷에 게스트로 나온 걸 보다 한번 들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찾아봤다. 사실 그냥 한 두곡 들은 싱글로 나온 지 알았는데 그때 10곡이나 들어있다는 걸 알았다.

 

이번 음반에서도 모든 곡의 작곡, 작사에 참여한 능력있는 싱어 송 라이터고 분명 목소리도 매력적이고 들을 만 한 구석이 많다. 하지만 솔직히 말하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하고 있는, 아마도 자신이 제일 좋아하는 음악일 텐데 그게 이정하고 딱 맞는 건지, 이게 가장 잘 하는 음악인 건지 잘 모르겠다. 분명 뭔가 더 있을 텐데 그걸 못꺼내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자꾸 든다.

 

 

 

뭐 이런 걸 요새 듣고 있다. 말랑말랑한 완성형 곡들에 조금은 지루해져서 다시 실험적인 인디 쪽으로 시선을 돌려볼까 생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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