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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의 즐거움

셀비지 청바지 버튼의 노화

by macrostar 2016. 11.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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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그냥 청바지 버튼의 노화...해도 되는데 이왕 셀비지 데님 인기를 노리고 유입하는 사람이나 좀 많았으면 하는 바램을 가지고 제목에 셀비지를 넣었다... 요즘 사는 게 좀 이러니 이해해 주시길. 여튼 그런 김에 조금 마니악한 이야기를 해보는 데 이 이야기는 개인화(링크)라는 최근 이 사이트의 관심 분야에도 맞물려 있다. 그리고 앞으로 나올 책과도 연관이 있는데 그건 대체 언제 나오는 건지... 내주세욤...


거의 똑같이 생긴 걸 굳이 비싼 가격을 주고 셀비지 청바지를 구입하는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을텐데 크게 봐서는 만듦새와 빈티지 청바지 특유의 디테일을 즐긴다는 게 있고 또 하나는 페이딩을 즐긴다가 있다. 이중에서 페이딩은 앞의 글(링크)에서 말한 고양이 수염 같은 것도 있지만 실의 노화, 아타리나 퍼커링이라고 하는 닳음, 그리고 늘어짐 같은 것도 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이번 글의 주제 버튼의 노화다. 이런 걸 통털어 경년 변화라고도 한다. 한마디로 말해서 낡는다는 거지 뭐. 


그리고 이 버튼의 노화는 청바지 버튼이 철로 만들어졌다는 - 작업복의 전통! - 점에서 특징이 생긴다. 녹슨다는 이야기다. 이외에 리벳은 구리로 만드는데 이 역시 노화되면서 구리녹이 붙는다. 물론 이게 말처럼 간단한 건 아니어서 녹스는 문제 때문에 통으로 알루미늄으로 만든다든가, 버튼 기둥 부분은 구리로 만든다든가 하는 등 각자 브랜드와 제품에 따라 여러 변칙들이 있다. 사실 막상 찾아보면 완전 철제는 요새 흔하지 않다. 하지만 난 철제가 좋지. 자석에 붙어야 청바지 버튼이라네.


그러다보니 녹슬지 않는 금속으로 만든 청바지는 옷이 온통 낡아서 엉망진창이 되어도 버튼만 홀로 고고히 반짝거리며 빛나기도 한다. 예전에 가지고 있던 리바이스 타입 1이 그랬었다... 노화를 기본 주제로 놓는 빈티지 제작 방식의 셀비지 청바지들은 그래서 주로 철을 이용해 만든다. 아닌 것도 있으니 카탈로그의 제품 설명을 잘 읽어보면 된다. 보통 열심히 설명해 놨다. 


버튼의 노화 과정을 잠시 보자면...


처음에 리지드 버전, 로 버전을 구입해 입고 다니기 시작하면 한동안 이렇게 반짝거리던 버튼은...


어느덧 광택을 잃고 양각 인쇄 부분도 자꾸 만지니까 조금씩 닳아가며 뿌옇게 변해간다.


결국 이렇게 너저분하게 낡아간다. 하지만 뒤에 보이는 청바지의 낡음과 한 길을 가고 있으므로 역시 한 몸에 달린 것끼리는 잘 어울린다. 마지막 청바지는 같은 브랜드이긴 한데 다른 제품이라 버튼도 다르다. 


하지만 사실 그냥 입고 다니면 저런 식으로 잘 낡지 않는다. 노화를 일부러 만들지 않고 평범하게 사용해 가며 저런 버튼 모양이 나오려면 모르긴 해도 아마 몇 십년 정도는 걸리지 않을까 싶다. 위 세가지 사진 중 마지막도 내가 만든 게 아니라 업체에서 가공한 거다. 여튼 그렇기 때문에 바닷물에 뛰어 든다든가(색 만드는 게 본래 목적이겠지만) 같은 짓을 하는 거다.


로 버전을 구입해 놓고 어서 빨리 개인화를 하겠다고 세탁도 안하고 줄기차게 입고, 잘 때도 입고, 자전거도 타고, 땀흘리는 짓도 계속 하고(역시 소금물, 노화에 아주 좋다) 등등을 하는데 버튼의 경우는 위에서 말했듯 이런 식으로 잘 되지 않는다. 그래서 마니아들은 여러가지 방안을 강구하는데 그 중 하나를 여기에 소개해 본다. 녹 가공을 해보려고 여러가지 실험을 한 일본분이신데 원문은 여기(링크)에서 볼 수 있다. 결론을 말하자면


이거다... 직렬 3V 건전지에서 플러스 극을 청바지 버튼에, 마이너스 극을 10엔 동전(구리, 한국은 예전 10원짜리를 쓰면 되겠다)을 연결하고 중간에 소금물에 적신 거즈를 댔다. 저게 청바지에 닿으면 원하지 않았던 페이딩이 생길 수 있으니 조심. 저래 놓고 5분을 켜놨다고 한다...


그랬더니 이렇게 되었다고 한다... 저 위에 나온 업체 가공 버튼과 비교해 보면 이 단추는 무슨 고대 고분이나 100년 전에 버려진 광산에서 발견된 듯한 분위기가 물씬 난다. 보다시피 굉장한 속도로 저렇게 모양이 바뀌므로 혹시나 시도해 보실 분들은 주의를 요망한다. 


참고로 이 분은 여러가지 실험을 했는데 보다시피 전기 처리가 가장 웃기긴 하지만 그냥 소금물과 동전을 올려 놓는 정도가 나름 효과가 좋은 거 같다. 여기(링크)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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