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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Rag & Bone은 어떤 브랜드인가

by macrostar 2015. 11.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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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에 랙 앤 본 재킷 이야기도 잠깐 올렸다가 지운 김에 이 브랜드에 대한 이야기나 잠깐. 랙 앤 본은 두 명이 함께 만들어 나가고 있는데 한 명은 데이빗 네빌(David Neville) 또 한 명은 마커스 웨인라이트(Marcus Wainwright)다. 이 중 데이빗 네빌은 경영을 하고 디자인은 마커스 웨인라이트가 한다. 브랜드 이름이 랙 앤 본인데 사전적 의미로 Rag는 걸레, Bone은 뼈 조각이니 뭐 잡동사니 같은 게 생각나기도 하고 누가 랙이고 누가 본일까(그렇게 만들어진 거 같진 않지만) 이런 생각도 들고 뭐 그렇다.



사진은 재탕. 


이 브랜드는 2002년, 한일 월드컵이 열리던 해 뉴욕에서 런칭했는데 브랜드의 캐릭터를 브리티시 헤리티지와 모던 디자인의 조화라고 이야기한다. 뭐 그러니까 클래식 테일러링의 끝에 뉴욕의 감성 이런 거다. 하지만 그렇다고 하기에는 이 분들이 패션을 제대로 배워본 적이 없는 분들이다. 그러므로 머리 속의 브리티시 헤리티지와 머리 속의 모던 디자인을 조합한 다음 뉴욕의 오래된 업체들에서 생산을 한다. Made in USA가 거의 붙어 있는 이상 이들이 말하는 크래프트맨 십은 뉴욕 의류 공장 지대의 지나간 경력을 슬그머니 끌어오는 식이다. 


뭐 몇 번 이야기한 적 있지만 패션 브랜드를 꼭 디자이너가 이끌 필요는 없다. 학교라는 건 깊이를 만들지만 아무래도 상상력이 기존의 틀에 제한될 가능성도 있다. 뭐 누가 하든 일단은 만들려고 하는 걸 잘 만들어 내는 게 중요한 바닥이다. 갑자기 나온 브랜드 치고는 경력도 화려해서 스왈로브스키 상도 받았고, CFDA도 받았다. 잘 하고 있다는 소리다.


허핑톤 포스트에 이 둘과의 인터뷰가 실린 적이 있다(링크). 자본도 없고 전문가도 없는 상황에서 과연 어떻게 브랜드를 일궈냈는가 하는 요령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어쨌든 이들은 미국 금융 위기의 한 복판에서 그 파고를 넘는데 성공했다. 


사진이 보여주는 이미지 말고 이 회사의 옷을 사실 자세히 많이 보진 못했는데 그동안 본 몇 벌은 만듦새가 꽤 좋은 편이다. 하려고 하는 방향을 향해 잘 돌진하고 있다. 랙 앤 본 이라는 이름 답게 거지 같은 면모는 분명히 있는데 그 와중에도 정돈해야 할 건 제대로 정리해 놓는다. 말하자면 폐허 속에서 줏었는데 보니까 꽤 잘 만든 옷 같은 이미지다. 브룩쿨린 공장에서 나온 옷들은 꽤 믿을 만 한데 뭐 콘트롤을 잘 하고 있는 거 같다. 


아직 10년이 조금 넘은 신생 기업이긴 한데 앞으로 자신의 이미지를 어떻게 보다 더 적확하게 확립하느냐, 브랜드를 보다 더 위로 가져갈 건가 아래로 가져갈 건가가 당면해 있는 과제라 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일단 그 Rag & Bone이라는 로고를 좀 어떻게 했으면 좋겠는데... 패션 브랜드는 이왕이면 단호함이 좀 보이는 게 좋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여튼 한 번 경험해 볼 만한 옷임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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