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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랑방의 목욕 가운형 코트

by macrostar 2015. 11.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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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말했듯 알버 엘바즈가 14년 간 있었던 랑방을 떠나기로 했다. 뭐 이를 둘러싸고 여러가지 소문이 있고 또 랑방에 누가 들어갈 거라든지, 알버 엘바즈가 어디로 갈 거라든지 등등 말이 많다. 하지만 여튼 알버 엘바즈의 랑방은 끝이 났다는 거다. 2016 봄여름 컬렉션이 그의 마지막이 되었고 그 예쁘장한 컬렉션을 다시 볼 수 없다는 생각에 이제 추억이 되어버린 아련한 마음에 홈페이지를 뒤적거리다가 이 코트를 보았다. 




이름은 와플-니트 울 코트(Waffle-Knit Wool Coat, 링크). 울이야 양털 울이고 와플-니트라는 건 약간 울퉁불퉁하게 직조한 방식을 말한다. 흔히 볼 수 있는 것으로 수건을 생각하면 된다. 보다시피 이 옷은 거대한 울 이불 같은 형상이다. 단추도 없고, 안감도 없다. 그렇다고 그냥 잘라놓으면 울이 풀리니까 최소한의 부분에 스티치를 넣었다. 숄 칼라는 임의적이고 다행히 주머니는 두 개 있다. 



군용 모포로 옷을 만들 던 것과 거의 같은 발상이지만 의도와 결과물은 물론 완전히 다르다. 위 사진은 1952년 미 공군기지에 근무하던 미군이 찍은 사진이다.


여튼 중요한 건 저 샤워 가운처럼 생긴 울 코트는 외투라는 점이다. 아우터, 밖에서 입는 옷이다. 그러므로 이것은 갭의 세계다. 세상을 내 목욕탕처럼 대하는 도도한 마음가짐이 필수다. 그리고 저 안에 무엇을 입고 있을까도 생각하게 만든다. 뭐 원래 샤워 가운이라면 아무 것도 안 입는 게 정상이겠지만 저 와플 울은 수건이 아니니 물 흡수도 잘 못한다. 그리고 안감이 없으니 저것만 가지고는 아무래도 추울 거다.



그러므로 의외로 귀엽거나, 예상대로 섹시하거나 뭐 이런 배치를... 사실 좀 더 쁘띠한 걸 찾았는데 최근의 랑방 컬렉션에 그에 완전히 합당하는 옷은 없는 거 같다. 왼쪽은 랑방의 2016 봄여름, 오른쪽은 2015 봄여름 컬렉션에서. 사진은 모두 보그 런웨이(링크).




저 샤워 가운 코트는 레드 컬러도 있다. 


그건 그렇고 랑방의 이번 2016 봄여름 컬렉션은 너무나 예쁘고 귀여우니 꼭 한 번 보시길(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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