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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가터(Garter) 링

by macrostar 2015. 9.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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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터(Garter)라는 건 간단히 말하자면 흘러내리는 걸 방지하기 위한 고정 툴을 말한다. 그러니까 예전에 밴드 부분이 발달하지 못했던 시절 양말, 스타킹 같은 걸 신으려면 당연히 흘러내렸다. 그러므로 그걸 흘러내리지 않게 하기 위해 뭔가 고정을 해야 했는데 바로 그런 역할을 담당한다.



위 일러스트는 가터 착용법을 알려주는 위키하우(링크). 인간의 신체는 골반 부분이 튀어나와 있기 때문에 거기에 뭘 매달아 놓으면 흘러내리지 않으므로 스타킹을 고정시킬 가터를 착용하고 거기에 클립 등을 연결해 고정 시킬 수 있다. 기본적으로 흘러내리는 걸 방지하는 건 다 가터라는 거다. 예컨대 바지가 흘러내리는 걸 방지하는 멜빵도 가터 중에 하나다. 멜빵은 어깨를 고정축으로 이용한다.


그럼 Garter가 뭐냐... 하는 의문이 있을 수 있는데 영국에 1348년 에드워드 3세가 만든 Order of the Garter라는 훈장이 있다. 기사단 훈장 중 최고위 훈장인데 이걸 받으러 가는 기사들이 양말을 고정 시키는 방식에서 나왔다고 알려져 있다. 이름도 아마 그래서 가터. 현대적 가터 벨트(위 일러스트)의 원형은 에펠탑을 디자인한 귀스타프 에펠이 개발했다고 한다.


이런 이야기를 하려고 이걸 쓰기 시작한 건 아니고...



이 사진은 며칠 전 아이유 팬미팅이라고 한다. 트위터에서 본 거라 명확한 출처는 모르는데 왼쪽 아래 사진을 찍으신 분이 나와있다.


보면 허벅지에 레이스를 두르고 있다. 저거 역시 가터의 일종인데 링 가터, 가터 링, 레그 가터 등 여러가지 이름으로 부른다. 허리를 이용하는 가터 벨트와 마찬가지로 스타킹이 흘러내리지 않게 저런 형태의 밴드를 만들어 고정시키는 타입이다. 이건 묶어서 고정을 하거나 기본적으로 밴드 기술이 어느 수준으로 발달이 되어 있어야 가능하다. 물론 다리 양쪽에 착용한다.


하지만 고무 밴드가 고도로 발달하고 스타킹의 기초 섬유와 효과적인 결합이 가능해진 현대에 와서 가터 벨트고 가터 링이고 사실 별 필요가 없다. 물론 싸구려 양말을 신고 다니다 자꾸 신발 안쪽까지 흘러내리면 뭐 이거 고정 시킬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는 일이 생기긴 하지만 서도... 여튼 그러하므로 현대의 가터 벨트는 오직 유희를 위해서만 존재한다. 섹시한 분위기의 연출, 코스프레, SM, 로리타 패션 등등에서 슬쩍 슬쩍 드러내는 목적으로만 남아 있다. 


물론 팬티 스타킹의 압박감, 밴드 부분이 만들어 내는 염증 등 때문에 가터 벨트를 사용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한다. 착용할 때와 화장실에 갔을 때는 더 불편하지만 일단 착용하고 다니는 건 일반 팬티 스타킹에 비해 편하다고 한다. 뭐 이런 점은 사용하는 분들이 알아서 현명한 선택하실 부분이고.


그리고 가터 링은, 위 사진처럼 한쪽 허벅지에만 두르기도 하는데 이런 건 웨딩 링이라고 해서 서구 결혼식의 요식 중 하나다. 부케를 던지는 것과 비슷하다. 하나의 웨딩 링이 처녀성을 상징해 결혼 예식의 마지막 순서로 저걸 신랑이 풀고.. 뭐 그렇게 한다. 애초에 가터가 한쪽 다리에만, 그것도 스타킹의 고정 유무와 상관없이 하릴없이 매달려 있다는 건 오직 유희를 위해서 존재할 뿐 무효용의 정점 같은 건데, 그러고 보면 처녀성 이라는 것과 거의 비슷한 입장이다.


여하튼 오늘의 주제는 가터 링. 계속 말했듯 이왕 유희의 일종으로 가터 벨트를 착용하기로 했을 때 가터 링은 별로 필요한 존재가 아니다. 이왕이면 더 큼직하고 두드러지게 생긴 가터 벨트 풀 셋이 효과적이다. 그러므로 상품으로 그렇게 많이 나오진 않고 대부분은 결혼식 예복 라인에 포함되어 있다. 


사실 위 아이유 사진을 보면 알겠지만 저런 목적이라면 딱히 어디선가 출시된 제품을 찾을 필요도 없이 그냥 머리 묶을 때 쓰는 레이스 같은 거를 둘러 놔도 별 상관이 없을 거 같다. 하지만 할로윈도 다가오고 하니 혹시 찾는 분들을 위해(이왕이면! 이라는 마인드는 자본주의를 발달시킨다) 몇 가지 올려본다.



라펠라(La Perla)의 라이트 앤 쉐도우 가터(링크). 이런 순수 목적형 가터 링은 레이스와 리본이 기본형이다.




이건 스텔라 맥카트니의 에린 위싱 가터(링크). 스텔라 맥카트니 Bridal 라인 중 하나다. 가터 링의 경우 하얀 건 결혼식용, 까만 건 섹시 어프로치용 뭐 이런 느낌이 있다.




아장 프로보카퇴르의 신시아 가터 크림 컬러. 아장 가터가 다 8만원인데 아장 코리아에서 얘만 4만 8천원이다(링크). 이유는 잘 모르겠다.




돌시 폴리의 폼파두 쿠튀르 가터. 가죽을 레이저 커팅해서 만든 가터다(링크). 반짝이는 건 스왈로프스키. 본격 장식용이니 뭐 이런 것도 있다는 뜻으로.


예전에 란제리 브랜드의 리스트를 주르륵 적은 적이 있는데(링크) 거기 있는 브랜드들 뒤져보면 거의 다 있다. 사실 라쿠텐(링크), 알리익스프레스(링크) 같은 곳에서 가터, Garter 검색해 보면 장사를 해야 할까 싶을 만큼 뭐 괜찮은 것부터 이상한 것까지 저렴한 가격대 포함해 잔뜩 나오니 심심할 때 구경해 보는 것도 꽤 재미있다. 예를 들어 라쿠텐에서 링 가터를 검색하면 이렇게 나온다.



꼭 아장 프로보카퇴르로 시작해야 하는 건 아니니까 관심이 간다면 이런 걸로 한 번 시작해 보는 것도 재밌을 듯(링크)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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